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늦봄의 서재>

박노해 『노동의 새벽』 (2025년 11월호)



늦봄 “양심과 확고한 역사 인식을 갖춘 시인은 박노해”

 

1985년 3월 늦봄은 선동혐의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되어 3년 형을 받고 네 번째 옥중 생활을 시작한다.

1987년 2월 16일 진주 교도소에서 마흔하나에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는 큰아들 호근에게 보낸 편지에 호근이 말하는 “예술가의 시대정신도 내일의 미래 정신이어야 한다”며 “미래 정신의 태동은 역사의 마당이다. 역사의 현장에서 비켜선 예술은 시대를 앞서갈 수 없다”고 한다. 이어 “예술의 이론과 실천의 촉매는 ‘양심’이며, 양심만이 예술가를 역사의 마당에서 비켜서는 것을 막고, 사회적인 실천의 마당으로 내모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양심과 확고한 역사 인식을 갖춘 시인은 박노해라며 그의 시집이 시문학사에 가장 값진 수확으로 평가되는 이유라고 했다.  박노해의 「사랑」은 바울의 사랑(고린도전서 13장) 보다 훨씬 더 뜨겁고 깊고 진실하다고 높이 평가한다.

봄길은 1989년 7월 28일 늦봄에게 보낸 편지(제87신)에서 가족의 근황을 알리고, 끝에 박노해의 시집 『노동의 새벽』(1997.10.20, 해냄) 에 실린 시 「휴일 특근」을 보낸다. 『노동의 새벽』은 박노해가 1984년 버스회사에 입사하여 견습정비공으로 일하던 중 내놓은 첫 시집이다.
 

노동자로 직접 체험한 열악한 노동현실 표현


그의 시는 노동자로서 직접 체험한 열악한 노동 현실을 표현하고, 노동자들의 슬픔, 좌절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저임금, 열악한 환경, 과도한 노동, 실업의 위협 등 사회적 약자로서 언제 패배의 나락으로 빠질지 모르는 현실이 시 속에 녹아있다.
 
4시간 연장 노동 끝에
서둘러 밤차를 타고
어둔 골목길을 더듬어 방문을 들어서면
귀염둥이 민주는 벌써 꿈나라 아기별이 되었다……
「휴일 특근」 중에서

<글: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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