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토리 공모
미추홀구에서 찾아보는 나의 심상공간
양지원
게시일 2021.10.25  | 최종수정일 2022.08.30

미추홀구에서 찾아보는 나의 심상공간 


심상공간이란? 


'심상공간'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공간, 상상력의 공간, 마음 속에 무언가가 그려지는 공간을 말합니다.  
 

미추홀학산문화원은 공모전을 통해 시민들의 시선을 담은 미추홀구에 우리의 일상에 위로가 되는 나만의 공간을 찾아보았습니다. 나의 일상 공간 속 영감을 주거나, 교감이 되거나,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소중한 공간을 소개하고 그에 담긴 이야기를 모아보고자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문 앞 의자, 길 옆 화분, 나무 아래 그늘, 즐겨가는 카페, 공원 안 벤티, 골목 앞 의자, 이웃과 만나는 평상, 구석에 있는 비밀 공간 등 다양한 공간의 이야기가 모이기를 기대하며, 공모 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심상공간 들여다 보기


공모전은 6월1일부터 7월13일까지 40여일동안 진행되었고, 총 62명의 주민이 미추홀구 속 나의 심상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중에서 선정한 15편의 우수작을 세 가지 속성으로 나누어 들여다 보고자 합니다. 
 
#. 각 사진들을 클릭하면 사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소통의 공간


마을 속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거나, 누군가 만들어 놓은 공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은 공간은 목적을 한 번에 파악되지 않을 수 있지만, 가만히 시간을 두고 주변 사람들이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지켜보면 공간의 쓰임이 드러납니다. 주안동 삼거리골목의 카페 외벽의 파란 돌담은 사람이 없으면 벽의 일부이거나 카페의 야외 의자로 보일 수 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 앉았다 가는 장면을 보기 시작하면, 누구나 쉬었다 갈 수 있게 만들어진 공공을 위한 작은 공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기 엄마도, 아이들도, 학생도 한 번 쯤 왔다 앉았다 갑니다. 특히나 여름에는 저 곳에 앉아서 부채질하고 가실 때도 많습니다. 너무나 정감있지 않나요?"
 

삼거리 골목의 파란쉼터. 이석윤. 2021. 


'반사회모임'이라는 예술공간은 장년의 어른이 보기에는 새로운 세대간 교류와 사유의 공간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원룸이 촘촘한 긴장된 건물들 사이에서 이왼의 미를 과시하듯 무심히 서있는 낡은 집은 그 자체로 창조의 샘을 자극하는 낯익은 공간이자 획일화를 거부하는 낯선 저항의 공간처럼 느껴져 남녀노소의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다. 게다가 내부의 작은 방인 '곰팡이의 생일'공간은 고요히 창작에 몰두하거나 친한 지인들과 교감하기 좋은 공간이다."
 
곰팡이의 생일공간. 이정애. 2021.



놀이터가 쉬어가는 공간임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기 시작하면, 다양한 세대들이 머물러 각자의 위치에서 쉼을 가지고, 서로의 쉼을 바라볼 수 있는 느슨한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 우리 아이가 하교 후에 미끄럼타고 놀기도 하고 개미탐구도 하고 씽싱이도 타는 공간이예요. 저(엄마)에게는 쉼을 주고 한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이죠. 오며가며 동네 어르신과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운동기구로 건강을 지키려 운동하시는 분, 학생들을 보며 각자의 위치에서 잘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학익쉼터 겸 놀이터. 황지원. 2021.



2. 생태 공간


녹지가 적은 편인 미추홀구 곳곳에 있는 공원이나 산, 또는 자신이 가꾸는 식물이 있는 작은 화단 공간을 사유와 힐링의 공간을 삼기도 했습니다. 사람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부분은 시민들의 시선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학산은 인천 미추홀구의 대표산으로 정상부에는 군부대가 있어 일반 시민들이 접근하지 못한 시기들이 있었고, 정상부가 개방된 이후에서 여전히 군부대의 흔적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한 시민은 문학산의 이런 풍경 속에서 자신의 심상공간을 발견하고 한마디를 적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았던 이곳에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의 말뚝이 아직 까지는 곳곳에 박혀 있었다. 막사는 역사관이 되고 초소는 오브제가 된 듯한 곳에 아직까지 남아 있는 철창. 그러나 쇠와 철은 결국 봄을 이기지 못하고, 낡은 말뚝은 쑥을 뜯는 아주머니 옆에 무색하다. 아, 봄!"
 
문학산 정상. 정상원. 2021.
 

공원에 조성되어 있는 녹지는 우리에게 형언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각과 감정을 주기도 합니다. 

"(석바위)공원 언덕 계단을 따라 쭉 오르면 얼마 전 새로 생긴 정자 하나가 있다. 이 언덕 위에 아름드리 그늘이 하나 생긴 것이다. 이곳에 앉아 유난히 짙은 여름 녹음을 한동안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여름을 좋아하는 내가 이곳에 앉아 여름을 볼 때면,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한참을 이곳에 앉아 자리를 뜰 때면 복잡한 맘과 생각들은 초기화 되어 버린다. 그래서 나는 이곳 정자에 앉아 볼 가을과 겨울도 무척이나 기대된다."
 
석바위 공원(녹음이 가장 짙어 여름을 함께 하는 곳). 신지현. 2021.


나의 자연을 가꿔가는 일은 코로나19이후 환경의 중요성이 더해지면서, 나의 텃밭을 가꿔가면서 직접 키운 채소, 열매들로 생활하는 문화가 많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나의 취향을 담은 화단을 직접 가꿔가고, 식물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애정의 시선도 하나의 심상이 되기도 합니다. 

"봄에 사다 예쁘게 꽃을 보고, 꽃 피어썬 줄기를 잘라 주었던 장미들이 그 자리서 새순이 나오더니 치자 꽃과 백합꽃이 피어나는 요즘 봄 보다 더 예쁜 꽃을 피웠네요. 주방에서 오른쪽으로 쭈욱~ 내다보면, 고추랑, 부루베리랑, 오이넝쿨이 주~렁 주~렁 예쁘고, 주방에서 왼쪽으로 쭈욱~ 내다보면, 고추랑, 비트랑, 방울 토마토가 방울! 방울 예쁘답니다."
 
나의 정원. 김현자. 2021.


3. 풍경을 담은 공간

지역 멀찍이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곳, 주로 높이 있는 공간에서는 큰 시선을 가지게 되고 그 시선만큼 다양한 생각이 드는 공간이 됩니다.  
인하대학생에게는 치열한 공부 공간인 도서관 옥상이 성장을 다짐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마을이 한 눈에 보이는 높다란 계단길은 어릴적 다양한 추억이 담긴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힘차게 달려온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제껏 자신이 공부해온 도서관이 마냥 힘들고 삭막한 곳이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반대편에서 보면 하이데거 숲과 함께 정말 아름다운 공간임을 말입니다. 우리들도 하루를 멋지게 마무리하는 정석도서관의 모습처럼 인생의 마무리를 멋지게 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는 태양아래 있는 인하대학교 정석도서관의 절경. 김용민. 2021.


"용현시장 뒷쪽에 있는 파란 철계단. 현재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지만 철계단을 끝나면 돌계단으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딱히 구분짓지 않고 '파란계단'이라 불렀던 이곳은 제 10대의 조각들이 담긴 장소입니다. 동네친구들과 만나던 약속장소이기도 했고, 좋아했던 이성친구에게 이별을 건네 받던 장소이기도 했고, 그때만의 고민을 품고 이곳에 앉아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초여름 선선한 바람 불 땐 하릴 없이 앉아 동네를 내려다보기도 했던."
 
파란계단(용현계단 뒤쪽 계단). 전성용. 2021. 


이렇게 공간에 우리의 경험과 삶, 애착이 녹아들 때 그 곳은 장소가 되고, 장소애가 생긴다고 합니다. 이렇게 주변을 둘러보고 소중한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교감하고 나의 장소로 만들어 갈 때, 우리가 이 지역을 딛고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미추홀구의 심상공간들은 어디에 있을까?


나의 심상공간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타인이 기록한 심상공간을 찾아가서, 타인의 감상 포인트를 슬쩍 들여다보기도 하고, 혹은 나만의 심상공간을 찾아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며 주변을 관찰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만의 방법으로 공간과 나의 생각을 기록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미추홀구민들이 생각한 심상의 공간들이 어디어디 있는지 찾아볼 수 있고, 나의 새로운 심상공간도 기록해볼 수 있습니다. 미추홀구의 많은 공간들이 이야기되고, 그 안에서 많은 교감과 소통들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Padlet으로 만듦

<공모 운영개요> 
 

공모기간

202161() ~ 713()

공모분야

사진, 이야기글

공모조건

미추홀구 안에 있는 장소

공모주제

나만의 심상공간 in 미추홀

공모결과

62인 참여, 우수작 15편 선정


 
관련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