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여성·문화네트워크는 2009년부터 양성평등문화상(구 여성문화인상, 성평등문화상)을 주최했습니다. 여성문화네트워크의 대표 사업이라고도 할 수 있고, 성평등에 기여한 인물 및 콘텐츠에 시상하여 장려한다는 점에서 양성평등문화상은 "성평등 문화 환경 조성"을 위한 중요한 사업입니다. 여성문화네트워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성평등 문화 환경 조성에 기여한 인물과 콘텐츠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깊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토크 콘서트와 포럼 등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2016 청년 포럼: 연(年)애(愛)를 말하다"에서는 "연애"를 주제로 청년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애는 결혼 적령기 이전의 여성과 남성이 만나서 규범적인 성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좋은 연애라는 전형적 시나리오가 있는 문화입니다.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청년들 사이에서 성역할과 정상성에 대한 의문과 불만이 터져 나오던 2016년, 여성문화네트워크는 성평등한 비/연애 문화의 방식과 형태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1부
여자어(女子語) 판타지 박살내기 / 이지원(페미니즘 액션그룹 '강남역 10번 출구'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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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연애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으로 이해되기 쉬운 만큼 더욱이 사회의 젠더권력관계의 영향 안에 있다는 점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 이러한 사회적 영향은 '여자어'가 보여주는 것처럼 개인적 관계에서의 소통을 방해하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결국, 진정한 소통을 가능케 하는 것은 왜곡과 편견 없는 여성성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일상에서부터, 아주 사소한 관계의 영역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연애를 권하는 사회에 반기를 들다 / 케이(무성애자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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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정상성은 연애 관계와 관련된 여러 종류의 규범성과 정상성을 함축하고 있다. (…) 연애정상성은 연애 관계를 모든 사람들이 목표로 삼아야 할 가장 이상적인 상황으로 설정하고 있다. (…) 연애정상성은 동시에 이상적인 형태를 강화하기도 한다."
나는 섹스를 말하는 여자다 / 은하선(『이기적 섹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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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섹스에 대해 말하는 여자다. 섹스 칼럼니스트라고도 불린다. 아시다시피 여성 섹스 칼럼니스트는 여러모로 주목을 받는다. 때로는 내용과 관련 없이 섹스에 대해 말하는 것만으로 주목을 받기도 한다. 왜 여성 섹스 칼럼니스트가 주목을 받을까? 섹스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2부
숨은 남성과 드러내는 여성, 검은 시위 / 홍승은(페미니즘 잡지 '젊은 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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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익숙한 금기―한 개그맨이 말했었다. ‘생각하고, 말하고, 설치는 건 남자들이 딱 싫어하는 여자’라고. 그의 발화는 오랫동안 여성들을 사적인 존재로만 위치시켰던 권력에서 비롯됐다. 이제 우리는 내 호흡, 내 목소리, 내 자궁, 나의 몸으로 대답한다."
우리는 어떻게 혐오 사회 속에 살고 있는 것일까? / 유민석(주디스 버틀러 『혐오발언』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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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는 이로써 혐오 발언이 피해자들을 침묵시키고 불구로 만든다는 ‘발화수반행위론’에 반대하여, 혐오발언에 대한 반박과 전복의 가능성을 놓지 않는 발화효과행위론을 제시한다. 이는 혐오 발언이 피해자들을 꼭 파괴하거나 침묵시키고 종속시키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상처를 주는 말은 그 말이 작동한 과거의 영토를 파괴하는 재사용에 있어서 저항의 도구”(Butler 1997: 163)가 된다."
폭력은 사랑이 될 수 없다 / 신유진(여성주의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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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관계에서 벌어진 일은 연인끼리 해결해야 한다는 낡은 사고방식이 전 사회에 만연하다면 피해자는 어디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 (…) 사회 전체가 데이트 폭력은 연인 간에 해결할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범죄이며, 모든 책임은 가해자에게 있다는 정서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이 문제의 본질이 젠더 이슈이며 성차별에 원인이 있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
3부
코미디 지향 단편영화 '영화학개론' / 최서윤(독립잡지 '월간잉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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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영화를, 그것도 단편영화를 만들면서 <영화학개론>이라는 건방진 제목을 붙인 것은 <건축학개론>과 이것으로 대표되는 남성 중심 서사의 영화들을 패러디하기 위해서다. 장르도 코미디다. (…) 이 영화는 코미디로서 성공적이었을까? (…) 어떤 때는 “저게 왜 ‘여혐’이야?” “이거 ‘메갈’ 영화 아니야?”라는 남성 관객의 수군거림이 들렸다."
※ 해당 포스트 및 아카이브 기록물에 공개된 것은 자료집의 일부이며, 전체 열람을 희망하실 경우 여성문화네트워크로 개별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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