이렇게 아동·청소년 성매매 사건은 매번 이런 식이었어요. 신고도 소송도 아동·청소년 본인의 결정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데, 어떻게 성인과 동등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말인가요? 그 후에 있었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사건은 모두 저나 우리 센터에서 100번정도 재주를 넘어야 겨우 가해자 1명이 처벌받을 수 있는, 그것도 엄청 낮은 솜방망이 처벌에, 난이도도 너무 높은, 거기에 가해자가 떼로 있어요. 이걸 다 추려서 한 명씩 모두 고소장에 넣어야 하니... 도대체 얼마나 일이 많겠어요? 근데, 그렇게 하더라도 아동·청소년이 처벌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니 우리 센터가 다른 것 보다 우선적으로 무조건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보고 언제든지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아청법’ 개정을 위해 싸울 수 밖에 없지 않았겠어요? 그렇게 ‘아청법’ 개정을 위해 우리 센터는 별 별 일을 다 했어요. 기획수사의뢰, 고소고발, 기자회견, 토론회, 실태조사, 시사프로그램 공동기획, 언론 인터뷰, 국제회의, 전시회, UN 특별보고관 방한 요청, 영상 제작, UN 아동권리협약 대한민국 정부심의 모니터링/NGO 보고서 제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아청법’ 개정 공대위 활동 등등, 이 모든 일들은 이 보고서에 다 정리되어 있어요. 그렇게 8년이나 걸려서 드디어 ‘아청법’ 개정을 쟁취한 거지요.
그런데 단체운영이 그냥 일만 하는 거겠어요? 일만 해도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돈이예요. 특히 우리 아동·청소년들은 밥도 먹여야 되지요, 옷도 사입혀야되지요, 교통비는요, 병원비는요, 학원비는 어쩌구요. 거기다 사무실 월세내야지, 직원들 월급 줘야지, 정말 대표는 돈 벌어오느라 맘고생에, 허리가 휜다고요. 돈을 어떻게 벌어왔는지 얘기를 하면 그 얘기도 밤을 새야 할 거예요. 혹시 아라비안나이트 아세요? 1001일 동안 이야기를 계속했다는, 저도 그래요, 십대여성인권센터의 그동안의 이야기를 할려면 1001일로도 모자랄 거예요. 제가 또 말이 무지 많거든요.^^
누구인지 모르는 당신, 그렇게 고생해서 법이 바뀌었는데, 지금 현실은 너무도 힘이 들어요. 이제 저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옛날처럼 밤새기도 어렵고, 몸이 말을 안 들어요. 그래서 당신께 부탁이 있어요. 누구인지 모르는 당신은 지금까지 우리의 활동을 지지해 주셨다면 앞으로도 계속 관심갖고 도와주세요, 또 그동안 우리의 활동을 모르셨던 당신이라면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힘이 되어주세요.
꼭 그렇게 해주세요. 아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