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나우> 1+2월호(70호)는 ‘정반합(正反合)’을 키워드로 한류 콘텐츠의 새로운 진화를 조명합니다. 최근 <폭군의 셰프>와 <정년이>가 한국적 로컬리티와 장르 실험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면, 2026년 <문무>는 고도화된 AI 기술을 통해 사극 제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 호에서는 사극의 한국적 원형성(정), AI 기술 혁신(반), 그리고 두 요소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생태계(합)를 중심으로 변화의 흐름을 살펴봅니다. 또한 서이레 작가가 웹툰 <정년이>를 통해 여성국극을 되살린 과정,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 사극이 왕정 문화와 공명하며 밈으로 확산되는 현상, KOFICE 빅데이터 대시보드가 포착한 2025년 케이팝 연말 시상식 무대 등을 통해 한류의 현재를 함께 확인합니다.

장르적 하이브리드로 무장한 K-사극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윤석진 충남대학교 국문과 교수

K-사극은 역사적 고증에 충실한 정통 사극의 틀에서 벗어났다. 고유의 역사적 맥락을 현대적 감각과 상상력으로 재해석하고 다양한 장르 문법을 결합하면서, 서사의 보편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한국적인 것의 세계화 기반을 구축했다. 역사적 배경 지식 없이도 공감할 수 있는, ‘장르 문법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았다. <폭군의 셰프>는 ‘판타지·로맨스·요리·역사’ 장르 문법을 교직하여 만든 조선 시대 배경의 판타지 사극으로, 한국적인 로컬리티와 세계인의 감수성 사이 간 조응을 성공시켰다. 이처럼 K-사극의 경쟁력은 장르적 하이브리드를 통해서 한국적인 로컬리티를 어떻게 세계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달려 있다. 한국 역사에 내재한 로컬리티를 보편적인 감수성의 장르 문법으로 활성화할 때, K-사극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류가 K-컬처로 지평을 확장하고 ‘NEXT-K’의 본질을 천착하는 지금 이 시점, 한국 역사에 대한 창발적 상상력이 중요한 이유다.
사극의 리얼리즘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AI 시대의 ‘설득 가능한 역사’
AI 시대의 ‘설득 가능한 역사’
강지영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이 장면, 진짜 촬영했을까?” 요즘 사극을 보다 보면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도입으로, 사극은 더 이상 과거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장르에 머물지 않는다. 대신 시청자가 ‘그럴듯하다’고 느끼는 역사, 즉 설득 가능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AI 기반 VFX와 군중 확장 기술은 대규모 전투 장면과 공간을 현실적으로 구현하며, 사극의 스케일을 다시 가능하게 만들었다. 전통 의상과 세트의 데이터화는 사극을 일회성 제작물이 아닌 축적되는 문화 자산으로 바꾸고 있다. 여기에 AI 기반 더빙과 현지화 기술은 사극의 리얼리즘을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확장한다. 이 글은 AI가 사극을 바꾼 것이 아니라, 사극이 AI를 통해 전통을 더 생생하게 되살리고 있음을 말한다.
팬덤의 손에서 완성되는 K-시대극 문화 아카이브
정민아 성결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

'K'는 한국의 국적성을 넘어 전 세계가 향유하는 문화적 감각 기호로 진화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이 세계인의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 <킹덤(Kingdom)>으로 시작된 K-시대극 열풍은 조선 풍속을 트렌디하게 재해석하며 언어의 장벽을 넘어 글로벌 OTT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해외 팬들은 단순 시청자를 넘어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한국 문화를 해석하고 전파하는 ‘문화 해설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년이>는 여성국극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주체적인 여성 서사로 풀어내며 서구권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반향을 이끌어냈다. 또한 <폭군의 셰프>는 한식과 한복 같은 한국적 미학을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 결합해 K-푸드와 K-스타일의 매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해외 이용자들은 작품 속 한국적 요소들을 자발적으로 탐색하고 이를 공유하면서, 콘텐츠의 서사를 일상적인 ‘팬 메이드(Fan-made) 문화’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팬덤이 주체가 되어 의미를 재생산하는 선순환은 K-콘텐츠를 지속가능한 글로벌 문화 장르로 안착시키고 있다.

좋아하면 떠드는
서이레 웹툰스토리작가

웹툰 〈정년이〉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목포 소녀 윤정년이 여성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이야기이다. 여성국극이라는 낯선 소재, 대중매체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50년대라는 시대 배경이 웹툰으로 만들기(또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정년이>는 탄탄한 서사와 매력적인 인물들을 바탕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연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단행본과 창극, 드라마로 만들어져 대중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어떻게 여성국극을 웹툰으로 만들었을까? 어떻게 웹툰이 여성국극을 담을 수 있었을까? 〈정년이〉를 통해 사라진 무대를 다시 불러낸 서이레 작가의 창작 여정 속으로 들어가 보자.
지역 한류 심층분석: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가 ‘조선의 궁중’을 사랑하는 이유
사우디아라비아가 ‘조선의 궁중’을 사랑하는 이유
이수정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학술연구교수/span>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쉽게 만나는 세계’는 더 이상 TV나 위성방송에 국한되지 않는다. 넷플릭스(Netflix), 비우(Viu), 샤히드(Shahid) 같은 OTT 플랫폼이 일상적 시청의 중심이 되면서, 콘텐츠 소비의 속도와 폭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폭발적인 OTT 시청’의 확장과 함께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같은 방향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넷플릭스 시청 순위 상위권에서 한국 드라마가 반복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면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는 한국 콘텐츠가 특정한 취향의 영역을 넘어, 플랫폼의 대중적인 선택지로 자연스럽게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5년 11~12월 엔터 산업 주가 분석
임수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2025년 11~12월 엔터 업종은 전체 주가지수 반등 국면에서 업종 전체가 함께 움직이기보다는, 개별 이슈에 따라 주가 흐름이 갈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11월에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기대치가 낮아지며 주가 조정이 나타났고, 12월에는 대형 아티스트 관련 뉴스와 정책 기대가 다시 반등의 계기로 작용했다. 이 기간 동안 시장은 단기 실적보다 향후 산업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변수는 방탄소년단의 컴백 가시화였다. 방탄소년단 복귀는 단순한 음반 발매나 투어 재개를 넘어 MD 판매, 플랫폼 이용 증가, 콘텐츠와 광고 매출까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요소이며, 일정과 투어 규모가 구체화될수록 추가적인 상향 가능성도 남아 있다.
2025년 11~12월 미디어산업 주가 분석
'2025 절반의 성공'
'2025 절반의 성공'
김희재 대신증권 미디어산업 연구위원

미디어산업의 11~12월 주가는 7~8월 및 9~10월에 이어서 약세를 보였다. 주요 8개 종목의 주가는 -19.8% ~ +3.7%로 합산 시가총액은 -7.2% 하락했다. 동기간 코스피는 +2.6% 상승, 코스닥은 +2.8% 상승해, 8개 기업 중 NEW +0.9%를 제외한 7개 기업은 모두 지수 대비 언더퍼폼했다. 2025년 연간 기준 미디어산업의 주가는 +5.2% 상승해, 2023년 -35.2% 하락, 2024년 -25.3% 하락 후 소폭이나마 반등에 성공했으나,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75.6%와 +36.5% 상승해, 지수 대비로는 모두 언더퍼폼했다. 광고 부진이 예상되면서 매체 광고가 위축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누적 미디어산업의 주가는 -49.1% 하락했고, 동기간 코스피는 +88.45, 코스닥은 +36.2% 상승했다.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활용 한류 트렌드 브리핑1)
연말 시상식을 통해 살펴보는 한류
연말 시상식을 통해 살펴보는 한류
홍민정 아르스프락시아 연구원/독립 연구자

연말연초에 개최되는 케이팝 시상식은 한 해의 성과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한류의 현재를 가늠하는 주요 무대로 기능한다. 특히 올해 11~12월에 진행된 ‘2025 마마 어워즈(MAMA AWARDS)’와 ‘2025 멜론 뮤직 어워드(MMA)’는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으며 다채로운 담론을 형성했다. 이번 시상식은 단순한 수상의 장을 넘어, 세대 간 공존, 팬덤의 전략적인 움직임,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대응, 그리고 장르 간 결합 양상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무대가 되었다. 본 글에서는 2025년 연말 케이팝 시상식을 중심으로 나타난 주요 한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발행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발행인 박창식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기획·편집 이현지, 김정현
디자인 7의감각
발행일 2026년 1월 23일
E-ISSN 2714-04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