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늦봄의 서재>

김남주 시선집 『사랑의 무기』 (2025년 10월호)

“남주의 시는 세계 어디서도 진리라고 주장할 수 있는 시”

 

◇김남주 시선집 『사랑의 무기』(1989. 4. 10, 창작과비평사)


늦봄은 통일염원 45년 8월 1일(1989년) 안양교도소에서 김남주 시인에게 편지를 보내 “한없는 감명을 받은 시집 『사랑의 무기』(1989.4.10, 창작과비평사)를 읽었으며 그중 「진혼곡」(*「진혼가」)은 후쿠오카 화장터의 연기로 사라진 동주의 시가 살아온 것 같았다”고 감상을 전한다. 김남주는 「잿더미」와 「진혼가」 등의 시를 『창작과비평』에 발표하여 문단에 등단했다. 

이 시집은 김남주가 남민전 사건으로 투옥된지 9년 3개월만인 1988년 12월 21일 석방된 후, 다음 해인 1989년 4월에 발간된 시선집이다. 이 시집 속 시는 대부분 옥중에서 쓴 것으로 몰래 시커먼 화장지나 관용 편지지에 깨알같이 써놓은 것들이다. 

늦봄은 이 당시 시를 거꾸로 읽는(뒤 페이지부터 읽는) 습성이 생겼다면서 『사랑의 무기』도 거꾸로 읽었다고 한다. 늦봄이 처음 언급한 시 「옛 마을을 지나며」는 거꾸로 읽었을 때 216쪽에 있는 4행짜리 짧은 시다. 217쪽에는 염무웅의 <김남주 시에 대한 의문>이란 제목의 발문이 시작된다. 
「옛 마을을 지나며」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늦봄은 이 시에 나타난 조선의 마음에 흐뭇해한다.

늦봄은 「진혼가」를 읽으며 본인의 시집 “『두 하늘 한 하늘』에도 ‘양심’에 관한 연작시가 여러 편 있지만 당신의 「잿더미」와 「진혼가」 속 양심같이 처절한 모습은 그려져 있지 못하다”고 말한다.  “「진혼가」속 ‘똥개가 되라면 기꺼이 똥개가 되어’ 적의 ‘똥구멍이라도 핥아 주겠노라’며 내미는 혓바닥 양심, 그러나 그 양심은 피를 닮고, 싸움은 불을 닮아야 한다”며 김남주의 시를 분석한다.
이어 “남주의 시는 보편 타당성을 가진 시로 길이 남을 것을 믿는다”며,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서도 진리라고 주장할 수 있는 시”라고 한다. 또한 김남주에게 “이렇게 길이 빛날 시를 읊을 수 있는 특전을 누리시게 된 것을 축하한다.”라고 전한다.

<글: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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