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훼엘 대 바알의 문제

동환에게

 

두 가지 질문이 제대로 정리되었는지 모르겠군. 책을 곧 보낼 테니까 읽어보면서 정확한 질문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어. 내재에 관한 질문의 핵은 초월까지도 우리는 역사 안에서 경험되고 고백되고 사랑으로 이룩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내재론에 머리를 숙여서는 안 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점이지. 기독교인끼리라면 모르지만, 초월을 믿지 않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는 초월마저도 역사 내 경험으로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옳은 자세가 아닐까 하는 점이지.

이데올로기의 문제는 사실 예루살렘의 이데올로기와 갈릴리의 예수의 무리의 이데올로기라는 이데올로기의 대립 때문에 더욱 복잡하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 Segundo 신부가 주장하는, 새로 창출되어야 하는 이데올로기는 어디까지나 갈릴리의 예수의 무리의 이데올로기를 말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겠지. 같은 갈릴리의 이데올로기면서도 Zealot 당들의 이데올로기는 사실 예루살렘의 이데올로기였던 거고. 그런 점에서 반갈릴리적인 이데올로기였다고 해야겠지.

셋째 질문은 호세아서에 관한 연구논문을 쓴 Hardegree Jr.씨에 대한 질문이 되고, Gottwald 씨에게 던지는 질문도 되겠는데, El 과 Yahweh는 애굽의 앞잡이가 되어 가나안 농민을 억압 착취하는 도시국가의 지배자들의 지배 이데올로기인 Baal 종교를 항거하는 데서 하나로 묶어진 것이거든. El 신은 도시 국가의 통치자들의 신 Baal에게 밀려났던 신이거든. 농민들은 Baal에게 밀려난 신 El을 중심으로 일종의 동맹을 맺었던 거라고 보아야 할 것이 아닐까? 세겜을 중심으로. 신명기 27장의 계약은 바로 그 동맹의 계약체결의 내용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거기서는 출애굽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으니까. 여호수아가 이끄는 야훼 그룹과 가나안의 EL 그룹이 동맹을 맺을 때의 계약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그때 El 그룹도 야훼 그룹의 십계명을 받아들인 것일까? 후에 북방 El 그룹이 헤브론으로 다윗을 찾아가서 계약을 맺을 때는? 십계명의 안식일 계명의 신학적인 해석의 차이는 이 두 계약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다윗이 이끄는 하버루들은 출애굽과는 별 관계가 없는 하버루들이었기 때문에, 안식일 계명의 신학적인 근거를 출애굽에 두지 않고 창조에 두었던 것이 아닐까?

북방 이스라엘에 Baal 종교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은 El – Yahweh 종교의 권 안에 들지 않았던 시돈에서 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아야 할 것 같아. 바알을 이데올로기로 다스리는 도시국가의 전통에 흔들리지 않고 살아있던 시돈에서 도전이 왔던 거지. 이와 대결한 엘리야의 이름은 상징성이 농후한 것 같아. 그의 이름이 그대로 El 과Yehweh의 동맹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니까.

호세아가 바알 종교에 반대한 중요한 이유가 이런데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적어도 그렇게 보는데, Hardegree씨는 그 점을 전혀 지적하지 않았거든. 두 분의 견해는 어떤지?

안 박사의 건강이 정말 염려되어서 아침저녁으로 나의 기도에 그의 건강을 포함시키고 있이. 비자가 나온다고 하더라고 미국에는 가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네가 썼다는 편지가 아직 들어오지 않아서 반응할 수 없군. 들어오는 대로 나의 의견을 다시 쓰기로 하지. 오늘 접견장에서 보인 어머님의 모습은 훨씬 생기가 있어 보여서 좀 안심이 되었어. 영미, 태근이 건강이 안 좋다면서? 영미, 영미엄마도 보고 싶어. 이만 다시.     형 씀

 

Gottwald 의 논문집을 읽고 야훼엘 대 바알의 문제에 대해 저자에게 질문을 보내줄 것을 동생에게 부탁하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