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나의 집
지역자원 기록이야기 공모
작성자 미추홀학산문화원 게시일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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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는 재개발로 인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지역민들이 집과 도시를 떠나고 혹은 새로운 집을 찾아오는 집의 변화가 많은 도시입니다. 이에 삶의 흔적과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간 옛집의 모습들이 더욱더 그리워지고 소중해지는 지금입니다.
미추홀학산문화원은 오랜 정서를 담은 집의 사진과 그 안의 추억 이야기를 모아내는 공모전을 운영했습니다.
미추홀의 오래된 집 사진
공모전은 2023년 6월 27일부터 약 한 달 간 운영했으며, 총 30명의 주민들이 참여하셨습니다. 사진은 103점이 접수되어 다양한 집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들 속에는 학익동 일본인 사택, 주안2~3동, 숭의동 등 현재 재개발로 사라진 집과 마을 일대의 모습들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어릴 적 가족과의 추억과 집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수참여작
그 중 미추홀 마을의 특성과 '집' 공간의 정서가 잘 표현된 10편의 우수참여작을 선정했습니다.
생활학교에서, 작은 텃밭이 있던 추억의 장소 _김나리
" 생활학교 라는 공간을 알게 되고, 그 공간에서 공부도 하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코로나 시기 갈 곳 없을 때 아이와 단 둘이 가서 도시락을 먹기도 했던 소중한 곳. 지금은 아파트를 짓고 있어서 사라진 곳. "
다시 살고싶은 우리집 _김현자
" 30년 넘게 살았던 집의 사진입니다. 옥상 위에 옥수수밭을 가꾸기도 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 집을 보고 이런 시내에 시골집이 있다고 하며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벽면 벽화는 옛날 마을 사람들과 돈을 걷어서 벽화 선생님을 불러 초안을 잡아주시면 색칠을 했었습니다. 그게 시간이 지나 옅어지자 구청에서 다시 작업해준 벽화그림입니다. 이 벽화가 예뻐서 사진찍으러 사람들이 많이 오곤 했습니다. 2019년 재개발이 되기 전 마지막으로 집의 모습을 남기기도 하고, 윤종필 판화 선생님께서 집을 판화로 남겨주시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다시 볼 순 없지만 다시 살고싶은 우리집입니다. "
용현2동 _민후남
"용현2동에 재개발로 모두 사라져가는 동네를 이곳저곳 아쉬운 마음으로 다니던 중
유일하게 남은 집을 마음에 담아두고 싶어 찍은 옛날 집 "
불타는 정원 _송병화
" 친정 근처에 단독주택을 마련하고 아이들을 엄마에게 맡기고 직장을 나갔다. 해마다 봄이 되면 꽃나무를 심었고 빨갛게 피어나는 영산홍과 하나되어 사진을 찍었다. 눈뜨면 꽃을보고 하늘을 보던 마음 따뜻한 아이들은 이제 엄마가 되고 직장인이 되었다. 가끔 빌라로 변한 그 집앞에서 안타까움으로 서성이며 추억을 새겨본다. "
봄이 기다려지던 우리 집 _오수빈
" 친정 근처에 단독주택을 마련하고 아이들을 엄마에게 맡기고 직장을 나갔다. 해마다 봄이 되면 꽃나무를 심었고 빨갛게 피어나는 영산홍과 하나되어 사진을 찍었다. 눈뜨면 꽃을보고 하늘을 보던 마음 따뜻한 아이들은 이제 엄마가 되고 직장인이 되었다. 가끔 빌라로 변한 그 집앞에서 안타까움으로 서성이며 추억을 새겨본다. "
쉼터로 변해버린 우리 동네 _오택원
" 60년이상 함께 했던 집들이 주민 쉼터로 변하여 지금은 흔적을 잃어버린 옛날의 이웃들의 집 "
용현2동 510번지 _윤옥자
" 이 판자집은 63년전 10살때인 1960년 부터 결혼때까지 산 집입니다. 집 뒤 얕트막한 동산에는 일제때 심었다는 아카시아 나무가 5월이면 아카시아 꽃이 만발했고 동네 애들과 술래잡기 고무줄 하던 곳에 두 아이와 함께 가보았습니다. "
고소한 내 단골집 _이혜숙
" 항상 그날의 골목 냄새를 책임지는 오래된 이웃. 어제는 매콤 했고, 오늘은 고소하네! "
일본 사택 안방창문 앞에서 한 컷 _한재희
" 1963년 8월이 생일인 내가 아직 태어나기 전에 찍은 사진임.
아버지가 흥한방직 계장이셨던 시절에 일본 사택을 사서 신혼을 보내셨던 우리 4형제의 어린시절의 집이다.
수도국산에 사시는 지인을 만나러 가는 외출 준비를 마치고 다다미거실 툇마루 앞에서 한컷 찍으시고 가셨다고 함. "
엄마와 이모 그리고 이웃들 _한재희
" 엄마가 집에 놀러온 이모와 함께 이웃에 사는 애기 엄마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우리집 뒷산 꼭대기 송신탑 아래 막내 _한재희
" 지금은 재넘이 고개가 되어버린 송신탑이 있던 집 뒷산이다. 우리들의 놀이터이자 용현동이나 동인천 시내로 넘어가던 지름길이다. 보름날이면 쥐불놀이 하던 곳이 어느날 야산이 깎이고 인하부중,고가 들어서 친정집에 왔다가 그곳을 지날때마다 그리워하게 한다. "
장사하던 엄마와 작은오빠의 시형엄마 _한재희
" 새로 지은 집 한쪽 담을 허물고 아버지가 직접 지은 가게터에 슈퍼를 하셨다.
엄마의 음식 솜씨에 뒷산 발파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밥을 해달라는 간청에 점심시간에는 한밭집으로 변하는 가게였다.
가까이 살던 작은오빠 시형 엄마가 커피를 핑계로 매일 오셔서 도와주시곤했다. 사촌동생이 빼꼼 보인다. "
삼형제의 우연한 한때 _한재희
" 고등학교때다. 재넘이고개로 올라가는 집 앞에서 우연찮게 찍은 사진이다.
뒷산이 깍이고 흙을 나르는 덤프트럭이 다니던 먼지 가득한 야트막한 언덕길이다. 왼쪽으로 살짝 보이는 개울에서 장마때면 흘러 내려오던 모래들을 비를 맞으며 채취하던 모습을 어렴풋이 생각나는 곳이다. "
홀로된 우리 집 _한재희
" 연두색 집 정면 왼쪽으로 보이는 가게가 슈퍼도 됐다 식당도 됐다 월세도 줬다 2022년 9월을 마지막으로 사무실로 쓰고 헌집만 덜렁 남겨두고 온 친정집이다. 재개발을 앞두고 텅텅 비어버린 추억어린 네 채의 집을 몇장의 사진으로 영원을 고해야 할것이다.
헐거워진 집으로 올라가는 그 집의 마지막 안주인인 엄마의 굽어진 등처럼 안녕이 안스럽고 애처럽다. "
90세 노모의 50년 삶의 공간 _허태련
" 50년 동안 같은 집에 살면서 몇번 리모델링도 하면서 1층 집이 4층까지 증축도 하고 주변의 변화를 보고 자랐습니다.
지금 제 나이였던 어머님이 이제 90세가 되어서 살도 빠지고 앙상한 뼈만 남아 거동이 불편해졌지만
추억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자손들도 좋고, 행복해요. "

심사를 맡아주신 유동현 전 시립박물관 관장님께선 "지금은 재개발로 인해 사라진 주택 사진과 지역사에도 중요한 사진들이 많이 접수되었습니다. 또한, 미추홀구 주택의 형식이나 형태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사료들입니다."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번 '미추홀, 나의 집' 공모전을 통해 소중한 삶의 터전인 집에 대한 애정과 사라져가는 동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갔던 가족과의 추억이 다양한 시선으로 한 곳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미추홀을 주제로 한 기록 공모전을 진행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
공모전에 수집된 사진들을 보고싶으시다면? 아래 관련 기록물을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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