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길이 옮겨적은 방제명의 조시

박용길이 자신의 노트에 옮겨적은 절친한 아우 방제명의 조시





날이 갈수록 



방제명



시 읊으며 사랑 전하고

민족을 염려하다

못쓸놈들의 눈길 밖에나

10년 옥살이했네

그리고 홀연히 가신

춥던 그날



펄럭대는 수많은 만장

끝없이 물결치는 인파

고사리손들의 동전

수없이 쌓였네



누라서 이를

어떻게 표현하리

장엄하고 숙연한 행렬

그래서 아무도 말하지 않았네

세월이 흐르면 알겠지

다정한 눈결

사심 없는 눈매



그런데 왜 서둘러 갔소

하기야 잘 갓수다

요즘 이곳은 말이 아니외다



오륙도에서 갈매기에서 사진찍고

해운대 포장마차에도 갔지요

경주 불국사에 밀레종도 봤죠



표주박으로 생수 마시면서

그만하면 사나이 여한이 없겠수다

그래요 형님 저도 가요

저승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