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0216 어머님들 마음에도 봄기운 피기를 / '문태평'으로 돌아가 주세요


당신께 제622신 1993.2.16(화)

날씨가 고르지 못한데 오늘 어떻게 지내셨읍니까?

서울에는 아침부터 부슬비가 하루종일 내리고 있읍니다. 마루수리 한다고 온통 짐들을 옮겨놓아서 어수선 합니다.

안 박사님께 오는 편지 복사해다 놓았는데 다시 한장이 와서 그것은 제가 정서해서 같이 보냈읍니다.

벌써 우수가 와서인지 낙엽밑에 푸른 새싹들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읍니다. 목련도 몽우리가 커가고 있고 빨간동백꽃도 드디어 피기 시작했읍니다. 우리나라 사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오는데 사람들의 마음 더욱이 어머님들의 마음에도 봄기운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군요. 새 성경이 아주 중무장을 하고 우리집에 배달되었기에 한참 힘드려 뜯어서 넣어드렸는데 읽으시니 어떠십니까? 바쁘게 지내다보면 신앙생활이 소흘해지는 것 같아 마음을 많이쓰고 있읍니다만 4남매 가족들도 다 같이 교회에서 만났으면 좋겠군요. 그럼 우리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져서 한겨레가 같이 어울리는 날이 속히 오기를 빌겠어요. 부디 몸건강히 잘참고 지내세요. 미안 미안

용길 드림





당신께 제623신 1993.2.17(수)

새벽에 호근이와 같이 집을 나서서 연세대를 지나가는데 방송에서 날씨가 나쁘고 바람이 분다고나와 못갈 것 같아서 망서렸는데 그래도 무사히 당신 면회를 예정대로 할수 있어서 퍽 다행이었읍니다. 모처럼 처남 매부 만난 자리인데 악수도 못하고 헤여지는 것 이제 그런 소소한 일들은 초월하고 싶어졌읍니다. 당신 말씀대로 더 큰 일들이 백척간두에서 있는데요.

너머 속 태우지 마시고 문태평으로 도라가 주세요.

수경이 수기가 한겨례에 실리는 것 만으로도 격세지감이 있지 않아요. 발전해야하는 역사가 퇴보하는 일도 있지만...역사의 우를 되푸리하지 말아야할텐데. 기차에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영금이 집으로 와서 송별파-티겸 생일 파-티를 했는데 당신을 비롯해서 호근, 은숙, 보라(학원에 가야한다고) 불참이니 바쁜 세월에 가족이 다-모인다는 것도 어렵군요. 문규 아빠와 조카분과 작별하고 도라와 하루를 마감하였읍니다.

아모조록 강건하게 지내시다가 뵙도록해요.

무너미에서 용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