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것들
지역자원 기록이야기 공모
작성자 미추홀학산문화원 게시일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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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추홀구는 재가발로 지역의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새 아파트와 건물이 올라가고 없던 도로가 생기며 새로운 풍경이 생김과 동시에, 우리 지역의 옛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미추홀학산문화원은 미추홀구의 사라져 가는 풍경을 담기 위하여 사진 이야기 공모 '사라져 가는 것들'을 운영했습니다. 



지역자원 기록 - 사진 이야기 공모 <사라져 가는 것들>


공모전은 2024년 8월 1일부터 9월 10일까지 운영했으며, 약 18명의 참여자, 120건의 작품이 응모되었습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용현동 도로부터, 동네 이웃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했던 동네 목욕탕, 한때 도시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이제 더 이상 쓰이지 않는 굴뚝까지. 응모한 작품을 통해 미추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역민의 지역에 대한 애정까지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 미추홀구의 지역성과 시민의 추억이 잘 어우러진 우수참여작 10편을 선정했습니다. 





 

우수참여작

사라진 학익3구역과 골목의 모습들_ 곽은비
"학익3구역은 초등학생 때 친구들과 등하교 했던 곳이고, 성인이 되어서는 출퇴근 길이었습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면 학익3구역 동네를 한 바퀴 돌고 꼭대기의 재넘이공원을 올라가서 경치를 바라보곤 했습니다."

주안3동 구역 재개발 -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록하다_ 김용경
"주안3동 자이 아파트 자리 원도심의 주택 모습입니다."

지금은 사라진 나의 옛 동네, 주안3동_박기남
"어린 시절 뛰놀던 나의 옛 동네. 지금은 아파트가 되어버렸지만... 그땐 그렇게 싫던 이 동네가 갈 수 없으니 더 애틋하다..."

매일 만남의 장소 인일 목욕탕_ 박수자

동네목욕탕 

열탕에 둘러앉은 터줏대감 사이에서 발가락도 물에 닿지 못한다
 
황토방장은 숨이 막혀도 시간을 잠재우며 
응어리 어루만지는 심리치료방
무면허 의료행위 손맛 덜어내며
굳어진 등줄기 부항으로 도장을 새긴다

허브소금으로 몸을 절이고
열탕 웃음소리가 출렁거리며 넘실거린다
몸과 마음이 사뿐히 열린다

희경이 비윗살은 허벅지 근육만큼 다부지다
삼십 년 시집살이 누에고치에서 실뽑는다 

재개발로 사라질  동네 목욕탕
언니 동생  어언 삼십 년 지기
비눗물에 하루가 저물어 간다

한 페이지  풍경이 사라진다

우리 동네 작은 시장_ 신선애
"결혼하고 인천에 터를 잡은 새댁(?) 이제는 중댁 쯤이겠네요. 지리를 모르니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검색을 하다가 시장이 지도 앱에 보여서 우아! 했는데 막상 가보니... 흔적만 남아있는 옛날 시장이더라구요... 그래도 그 옛날엔 바글바글 했겠죠? 옛 모습이 궁금한 자유시장이에요."

경인고속도로 비룡쉼터에서 송도육교 방향 일반화 도로공사_ 오성식
"인천대로 일반화도로개선공사 1공구  경인고속도로  비룡쉼터에서 송도육교 방향 일반화도로공사로 철거 중입니다. 오랜 세월 막아 놓았던 곳이 뻥 뚫리면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 오려고 합니다"

사라져 가는 시장_ 위상희
"여기가 시장입니다."

나를 닮은 굴뚝_ 이정수
"요즘은 주택가에서 굴뚝을 볼 수 없다. 산업 단지에서도 보기 드문 굴뚝이 우리 동네 주안동에 있다. 재건축이 진행 중이니 아마 저 굴뚝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멀리서도 존재감이 돋보이는 크고 높은 굴뚝이지만 오랜 세월을 견딘 흔적이 적나라하다. 가까이에서 보면 콘크리트로 된 몸통은 군데군데 금이 가고 깨져 있으며 치장 페인트도 벗겨져 애처롭다. 경고문을 치마처럼 두르고 서 있는 나이 많은 굴뚝. ‘시설이 노후되어 파손 우려가 있으니 올라가지 마시오.’ 왠지 나를 보는 것 같다. 아파트 난방을 위해 열심히 일하던 굴뚝은 이제 일터에서 물러날 때가 된 것이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 수고했다.” 굴뚝에게 말하는 건지 나 자신에게 말하는 건지 나도 헷갈린다. "

영원할 수는 없었던 유년시절의 아랫목_ 하가은.
"남들은 살면서 한 번 쯤은 경험해볼 이사를 저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이곳 광명4차아파트에 살았다는 뜻이고, 그게 올해로 22년차입니다. 오래된 아파트에 산다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언제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준 이곳이 고맙고 애틋합니다. 그건 재개발 소식을 들었기 때문일까요."

내 집 앞 문방구_ 황승미
"고맙게도 집에서 열걸음만 걸으면  있는 문방구. 
추석맞이 조카들과 놀거리로 무엇이 좋을까 고민하다 사장님이 몸이 아파서 6개월동안 물건을 못 해 오셨다는 얘기를 나누고  어여쁜 조카 지윤, 유진이를 위해  색바랜 도화지 스무장, 공기, 내게 필요한 붓펜  한 자루, 예뻐서 지나칠 수 없는 실내화 155m를 산다. 신발은 사가는 사람도 없다며 이천원에 주시고 나머지는 모두 합해 오천원. 그리고 팔다 남은 풍선을 한 아름 주신다. 시민공원 맞은편 아파트로 둘러 쌓여 몇 블럭 안 남은 주택가. 곧 개발되어 아파트 숲의 일부가 될 그 곳에 '인형문구완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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