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공동성명

문익환 목사가 서명한 서명한 4.2 공동성명 

※ 1989년 문익환 목사가 방북하였을 때 남한과 북한은 '공동 성명' 형식으로 합의문을 발표하였다 

 

[공동성명 전문]

 

남조선의 문익환 목사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초청을 받고 민족통일 문제를 협의하며 아울러 현재 침체 상태에 있는 북과 남의 당국 대 당국, 국회 대 국회의 통일 협상 및 민간 차원의 모든 접촉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목적으로 325일부터 평양을 방문하였다.

 

방문 기간 문익환 목사는 김일성 주석의 접견을 받고 서로가 민족분단의 비극을 극복하는 열의에 넘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익환 목사와 그 일행은 체류 기간 평양 봉수교회에서 진행된 뜻깊은 부활절 예배를 봄으로써 민족의 부활을 말해 주는 통일에 대한 확신을 더욱 견고히 굳힐 수 있었으며 또한 장충 가톨릭교회 미사에 참가하여 조선기독교도연맹 중앙위원회·조선천주교인협회 중앙위원회 교직자들과 담화를 나눔으로써 기독교 신앙을 통한 상호간의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하였다.

 

또한 그 옛날 서산대사가 기거하던 묘향산 보현사를 방문하여 그 곳 스님들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문화적·정신적인 공통성과 외세에 대응하여 민족적 긍지를 지키려는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성을 재확인하였다.

 

또한 문익환 목사 일행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관계자들과 동포애 넘치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민족통일 문제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였다.

 

이 회담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허담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인 정준기·윤기복,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의장 여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안병수가 참가했으며 남에서는 문익환 목사와 정경모가 참가하였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문익환 목사와 그 일행의 평양 방문을 따뜻하게 환영하였으며 특히 문익환 목사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이념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오직 나라와 민족이 하나로 되는 길을 찾으려는 일념에서 평양 방문의 용단을 내린 데 대하여 경의를 표하였다.

 

회담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북에서나 남에서나 조국통일의 열망이 높아 가고 전반적인 국제정세도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에 유리하게 변화되고 있는 현정세에 맞게 전민족적인 통일 노력을 배가하여야 하겠다는 것이 강조되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에서 무엇보다도 북과 남 사이에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스러운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긴급한 과제라는 것을 지적하면서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의 도발성과 위험성을 강조하였으며, 이와 같은 상황 아래에서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자면 북남 고위급 정치·군사회담을 실현하여 정치·군사적 대결부터 해소하여야 할 것이며, ··남조선 사이의 3자 회담을 열어 조·미 사이의 현 정전협정을 보다 영구적인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며 아울러 북남 사이에 불가침선언을 채택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점을 천명하였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민족의 통일은 북과 남이 현 제도를 그대로 두고 쌍방이 서로 상대방의 제도를 용인하고 자치제에 근거하여 두 지역 정부가 하나의 연방공화국을 창립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연방제 통일 방안에 대한 민족적 합의를 위하여 지도급 인사들의 정치협상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민족의 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쌍방이 대화를 당국자가 독점하는 일이 없이 각계각층의 민간급 대화가 활발히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남조선 당국이 주장하는 대화 창구 일원화를 배격하였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우리 나라를 영구히 둘로 분열시키려는 두 개 조선 조작 책동과 두 개 조선을 추구하는 교차접촉, 교차승인, 유엔 동시 가입을 견결히 반대·배격하였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현시점에서 북남 사이의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북과 남의 통일을 지향하는 모든 세력이 순수한 민족적 입장에서 굳게 단결하여 나갈 데 대한 의지를 피력하였다.

 

문익환 목사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평양 방문 초청과 따뜻한 환대에 사의를 표하였으며 자신의 평양 방문이 북의 통일 의지를 직접 확인하며 남북의 화해와 교류와 접촉의 길을 트는 계기가 되리라는 희망을 표시하였다.

 

문익환 목사는 나라의 분열을 더 이상 끌어서는 안 되며 가까운 시일 안에 민족이 하나가 되는 역사의 전환점을 맞이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문익환 목사는 민주는 민중의 부활이고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며 민중과 민족의 부활은 자주 없이는 성취될 수 없다고 하면서 자주·민주·통일이 일체임을 천명하였다.

 

문익환 목사는 남북 사이의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대결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군사 문제와 함께 교류 문제도 병행하여 해결하여야 하며 남북교류가 민족의 단합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 그 의의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 이산가족 문제와 경제교류 문제 등 여러 부문에 걸쳐 회담과 교류가 활발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문익환 목사는 대화 창구 일원화를 반대하는 한편, 민간 차원의 대화가 활발히 진행됨으로써만 남북 당국과 양쪽 국회 사이의 대화도 성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견해를 표명하였다.

 

문익환 목사는 남북이 연방제로 나아가는 것은 두 지역간의 현실적 차이와 민족통일의 절박성에 비추어 필연적인 역사의 요청임을 지적하면서 연방국가의 단계적 창설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긴급한 과제라는 의견을 제기하였다.

 

문익환 목사는 남북이 소의와 아집을 버리고 대승적 입장에서 서로 단합함으로써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족의 슬기와 존엄을 과시하고 통일 위업을 성취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쌍방은 솔직한 의견이 충분히 개진되고 이해와 신뢰의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서 나라의 자주적 평화통일과 관련된 원칙적 문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쌍방은 상치되는 이해와 주장을 넘어 7·4 남북공동성명에서 확인된 자주·평화통일·민족 대단결의 3대 원칙에 기초하여 통일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2) 쌍방은 어떠한 경우에도 분열의 지속을 목적으로 하는 두 개 조선정책을 반대하고 끊임없이 하나의 민족 그리고 통일된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3) 쌍방은 정치·군사회담을 추진시켜 북남 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동시에 이산가족 문제와 다방면에 걸친 교류와 접촉을 실현하도록 적극 노력한다.

 

4) 쌍방은 누가 누구를 먹거나 누가 누구에게 먹히지 않고 일방이 타방을 압도하거나 타방에게 압도당하지 않는 공존의 원칙에서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이 우리 민족이 선택해야 할 필연적이고 합리적인 통일 방도가 되며 그 구체적인 실현 방도로서는 단꺼번에 할 수도 있고 점차적으로 할 수도 있다는 점에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

 

5) 쌍방은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이 북남 대화와 평화 및 통일의 성취와는 양립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 기간에 대화가 장애를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문익환 목사는 올해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 기간 북에서 취한 유연한 대화 자세를 평가하였다.

 

6) 문익환 목사는 교차승인·교차접촉에 대한 북의 거부적 입장과 통일 의지를 확인하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문익환 목사가 주장하는 북남교류와 점진적인 연방제 통일 방안이 두 개 조선을 지향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7) 쌍방은 우리 민족이 굳게 단결해야 할 필요성과 그 절박성을 통감하면서 돈 있는 사람은 돈을 내고 힘있는 사람은 힘을 내며 지식 있는 사람은 지식을 내어 나라의 통일 위업 실현에 적극 이바지할 데 대한 공동의 염원을 표시하였다.

 

8)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쪽은 전민련의 범민족대회 소집 제안을 지지하고 문익환 목사는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려는 남조선 청년학생들을 지지하며 쌍방은 그 실현을 위하여 계속 인내성 있게 노력한다.

 

9) 쌍방은 이상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합의가 금후 북남 사이의 다각적인 공식 대화에서 협의의 기초가 될 수 있고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그 실천 대책을 북남 당국과 제정당·단체들에 건의한다.

 

북남 인민들의 거세찬 통일 열망을 바탕으로 하여 실현된 문익환 목사의 이번 평양 방문은 우리 나라 민족통일운동사에 기록될 획기적인 쾌거이다.

 

쌍방은 문익환 목사의 뜻깊은 평양 방문이 통일이냐 영구 분열이냐의 갈림길에 있는 우리 민족을 올바른 애국의 길로 이끄는 고무적인 힘이 될 것이며, 북과 남 사이에 쌓여 온 불신과 반목을 해소하고 사상과 신앙, 제도의 차이를 초월한 민족적 단합을 촉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며 북남 대화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쌍방의 접촉과 교류의 길을 터놓는 선구적인 역할을 다하게 될 것임을 확인한다.

 

쌍방은 문익환 목사의 평양 방문이 회담 당사자들 사이에 다 같이 유익하였다고 인정하면서 쌍방의 합의의 결과안은 나라의 통일을 염원하는 민족적 양심을 지닌 북과 남의 어느 누구에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리라는 확신을 표명한다.

 

 

 

1989. 4. 2. 평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