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이 책에 추천사를 쓰고 또 심지어 이렇게 10주년을 맞이해서 열리는 행사에서 발언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셔서 솔직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두바이에서 오늘 10시 반에 귀국을 했는데 거기에서 UNFCCC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에 관련된 당사국 포럼에 참여하고 거기서 포스코 관계자분들하고 엄청나게 토론을 하고 왔는데 아까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장님이 계셔서 되게 격려의 말씀을,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이제 1부에서 가셔서 아쉽네요.
지난 6월에 국회에서 이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오늘' 展> 두 번째가 열렸는데, 그때도 인삿말 요청을 받고 사실 굉장히 드릴 말씀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전시가 처음에 열렸었던 2018년은, 특히나 저희 또래라면 더더욱 많이 기억을 하실 테지만, 닷페이스 그리고 시리얼 이런 뉴미디어에서 청년,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고, 당사자들에게 굉장히 파급이 큰 미디어를 통해서 이 문제가 굉장히 크게 가시화되었고 대한민국의 페미니즘 리부트라고 하는 단어를 쓸 정도로 여성에 대한 인권의 향상 단순히 어떤 인식 측면에서의 향상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하는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시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서 우리가 법안을, 아청법을 이렇게 개정해내기도 하고 그 이후에 n번방 방지법이라든가 그런 굉장히 중요한 변화들을 만들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2023년 6월이 됐는데 저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성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발전하는 온갖 온라인상의 발전들과 함께 심화되고 있는 온갖 신종 온라인 성착취의 기법들, 그 것을 통해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청소년들의 존재를 우리가 보면서 그 속에서 그 목소리를 다시 국회 안에서 전시를 하면서 도대체 그때 함께 하겠다고 얘기했었던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라는 얘기를 해야 하는 자리에서 도대체 어떤 얘기를 해야 되는 건가 되게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때 말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전시 자체를 본 다음이었어요. 굉장히 좋은 작품들이 많이 있었는데 제가 가장 감명을 받았던 작품은 '나에게도 천개의 마음이 있어요.'라고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작은 종이 상자를 꾸미는 거였는데요. '나에게도 천개의 마음이 있어요.'라고 하는 테마를 가지고 그 안에 내 안에 들어있는 온갖 감정들과 경험들, 마음들을 생각하면서 그 것을 가시화하고 표현해내는 작업이었는데 그 것을 보면서 그 자리에서 제가 해야 하는 이야기,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앞서서 좋은 말씀 많이 듣는 과정에서 우리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싸우는 곳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는 누구보다도 여성의 인권을 위해서 잘 싸우는 곳인데요. 사실 궁극적으로는 그 싸움이 '우리 10대 청소년들의 성착취 피해를 겪었지만 여전히 존엄한, 처음부터 존엄했고 피해 이전에도, 이후에도, 계속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 10대 청소년들의 삶을 위해서, 그 삶의 회복을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다'라고 하는 것을 정말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절망을 직시하고 그 절망이 얼마나 깊은지 알고 있는 만큼 강렬하게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것 같다. 이 전시회의 의미를 거기에서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지금도 사실은 되게 녹록지 않은 분위기인데요. 그런 때일수록 오히려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우리 10주년을 맞이한 십대여성인권센터 그리고 센터를 너무나 사랑하고 센터에 계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저와 여러분 같은 분들이 해야 되는 일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이렇게 소중하게 만들어진 성과들을 널리널리 입소문을 내고, 지금이야말로 다시 이 자리를 계기 삼아서 우리 센터가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현장에서 정말로 여성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인간다워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만이 이 책에 가장 어울리는 추천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너무 존경하고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