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아카이브 5주년>
1-2-3대 늦봄아키비스트 좌담회 (2025년 12월호)
“문익환 목사의 편지는 내게 큰 울림”
“기록물들 일반대중들에게 공개할 필요”
김가영: 안녕하세요. 저는 11월부터 문익환 아카이브에서 아키비스트로 근무하게 된 김가영(이하 김)이라고 합니다. 현재 제 선임이신 박선정 선생님(이하 박)과 함께 근무하며 열심히 배우고 익히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문익환 온라인 아카이브 5주년을 맞아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를 주제로 이 아카이브를 꾸려온 오명진(이하 오), 박선정(이하 박) 두 아키비스트 분들에게 신입인 제가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하고 두 분께서 답하는 좌담회 형식의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늦봄아카이브의 간판인 1-2-3대 아키비스트가 한자리에 모였다. ‘과거’를 담당했던 초대 오명진 아키비스트(왼쪽)는 2019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현재’를 담당하는 2대 박선정 아키비스트(가운데) 는2022년 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미래’를 책임질 3대 김가영 아키비스트(오른쪽)는 지난달부터 아카이브를 담당하고 있다.
오: 소장품-기록물 등 목록화 기초 공사
박: 보존-전시로 확장 아카이브 환경구축
김: 첫 번째 질문입니다. ‘문익환 아카이브’의 특징과 다른 기관과 구분되는 우리 아카이브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오: 제가 초대 아키비스트로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를 꾸리면서 다양한 소장품과 기록물들을 정리하고 분류해 목록화하는 기초 공사를 했고, 제 후임 아키비스트인 박선정 선생님께서 아카이브 환경 구축과 기록 보존 및 전시 등 다방면에서 많은 힘을 써주셨어요. 그 결과로 현재의 문익환 아카이브는 단순히 기록 보존소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접목하는 아카이브로, 민간 영역에서는 꽤나 알아주는 아카이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박: 저도 그 말에 동감합니다. 얼마 전에 국가기록원에서 특강을 했는데, 저희 아카이브 보존 환경을 보여주고 관리 상태에 대해 여쭤보니 민간 아카이브로는 상위 10퍼센트 안에 든다고 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말 못 할 우여곡절은 참 많았지만…(웃음). 업계 대표 격 기관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참 뿌듯했습니다.
오: 문익환 목사의 편지가 제일 인상적
박: 기증전 <고마운 사랑아> 감사한 마음
김: 다음으로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에서 일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록물이나 업무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 처음 이곳에 있던 기록물들을 직접 만지며 정리한 터라 기억에 남는 기록물이 너무 많은데… 그래도 한 가지를 꼽자면 전 편지가 제일 인상 깊었던 거 같아요. 특히 문익환 목사님이 쓰신 편지. 제가 사람들한테도 많이 얘기했는데 문익환 목사님이 편지에 쓰신 말씀들이 제게 울림을 주는 것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편지들과 편지를 엮어 편지집 2권을 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박: 저는 기증전 <고마운 사랑아>를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기증자들이 여러 수고와 부담을 안고 건네준 기증품을 주제로 올린 전시라 의미가 컸던 거 같고, 기증자분들께 전시 도록을 만들어 건네주는 것으로 작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문익환 아카이브 내 기증품 분류 체계를 직접 만들고 정리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오: 아직 정리되지 못한 기록물들 목록화 작업해야
박: 기록물 목록을 공개할 때 늦봄아카이브 더 확장
김: 문익환 아카이브가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고, 두 분이 그 중심에서 이끌어왔다는 게 잘 느껴지는 답변이네요. 그렇다면 앞으로 문익환 아카이브에서 했으면 하는 활동이나 업무가 있을까요?
오: 일단 미정리 기록물들을 정리하는 것을 우선으로 둬야 할 것 같아요. 이제껏 문익환 아카이브는 가장 중요한 것들부터 차례대로 기록물을 정리해 오고 있기 때문에 아직 저희의 손길이 닿지 못한 기록들도 많이 있거든요. 그 기록을 정리하고 번호를 매기고 목록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록을 만지다 보면 자연스레 문익환 아카이브의 또다른 방향이 보일 것 같아요.
◇오늘의 늦봄아카이브를 만든 두 주역. 오명진 아키비스트(왼쪽)와 박선정 아키비스트.
박: 저는 문익환 아카이브 소장 기록물 목록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일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현재 저희 아카이브가 소장하고 있는 기록물 중 정리된 20,000여 건에 대한 목록 정보는 내부에서만 볼 수 있고, 일반 대중에겐 공개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문익환 아카이브 사이트를 통해 기록물 목록을 일반 대중에게 공유한다면, 문익환 아카이브는 그 영역을 한 단계 더 확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오: 기록 너무 많은데 혼자 담당하느라 어려움
박: 전시회 등 소장품 꺼내느라 육체적 힘들어
김: 좋은 의견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무엇이든 문익환 아카이브의 ‘기록’을 중심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하면서 아카이브를 위한 두 선생님의 열정과 고민이 느껴지는데, 아카이브를 구축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 같아요. 문익환 아카이브 일을 하며 지치거나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을까요?
오: 저는 아무래도 아카이브 시작할 때 함께 했던 아키비스트라 그런지 봐야 할 기록이 너무 많고 정리해야 할 것도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근무시간 외에도 출근해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점이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카이브 담당이 저 혼자라 혼자 일하는 것에서 오는 외로움도 있었고요.
박: 전 육체적으로 힘들 때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좀 왔던 거 같아요(웃음). 특히 전시 때 아카이브에 있는 기록과 소장품들이 활용되니까 보존 박스에 있는 것들을 꺼내야 하거든요. 그때마다 보존 박스를 혼자서 내렸다가 올렸다 하는데…그런 부분이 힘들다고 느꼈어요. 오명진 선생님 말씀처럼 아카이브에 배당된 일을 혼자서 처리하는 것 역시 벅차다고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오: 혼자서 모두 다 하려고 하면 안 돼
박: 통일의집과 함께 어려움 헤쳐가야
김: 선생님들의 생생한 실무 경험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렇다면 문익환 아카이브의 아키비스트로 새로 시작하는 저에게 해주실 조언이나 팁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오: ‘혼자서 다 하려고 하지 마라!’ 이게 제 팁입니다. 힘든 점이 있다면 혼자 끙끙대면서 다 책임지려 하지 말고 통일의집 팀과 공유하면서 잘 헤쳐나가길 바랍니다.
박: 저도 오 교수님 말씀에 완전 동의합니다, 혼자서 다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못했다고 해서 자괴감 가지고 괴로워할 필요 없습니다. 아카이브 업무와 그 필요성에 공감해 주는 통일의집 일원들이 있으니 어려울 땐 도움을 구하시길 바랍니다.
◇미래의 늦봄아카이브를 책임질 김가영 아키비스트.
김: 선생님들이 인터뷰에서 해주신 이야기와 조언들 참고해 문익환 아카이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곳에서 한 달여를 일하며 낯설지만 흥미로운 ‘아카이브’라는 공간에 대한 여러 감정과 고민이 오갔는데 이 인터뷰를 통해 제가 평소 궁금했던 부분과 고민한 지점이 조금이나마 해소된 거 같아 저 역시 이 자리가 참 가치 있게 느껴집니다. 좋은 인터뷰를 해주신 오명진 선생님과 박선정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아키비스트 좌담회를 마칩니다.
월간 문익환_<아카이브 5주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