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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음악의 힘, 울산 YWCA 여성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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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23.11.13  | 최종수정일 2023.12.04

자유, 위로, 영혼…인간에게 음악이란

“그 목소리는 이 회색 공간의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 들어와 벽을 무너뜨린 것만 같았다. 아주 짧은 한 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영화 <쇼생크 탈출>(1995)에서, 교도소에 음악이 흐르던 순간을 회상하는 독백입니다. 갇혀있는 이들 모두에게 잠시나마 자유를 선사한 그 노래는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아리아 ‘편지의 2중창(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입니다. 인간에게 음악이란 무엇일까요? 이 장면에서는 ‘자유’였겠지요.

또 인상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 <타이타닉>(1998)에서 침몰 직전 울려 퍼지던 <내 주를 가까이(Nearer, My God, To Thee)>. 목숨을 위협하는 거센 풍랑 앞에서, 바이올리니스트들은 승객들의 마음을 다독이고자 연주를 합니다. 이 음악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위로’이자 ‘안식’이었겠지요.

마지막으로, 영화 <부산행>(2016)의 마지막 장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멀리서 다가오는 두 개의 그림자가 좀비인지, 사람인지 알 길이 없는 군인들은, 좀비일 가능성 즉 위험을 차단하고자 총을 겨눕니다. 그 순간,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 “검은 구름 하늘 가리고, 이별의 날은 왔도다…” 하와이의 마지막 여왕 릴리우오칼라니의 <알로하오에(Aloha Oe)>입니다. 군인들은 총을 거둡니다. 노래하는 좀비는 없을 테니까요. 즉 영혼이 없는 좀비와 영혼을 지닌 인간을 가르는 기준, 그것이 음악인 것이지요.



어울림으로 울림을 짓는 사람들

아마추어(Amateur)의 어원은 ‘사랑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Amor)이며 아마추어는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사람’, ‘애호가’를 뜻합니다. 즉 그 일 자체를 즐겨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전문가를 뜻하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 약칭 ‘프로’도 물론 아름답지만, 그 이상으로 아름다운 것은 아마추어 아닐까요? 공자님께서도 “아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이라 하셨지요. 프로에 비해 실력은 부족할지라도 아마추어의 노래가 좋은 것은, 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듣는 사람에게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던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문화의 힘’이고 음악의 힘이 아닐지요.
 
합창의 핵심은 ‘하모니(Harmony)’입니다. 음악에서 화음을 뜻하는 ‘Harmony’는 ‘조화’, ‘화합’이며 순우리말로 ‘어울림’이지요. 각자의 목소리가, 각각의 연주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어울림’을 짓지 못하면 합창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감동, 울림을 주지 못하는 것이지요. 즉 ‘어울림으로 울림을 짓는 것’이 합창이며, 울산YWCA여성합창단은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를 즐겨하는 울산지역 여성들이 모인 아마추어 합창단입니다. 


울산YWCA와 함께 시작된 합창단의 역사

울산YWCA여성합창단은 1982년 6월, 울산YWCA의 창립과 함께 창단됐습니다. 음악적 기량 향상 및 선교와 봉사, 친목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을 확대하고자 설립한 단체입니다. 울산 YWCA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인력을 양성해왔으며, 재능기부를 지속적으로 펼침으로써 합창음악의 저변 및 건전한 여가활동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을 확대하고, 생명이 존중받는 생명세상의 밑거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울산YWCA 어머니합창단 창단식 모습


1983년 울산예술제 출연을 시작으로 1985년부터 2018년까지 8회의 정기연주회를 가졌습니다. 1987년 경남합창제에 울산 대표로 출전해 우수상을 받았으며, 1992년 처용문화제에 참여했습니다. 2000년에는 부산교도소를 방문해, 사회의 어두운 곳에 밝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격려를 선사했습니다. 그밖에 2008년 울산합창제, 2009년 제주합창제 등 지역행사, 2012년 베트남 초청공연 등 국제행사, 2017년과 2019년 KBS합창제 코러스 울림 등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2017년 KBS합창제 코러스 '울림'


2023년 7월에는 울산전국합창경연대회와 제34회 합창페스티벌에, 11월에는 포항, 경주, 울산 3개 지역 음악협회와 함께 제 5회 ‘2023해오름동맹 합창페스티벌’에 참여해 꾸준히 갈고 닦은 음악적 기량을 발휘했습니다. 울산YWCA여성합창단은 여성의 하모니로 지역사회 내 여성의 역할을 확대하며, 선율을 통한 미래와 생명세상을 꿈꾸고 만들어 나갑니다.



참고자료
울산YWCA 홈페이지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_<울산YWCA합창단>
230714_경상일보_울산 아마추어 합창단 경연, 전국대회로 판 키운다
231031_경상일보_울산·포항·경주 화합의 하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