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D-30, 여성신문의 준비
들어가는 글
1990년대 후반, 여성신문은 “아줌마 없는 아줌마 담론”의 기류를 감지했습니다. 당시 “아줌마”라는 단어는 문자 그대로의 ‘기혼 여성’을 이르는 단어가 아니라, 강인함과 열정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었던 시대를 살아낸 여성들의 특징을 여성혐오적 시각에서 해석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단어였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여성신문은 아줌마가 ‘아줌마 담론’의 주인으로 나서길 바랐습니다. ‘아줌마’에 덧씌워진 이미지에 구속되지 않고 자신들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하고 알리기를 바랐고, ‘아줌마의 역할’에 얽매이지 않고 주체적으로 삶과 사회의 변화를 도모하기를 바랐습니다.
고민 끝에 여성신문은 ‘신주부캠페인’을 선포했습니다. 여성들의 자기계발과 사회변화 주도를 돕기 위함이었습니다. 특정 엘리트 계층이 아닌 평범한 여성들도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고 실천하게 하겠다는 취지도 함께였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시작된 ‘아줌마 마라톤 대회’는 여성들이 사회적 연대를 경험하게 해 유대감을 높이고자 하는 행사였습니다. 또한 달리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얻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 여성의 재취업재교육 지원 기금인 ‘아줌마 장학금’을 모금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여성이 스스로 삶의 변화를 도모하게 한다는 ‘신주부캠페인’의 취지도 담겼습니다.
새천년을 맞이하며 여성신문이 선포한 ‘신주부캠페인’은 여성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여성신문은 아줌마 담론, 그리고 여성담론을 이끌어갈 주역들이 모일 “아줌마 마라톤 대회” 준비에 정성을 다했습니다. 여성신문은 아줌마 마라톤 대회 30일 전부터 아줌마 마라톤 대회에 기획 면을 할당하고, 마라톤, 아줌마 운동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이 포스트에서 소개하는 지면에는 당시 기혼 여성에 대한 편향된 인식 속에서, 이를 빠르게 감지하고 담론의 주도권을 여성들에게 쥐여주고자 했던 여성신문의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또한, 성취와 연대의 장이 열렸을 때 박차고 나와 달렸던 여성들의 열정을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제622호(2001년 4월 20일 발행) 12면, 13면 -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D-30
[기사 목록]
- ‘1미터에 10원’ 힘차게 뛰어보세요: 아줌마 장학금 위한 후원금 모금, 전원주 씨 등 ‘명사 달리기’에 참여
- 해외 여자 마라톤 대회
- 아줌마장학금 모금 이렇게 참여하세요
- “뛰어보면 정말 재미있어요”: ‘풀코스’ 완주 박철 인터뷰
- 이홍열의 아줌마 마라토너 만들기: 다리근력 키우려면 걷기부터 시작하라
제1회 아줌마 마라톤 한 달 전, 여성신문은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에 두 지면을 할애하여 대회 개최 소식을 알렸다. 이 지면에서는 해외 여자 마라톤 대회 현황 및 역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마라톤에 대한 기초 지식을 전달했다. 또한, “이홍열의 아줌마 마라토너 만들기” 코너를 통해 초보 마라토너들을 위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며 마라톤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고 마라톤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아줌마 마라톤”의 주요 목적인 “아줌마 장학금 모금”의 취지를 알리는 지면이기도 했다. 참가 의사를 밝힌 배우 ‘박철’은 아마추어 마라톤의 즐거움과 아줌마 마라톤 대회의 취지에 동감하는 마음을 밝히며 독자들이 아줌마 마라톤 대회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돕기도 했다. 이 지면을 통해 여성신문은 “아줌마 마라톤 대회”의 취지와 기대 효과를 분명히 알렸다.
2. 제623호(2001년 4월 27일 발행) 13면 - 아줌마 마라톤 뛰는 사람들
[기사 목록]
- 선생님들 마라톤 열기에 학교가 ‘후끈’: 서울 성동구 경수중학교 교사팀
- “여성들끼리 연대감 키우자구요”: 가족학 연구자모임 가족드림팀
- 한국 대표 아줌마 전원주: “힘들게 사는 아줌마들, 같이 뛰며 풀어요”
- “마라톤은 신체적 고해성사, 치유의 명약”: 풀코스 완주 노리는 심양홍
- 매일 아침 5km씩 뛰는 ‘달리기 애호가’: 등산 마니아 김명희
제1회 아줌마 마라톤 23일 전, 여성신문에는 아줌마 마라톤 대회에서 함께 뛸 사람들을 소개했다. 유명 연예인부터 교사, 생활체육인 등 다양한 사람이 참가자로서 인터뷰를 했다. 이들은 마라톤에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기쁨, 마라톤을 통해 연대감을 고취한 사례, ‘아줌마’에 대한 깊은 공감과 응원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아줌마 마라톤 대회의 개최를 응원했다.
3. 제624호(2001년 5월 4일 발행) -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D-16
[기사 목록]
- 아줌마 마라톤 부대행사도 풍성해요
- 이색 참가자들: 세자매팀 유순애유평애유가애, 모녀팀 김경숙오세정오세연
- 김수자 발반사학회 회장 “혈액순환엔 발맛사지가 최고”
- 이홍열의 아줌마 마라토너 만들기: 3일에 한번씩 운동량 20% 정도 늘려라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를 16일 앞두고 발행된 이 지면은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에 대한 흥미를 돋우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색 참가자” 기획란에서는 제1회 아줌마 마라톤에 참여하는 일반인 참가자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마라톤 대회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고, 여성 마라톤 대회가 가족과 친구가 함께 참가하는 즐거운 행사임을 알렸다.
아줌마 마라톤의 부대행사도 함께 실렸다. 여성들이 모여서 성취감을 얻고 서로를 응원하며 연대감을 느끼는 장인 만큼,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는 다양한 부대행사를 제공했다. 에어로빅, 대한영양사회, 발반사학회, 우리 엄마아내 자랑대회 등 주부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재미를 줄 수 있는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4. 제625호(2001년 5월 11일 발행) 11면 –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D-9”
[기사 목록]
- 달리기 전에 기분 좋은 워밍업을: 국가대표 선수들 에어로빅스 시범
- 아줌마 마라톤 뛰는 사람들: 함께 뛰면 행복해요 – 며느리와 함께 달리는 시어머니, 중증 장애인 “나도 달려요”, 여경기동대경찰악대도 참가
- 이홍열의 아줌마 마라토너 만들기: 충분히 휴식한 후 뛰어라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9일 전이었던 2001년 5월 11일,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기획 면에서는 마라톤 대회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미리 느낄 수 있었다. 부대행사로 참여한 한국에어로빅협회 소속 국가대표 선수들, 그리고 참가자였던 서울시경 여경기동대의 활기찬 움직임과 표정으로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고취시켰다. 특히 에어로빅은 1970년대 한국에 들어와, 주부들을 대상으로 보급되면서 여성의 생활 체육을 확대시켰던 스포츠라는 점을 짚으면서 아줌마 마라톤 대회와의 연결점을 알렸다.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기획 면의 정규 코너였던 “이홍열의 아줌마 마라토너 만들기”는 지면으로 함께한 페이스 메이커로서, 초보 마라토너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에 대해 경고하고 ‘건강하게 꾸준히’ 뛸 수 있는 방법을 알렸다.
5. 제626호(2001년 5월 18일 발행) 11면 –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D-2
[기사 목록]
- “첫 아줌마 마라톤 축하해요”: 한명숙 여성부 장관, 하상남 어머니발명협회 회장, 고복희 경찰병원 수간호사
-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달리죠: 마라톤 참가 일산직업전문학교 김령자 원장과 학생들
- 네티즌의 달리기 경험담: 아줌마들, 돈들여 운동말구 뛰세요
대회 2일 전, 지면에서는 이미 대화가 시작된 듯한 축제 분위기가 풍겼다. 당시 여성부 장관 한명숙, 하상남 어머니발명협회 회장, 고복희 경찰병원 수간호사의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개최 축사가 축포를 터뜨렸다. 단체 참가자인 일산직업전문학교 김령자 원장과 학생들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와 준비 과정을 밝히며 아줌마 마라톤 대회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동등한 자격으로 뛸 수 있는 즐거운 축제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여성신문이 아줌마 마라톤 대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진행했던 “달리기 경험담 나누기” 이벤트 참가자들의 글을 공유하는 란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인터넷 여성신문 ‘아줌마 마라톤 게시판’에 달리기 경험담을 공유했다. 이들은 본인과 가족들의 달리기 경험담을 소개하고, 아줌마 마라톤 대회를 계기로 아줌마 마라톤 인구가 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여성신문은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한 달 전부터 기획면을 통해 마라톤에 대한 기초 정보 제공, 여성 생활체육 권장, “아줌마 운동” 참여 독려를 위한 다양한 기사를 내보냈다. 여성들이 연대와 성취를 느낄 수 있었던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 현장과 마찬가지로, 마라톤 대회 기획면 또한 함께 달리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나고 유대를 느낄 수 있었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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