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염원 45년 6월 17일


한겨레 신문 일면 활자들이

당신의 눈물로 흥건히 씻겨 내리네

그건 서러운 눈물이 아니네

피멍 든 서러움 밀어내는 눈물이네

통일의 문 삐걱 열리는 소리에

목울대 울컥 밀어올리는

뜨거운 뜨거운 눈물이네

5면에선 평양 땅을 밟고 온

어린애 같은 늙은 시인이

당신의 눈물에 감전되어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리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느꼈던 바에도

당신의 눈물에 서늘히 씻겨 내리네

<1989.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