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0625 31년 전, 당신이 안 계시는데 만난 전쟁


제141신 1981. 6. 25(목)

당신이 안 계시는데 만난 전쟁 31년 전 일들이 되살아나는군요. 너머도 너머도 온겨레가 골고루 당한. 고생. 죽음. 너머나 큰 비극이었죠. 타의로 갈라진 국토와 민족. 진작 우리 민족이 깨어서 통일을 이룩해야 했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은 송 선생님 댁에 갔었읍니다. 출애굽기 16장을 봉독하고 말씀하셨어요. 늘 만나도 반가운 동지들이 원만히 모일 수 있어서 기뻤지요. 조 목사님이 언제나 애를 많이 쓰셔요. 집에서 담었다는 머루주 맛이 좋아서 드리고 싶었읍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만난 식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었고, 정성껏 작만하신 콩국수도 맛있게 들었어요. 미안. 아모조록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반가히 뵈올 날을 기대리겠읍니다.

바우는 “헤리곱타”를 사다주었더니 퍽 좋아합니다. 당신이 타고 다니시던....안녕.





*1950년 6.25 전쟁이 일어 났을 때 문익환은 미국 프린스턴신학교에 유학 중이었다. 그 후 유엔극동사령부에 자원하여 근무하며 정전회담 통역을 맡았는데 이때 일본과 판문점을 오갈 때 헬리콥터를 타고 다녔다.





[시 필사 <헌사 6.25 서른 한 돌에> 김규동] [ 시 필사 <승리하라 자유와 평화여> 6.25 31주년을 맞아]

헌사

6.25 서른 한돌에

김규동



말하지 않는

하늘과 들이

말하지 않는

님들과 사천초목이

우리가슴 휘감으니

6월은

차마 되새길수없는 추억이고나

제 동족끼리

피흘려 싸우다니

삼천리 내 강토

불바다 만들다니

후덥지근한

바람속에

흐느끼는 울음소리

천지에 가득넘쳐

온세계

자유와 양심의 벗들아

그대들은 이 비극을 어떻다 하는가

포연속에 사라진

수 많은 형제들

검은 흙에 묻혀 세월은 가고

남북의 대결 속

우리는 살아서

위태로운 번영의 시대를 누린다



하늘과 들이

사라진 님들과 산천초목이

이리도 막막하고 서글픈

상념의 물굽이 일으켜세우니

남북이 하나가 되는

눈부신 탄생의 아침은

언제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