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뭉클 인터뷰
[강서구 동아리] 겸재사랑회
강서뭉클
게시일 2021.12.15  | 최종수정일 2021.12.15

강서뭉클 동아리를 만나다

겸재사랑회 


겸재 정선의 정신을 담다 <겸재사랑회> 

 

<겸재사랑회>

회장 : 박영석

총무 : 이지영

회원 : 손수민, 김현숙, 박정옥, 이성구

지도 : 윤희수 

 

인터뷰 일시 : 2020년 10월 9일 오후 3시 

인터뷰 장소 : 목천서실(강서구 공항대로 41길 66, 506호 

인터뷰/글 : 조윤성 (2020 강서구 생활문화활동가) 

사진 : 정경일(PopCon) 

 

  

 


강서문화원에서 만난 귀한 인연 

 

 

Q. 동아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정옥 

동아리를 맺게 된 계기는 강서문화원이 계기가 되어서 만났어요. 참 좋은 교류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문화원에 못 가게 되어 참 아쉬웠어요. 그런데 마침 저희 스승님께서 화실을 열어주시겠다고 하셔서 … 참여 하게 되었죠. 새로운 탄생이 그림을 그리면 나오잖아요. 그림이 탄생할 때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이 참 좋고. 전시회도 가서 이번에 경기 미전에서 입상도 되고 정말 경사로운 일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성구

여기 모이신 분들은 직장 생활도 하시고 주부로 계신 분도 계시고 한데. 강서 문화원에서 활동을 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중단 되었잖아요? 오랜 시간 침체기를 갖고 있다가 너무 따분하고. 다들 열성이 크시고 해서 선생님을 졸라서 연구소를 좀 열어달라고 금요일 특별반을 나눠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모여서 작품 활동도 하고 하는 시간을 갖자고 말씀을 드렸죠. 전시회가 여러개가 있잖아요. 코로나 이전 처럼 활동적이진 못한데 나름대로 뜻깊은 시간을 채워 갖자는 의미로 7월부터 이 화실에서 다시 모이기 시작했어요.

 

박정옥 

나름 행복의 싹을 이렇게 찾는거에요. 저희는 참 행복해요. 입막고 거리두고 하지만 성취감은 참 좋아요

 

박정은

30년 전에 아이가 어렸을 때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여가시간에 뭘 할까 하다가 주민센터에 들렀더니 사군자를 가르쳐주시더라구요. 먹이랑 종이랑 붓만 쓰니까 들어가는 돈도 많지 않고 좋겠다 해서 1년 정도 배웠어요. 그런데 난 치는 게 참 어렵더라구요. 선인데 그 안에 생명이 들어있고. 선 품이 있잖아요. 내가 그 느낌을 못 받으니까 답답해서 중간에 멈췄어요. 그랬다가 아이들 다 키우고 또 뭘 해볼까 해서 이번에는 동적인 걸 해봤어요. 난타도 해보고 데셍도 해보고 그런걸 다 해봤는데 영등포 어머니 학습관에서 다른 반에서 사군자 가르치시는 걸 봤어요. 그래서 그걸 다시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생각이 나서. 그런데 하다보니까 종이 먹 붓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똑같잖아요. 옆에 친구가 산수화 한 작품을 딱 그려내는데 너무 멋있는거에요. 뿅 갔어요. 그래서 물어봤더니 그 분은 대전까지 왔다갔다 하며 배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찾아보니까 강서 문화원에 높은 격의 산수화반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산수화 반 들어와서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서 오늘까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김현숙 

나이 들어서 취미생활을 하려면 어떤 게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 나이가 들면 정적이 되니까 좀 고상해 보일 것 같더라구요 기품있어 보이고. 그래서 나이 들어서 남편이랑 살 때 취미 생활 화려고 시작하게 된거에요. 해보니까 재미 있어요. 산수화도 재미있지만 여기 계시는 화우분들과 지내는 게 재미있어서 더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손수민

저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아동미술학원을 하고 있는데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여행을 갔어요. 그떄가 겨울이었거든요. 근데 눈이 쌓인 강원도 산이 너무 동양화처럼 멋진거에요. 그 설경이 너무 멋있어서 ‘동양화도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딱 들었어요. 그러고 몇 십년이 흘렀죠. 디자인 쪽도 하고 여러가지 일을 하다가 문화원에 오면서 한국화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근데 참 좋으신게 연령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저를 어린 친구로 대하지 않으시고 항상 화우로 대해주시고 그런 분위기가 있어요. 제가 막내고 좀 까불때도 있는데 그런 모습도 예쁘게 봐주시고 해서 참 좋아요. 

 

 


 

 


수묵담채의 매력 

 

Q. 그림의 종류가 참 많은데 수묵담채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박정옥

저는 강서 문화원 아래층에 전시회를 많이 했어요. 볼 때마다 소나무가 눈에 자꾸 보여요. 나도 한 번 그려보고 싶다, 하다가 무작정 3층에 올라가서 접수를 했어요. 되건 안되건 해보자 했는데 하니까 되더라구요. 누구나 안 했을 뿐이지 문을 안 열었을 뿐이지, 다 달려들면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선생님들이 저를 소나무 작가로 불러주시는데 소나무 그려서 한 작품이 탄생을 하면 너무 좋아요.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이성구

여기는 억지로 하시는 분들은 없어요. 너무 하고 싶어서 몸살이 난 분들만 (웃음) 저는 지금 50대 중반인데 한문을 공부를 했었어요. 그거 공부 할 때도 1년에 너덧번을 학원 앞에 찾아갔다가 용기가 없어서 돌아오고 하다가, 서예 붓글씨 공부를 한 4-5년 했죠. 하다가 주변에 서양화가들도 있고 해서 참 멋있다, 그리고 싶다 생각만 하다가. 제 나이에 시작하는 분들이 많지가 않더라구요 아니, 거의 없어요. 그러고 있던 찰나에 저랑 같이 붓글씨 수업 하시는 선생님들 두 분이 계신데 저에게 ‘우리 그림 그리는데 한 번 와보지 않겠냐’ 하셔서 오게 됐죠. 그런데 너무 좋더라구요. 골프치고 술 먹고 이런 모임들도 많은데 정적인 정신 수양도 되고 이런게 참 좋더라구요. 제가 산수화에 푹 빠지게 된 계기는 유화나 이런 건 사진 같고 예쁜데 먹의 향이라고 할까요, 깊이. 그림을 공부하면서 알아가면서 알게 되는 멋, 아름다움이 참 표현할 수 없는 기쁨? 을 알게 된거에요. 그래서 ‘아 내가 갈 길은 이거다’ 생각을 했죠. 수묵 담채도 있고 여러 개가 있지만 나는 수묵으로만 가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있죠. 아직 공부 단계니까 .. 10년 20년 하면 깊이가 있는 작품을 그려보는게 지금 제 꿈이죠. 동양화가 가지고 있는 깊이와 아름다움. 우리 백의 민족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혼이 느껴져요. 먹과 그림 속에서. 그래서 너무너무 좋은 거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그림을 전공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매번 먹 색깔 보면서 먹 향 맡으면서 있으면 참 좋습니다.

 

박정옥 

제가 그림을 그려보니까요 사람 혼이 담겨야 된다는 말이 참 맞더라구요. 그냥 봤을 때는 멋있다, 할 수 있는데 그림을 그릴 때는 계속 혼을 담아야 해요. 혼을 쏟는다는 말이 그런데서 나오더라구요 집중해서 풀어내야지 잡음이 들어가고 그러면 안돼요. 그래야 성취감이 나오더라구요. 저는 그런 걸 느꼈어요.

 

손수민

젊은 층에서 전통 한국화가 많이 없어지고 있잖아요. 저는 우리나라의 기법으로 산수를 오래 그림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한국화를 시작 했는데 오히려 적성에 잘 맞는 거 같아요. 마른 다음에 색감이 어떻게 나올 지 기다리는 시간, 인내심이 좀 필요한 분야인 것 같아요. 물론 모든 그림이 인내심이 필요하긴 한데, 제가 옛날에 한국화 전공이었던 선생님과 일을 했었는데 그 분은 한국화를 너무 싫어하는 거에요. 번지는게 너무 싫대. 자기 의도와 다르게 번지는 느낌이 싫은거에요. 먹이 번지고 이런게 다 적성인 것 같아요. 번짐과 선의 매력. 서양화가 면을 채우는 느낌이라면 한국화는 선과 번지의 매력이 있어요.

 

박영석 

저는 사실 토요일에 늦잠 안자려고 시작했어요. 유화랑 서예랑 산수화랑 있었는데 유화는

기름 냄새가 나서 집에서 못하고 서예는 프로가 되려면 30년 해야하고 그래서 산수화를 했죠. 그런데 하다보니까 강서 뭉클전 참여하고 화우분들이 참 좋고 그러다보니까 계속 하게 되었죠.

 

이지영

강서구에 이사를 온 지 1년도 안 된 시점이었어요. 산책을 하다가 강서 문화원 앞까지 왔

어요. 그런데 산수화 과정이 있더라구요. 마침 토요반이 있어서 취미로 시작을 하게 됐는데 처음 하는 거니까 힘들더라구요. 옆에서 같이 끌어주시고 월등하게 잘하시는 반보다는 대부분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이 모이다보니까 처음 하는 분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잘 알잖아요. 모이면 서로 격려하고 하시는 점들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 산수화에 오셨던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하다가 빠지기도 하시고. 그런데 저희 멤버는 꾸준히 하시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멤버가 됐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Q. 동아리의 역할 설정은 어떻게 맡게 되셨나요?

 

이지영

회장님께서는 겸재사랑회의 정체성과 격을 높이기 위해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격이 높아진 겸재 사랑회를 잘 보완하고 회원들과의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좀 더 예전 계기는 박영석 회장님이 강서 문화원 산수화반 회장님이셨구요, 제가 총무였어요. 그 때 분들이 자연스럽게 이관이 되다 보니까. 또 회장님이 워낙 적임자세요. 저는 부족하지만 이 활동을 즐겨해요. 곁에서 꼼꼼하게 챙기는 편이에요. 그런 점 때문에 총무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제가 회장님을 도와서 겸재사랑회를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하면 뿌듯할 것 같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죠.

 

Q. 지속하시게 되는 원동력은 뭘까요?

 

이성구

일단은 제가 좋으니까 미친거죠. (웃음) 여자에 미치고 놀이에 미치고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 저는 수묵 동양화 산수화에 제가 그냥 푹 빠졌다. 여러가지 말씀을 드리는 것 보다 그냥 간단하게 ‘제가 그냥 미쳤다’ 이유가 없이. 그냥 좋으니까. 그리고 제가 느끼는 건 사실 학교 다니면서도 미술 공부를 잘 못했거든요 그리지도 못하고. 학교 다니면서 조선시대 산수화 어떻게 이런건 기억이 안나는데 제가 좋을 때 다시 배우니까 흡수가 잘 되더라구요. 제가 비전공자이다 보니까 제가 느끼는대로 표현하고 싶은대로 하고 싶은대로 하는 건데, 선생님이 편하게 자유롭게 이끌어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재미가 있고. 제가 잘 그리고 이런게 중요한 게 아니라 깊이 있게 빠져들게끔 유도를 해주셔서 제가 수묵화에 미쳐가고 있는 거 아닌가. 또 선생님 비롯해서 회장님, 모임원 분들 다들 인품들이 좋으셔서 협동심도 발휘가 되고 이래서 좋더라구요. 나는 이번에 하기 싫어 이런게 아니라 ‘아이, 그래도 해봐’ 하니까 대회 나가서 떨어지면 속상하지만 주변에서 응원해주시니까 ‘나도 해볼까’ 생각이 계속 들고 하죠. 

 

박정옥

저희 선생님이 못한다는 말을 절대 안해요. 미숙하더라도 해봐, 완성을 지어봐. 하시니까 저희가 힘이 나요. 작품 되겠어, 이렇게 말을 해주시니까 원동력이 되고 자신감이 생겨요. 윤희수 선생님한테 엄청 감사하고 하루도 빠지면 안 되는 거로 생각하고. 

회원분들의 정이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어린 애들도 칭찬에 용기를 내듯이 어른들도 마찬가지더라구요. 서로 응원을 하다보니까 마음을 열고 같이 가요. 선생님 가르침도 열린 가르침이라서 틀에 맞춰 그림 그리라고 하면 특성과 개성이 안나올텐데 선생님은 하고 싶은대로 해보라고 하시고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시니까 각자 개성이 나오고 그게 참 재미있어요.

 

손수민

우애도 있지만 저는 대전 준비? 입상도 하고 하면서 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상이 있기 때문에 다가가고 상을 받으면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희망과 용기. 그런 것들이 우리를 끌고 가더라구요.

 

Q.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손수민

한국화를 지키는 마음이 있어요. 옛날의 트로트가 다시 대세를 이루고 있잖아요. 한국화가 다시 세계적으로 유행 시키고 문화적으로 커지게 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선진국으로 갈수록 문화예술에 투자를 많이 하더라구요. 예전에는 많이 묵혀있었지만 나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BTS 영상만 봐도 한국화를 알리려는 노력들이 많이 보여요. 저도 그 중 한 명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김현숙

저는 욕심이 많거나 거창한 꿈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예순 살쯤 나만의 전시회를 해보면 어떨까 이런 소망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김화순

저는 목표라기보다는 나이가 있고 애들이 출가를 하게 되면 저녁시간이 너무 길더라구요. 가족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TV만 볼 수도 없고 책만 볼 수도 없고. 그래서 시작을 했어요. 그런데 붓을 잡으면 저녁 그 긴긴 시간이 금방 가더라구요. 그러다보니까 작품도 쌓이고 나름대로 그림에 대한 깊이도 있어지고 그러다보니까 칠순 때 작은 개인전 하면 어떻겠느냐 이런 말씀도 선생님이 주시고. 지금은 그런 소망이 있습니다. 

 

박영석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회원님들과 선생님 모시고 파리 몽마르트 공원에 가서 한국 수묵화를 실경으로 에펠탑을 그리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이지영

에펠탑 뿐 아니라 전세계를 다니면서 한국화를 알리고 싶은 그런 뜻이 있으셔요.

 

박영석

그런 뜻도 있고 한국화가 우리 나라 고유의 그림이잖아요. 우리 나라 고유의 그림을 제일 처음 시작한 사람이 겸재 정선 선생님이세요. 실제 경치로 한국의 그림을 그리신 시초가 그 분이죠. 그래서 미술관이 강서에 있잖아요. 강서 구민으로서 한국화를 하면서 긍지가 참 크거든요. 사실 요즘에는 한국화를 하는 학생도 미대에 별로 없다고 하더라구요. 한국화 실경 전국 대회를 개최한다거나 그렇게 한국화 발전을 위한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또 저 혼자 한다고 됩니까, 회원부들도 참 좋고 선생님도 좋고. 좋은 분들이 모이면 승화가 되잖아요. 그래서 더 승화가 되는 거 같아요.

 

이지영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말을 참 인상깊게 들었거든요. 저희의 그런 활동이 한국화를 알리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