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1003 개천절, 태극기를 정성껏 달았읍니다


당신께 제120신 1991. 10. 3(나무. 개천절)

태극기를 대문 위에다 정성껏 달았읍니다.

어떻게 얻은 독립이요, 자유인데, 태극기를 귀찮아서 달지 않는다는 사람이 45%라니 죄받을 소리지요.

오늘 교회 심방을 성수가 자기 차로 봉사하려고 했는데 어제부터 몸살이 나서 호근이가 대신 나갔지요. 오늘 하루 여러 가지 계획이 있었는데 호근이가 선듯 나서서 기뻤어요. 풀무원 원 선생님 딸 집이며 젊은 선생님들 집을 방문하였다는군요. 하루 종일 어머님 책을 발송하느라고 붓글씨도 쓰고 우표며 스탬프며 잔손이 많이 가서 47통을 완성하여 내일 아침 붙이기로 했읍니다. 숙자가 10여 년 만에 혼자 한국에 다니러 왔다고 당신 영치금을 준비해가지고 왔군요. 반가히 이야기하다가, 당신 45, 46이 들어와서 단숨에 읽었읍니다. 47신 바우에게 하신 것 먼저 들어왔지만 18일 편지가 보름이나 걸려서 오는 것은 너머 늦은 감이 있읍니다. 어머님 기일에 쓰신 것이 오늘에야 왔으니. 오늘은 시원이 유치원 운동회날이여서 잘 지내라고 전화를 해주었읍니다. 코물 때문에 고생하셨다면서요. 감기 들지 않도록 하세요. 2일에 가려다가 4일에 가기로 했는데 퍽 오래 못 뵌 것 같군요. 미안합니다.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야겠기에 오늘은 이만 안녕히 주무십시요.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지요. 우리도 이북도 어서 달라져야겠지요 안녕.

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