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데이션 K’의 서막: 포용으로 진화하는 한류
김기창 한국문화경제학회 이사

2025년 8월, GAP 캠페인에 등장한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는 한류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되었다. 다양한 국적과 인종,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멤버들이 '케이팝'이라는 이름 아래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은, 한류가 '문화적 포용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과거 한류가 완성된 콘텐츠를 수출하는 확산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인종, 국가, 성 정체성, 장애의 경계를 허물며 현지 문화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그라데이션 K(Gradation K)'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청각장애인 아이돌 '빅오션(Big Ocean)'의 감동적인 무대, 성 정체성을 당당히 밝힌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본고는 한류가 마주한 기회와 과제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문화 전략으로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홍석천의 보석함>을 통해 바라본 한국 미디어의 성소수자 포용성
김경태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연구소 연구원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1996~1999)에서 '쁘와종'이라는 의상 디자이너 역할로 출연한 홍석천은 여성스러움을 과장되게 표출하는 연기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사실 그 캐릭터에는 남성 동성애자에 대한 전형화된 모습이 투영되어 있었다. 홍석천은 2000년 돌연 커밍아웃을 선언한다. 한창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때였고, 한국 연예인 최초의 커밍아웃이었기에 언론과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 여파로 출연 중이던 TV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고, 공중파 방송에서 퇴출당한다. 그의 커밍아웃은 당시로서는 지나치게 이른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여성 서사 드라마의 확장성, 그 의미와 과제
정사강 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조교수

한국 드라마에서 여성 서사의 전면화는 한류 콘텐츠의 포용력과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징후다. 과거 여성은 주로 사적 영역에서 보조적 위치로 재현되었으나, 최근 작품들은 여성의 일, 욕망, 연대, 정체성을 중심에 둔 서사를 보여준다. 여성 서사는 단순히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주체의 자의식, 욕망, 관계, 판타지, 그리고 기존 가부장적 서사에 대한 균열과 문제 제기를 포함한다. 사회문화적 변화, 글로벌 OTT로의 미디어 환경 변화와 더불어 2010년대 이후의 페미니즘 리부트, 여성 수용자층의 확대, 여성 제작 인력의 증가가 이러한 변화의 기반이 되었다. 여성 제작자의 증가가 곧 여성주의 서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작자의 정체성이 재현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여성 서사는 장애, 계급, 지역, 나이, 섹슈얼리티 등 다양한 사회적 범주와의 교차를 통해 더 확장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나다움이 곧 다양성, 빅오션이 열어가는 새로운 한류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차해리 대표 인터뷰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차해리 대표 인터뷰
이현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문화교류연구센터 센터장

수많은 케이팝 아이돌 그룹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했지만, 그 이면에는 획일화된 제작 시스템이 있었다. 비슷한 포맷, 비슷한 얼굴, 비슷한 스토리. '다름'을 담아낼 틈은 없었다. 차해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2020년, 그녀는 "아이돌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갑작스러워 보이는 제안이었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청각장애인 아이돌 그룹. 한국 아이돌 산업에 존재한 적 없는 시도였다. 수어는 '보조 언어'가 아니라 '퍼포먼스의 언어'가 됐다. 빅오션(Big Ocean)의 실험은 그렇게 시작됐다.
편견에서 협력으로, 베트남과 함께하는 영화산업
김정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문화교류연구센터 연구원

2025년 8월, 한국-베트남 합작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Mang mẹ đi bỏ)>가 베트남에서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1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불과 3년 전인 2022년, 상황은 정반대였다. 한국 영화 <범죄도시2>는 베트남에서 단 한 번도 상영되지 못한 채 논란만 남겼었다. 3년 만에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그 이면에는 근본적인 전환이 있었다. 베트남을 '소재'나 '배경'이 아닌 '동등한 파트너'로 대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베트남 역시 문화 주권을 확립하며 능동적으로 협력의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본고에서는 한-베 영화 협력이 어떻게 상호 존중과 동등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진화했는지, 그 과정에서 양국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Stock Inside
2025년 9~10월 엔터 산업 주가 분석
2025년 9~10월 엔터 산업 주가 분석
임수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Stock Inside
2025년 9~10월 미디어산업 주가 분석
외형 성장은 확인. 광고는 아직 부진
2025년 9~10월 미디어산업 주가 분석
외형 성장은 확인. 광고는 아직 부진
김희재 대신증권 미디어산업 연구위원

미디어산업의 9~10월 주가는 7~8월에 이어서 약세를 보였다. 주요 8개 종목의 주가는 -15.2% ~ +1.0%로 3개 기업이 상승했으나, 동기간 코스피는 +28.9% 상승, 코스닥은 +13.0% 상승해서, 8개 기업 모두 지수 대비 언더퍼폼했다.
하반기 미디어산업은 광고 개선과 컨텐츠 실적 개선(제작 편수 증가 및 시청률 또는 인지도 상승에 따른 매출과 이익 증가)에 따른 주가 상승을 예상했고, 3Q 실적 시즌(9~10월 실적 프리뷰, 11월 초 실적 확인)에 진입하면서 주가 상승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9~10월 주가는 예상과 달리 약세를 보였다.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활용 한류 트렌드 브리핑1)
문화적 충돌과 협력, 그리고 다양성의 확장
문화적 충돌과 협력, 그리고 다양성의 확장
홍민정 아르스프락시아 연구원/독립 연구자

이번 기고에서는 글로벌 무대에서 한류가 마주한 감수성의 경계와 확장 가능성을 짚고자 한다.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에서는 종교·문화 상징의 오락화가 촉발한 논쟁을, <피지컬: 아시아>에서는 문화권마다 다른 경쟁 매너와 공정성 규범이 여론에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살핀다. 또한 걸그룹 ‘르세라핌’의 를 중심으로, 케이팝에서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들이 더욱 전면화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볼 것이다. 위 세 사례를 통해 2025년의 한류 생태계, 즉 복수의 문화·신념·소수 정체성이 충돌하고 받아들여지는 현재의 모습을 데이터로 검토한다.
발행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발행인 박창식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기획·편집 이현지, 김정현
디자인 7의감각
발행일 2025년 11월 25일
E-ISSN 2714-04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