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길이 자신의 노트에 옮겨적은 절친한 아우 방제명의 조시
날이 갈수록
방제명
시 읊으며 사랑 전하고
민족을 염려하다
못쓸놈들의 눈길 밖에나
10년 옥살이했네
그리고 홀연히 가신
춥던 그날
펄럭대는 수많은 만장
끝없이 물결치는 인파
고사리손들의 동전
수없이 쌓였네
누라서 이를
어떻게 표현하리
장엄하고 숙연한 행렬
그래서 아무도 말하지 않았네
세월이 흐르면 알겠지
다정한 눈결
사심 없는 눈매
그런데 왜 서둘러 갔소
하기야 잘 갓수다
요즘 이곳은 말이 아니외다
오륙도에서 갈매기에서 사진찍고
해운대 포장마차에도 갔지요
경주 불국사에 밀레종도 봤죠
표주박으로 생수 마시면서
그만하면 사나이 여한이 없겠수다
그래요 형님 저도 가요
저승길
관련 기록 | 『월간 문익환』 2022년 11월호 '늦봄의 벗들'(eISSN 2951-2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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