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나와 늦봄>
숨 부여교회 이현아 목사 (2025년 10월호)
삶으로 사랑을 보여주신 예수님,
꾸준한 수련으로 그 길에 닿으려 했던 목사님…
◇지난 5월 24일(토), 한신대 서울 캠퍼스 잔디밭에서 <늦봄길 산책> 3강 : ‘숨소리로 풀리는 몸과 마음: 요가로운 하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인도와 네팔에서는 ‘나마스떼(नमस्ते, namaste)’라고 인사를 합니다. ‘나마(namaḥ)’*는 ‘절, 경배, 존경, 인사’라는 뜻을, ‘떼(te)’는 2인칭 대명사로, ‘당신에게’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나마스떼’를 직역하자면, “당신께 절/경배/인사합니다”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사회적 인사말이라기보다 상대방의 내적 신성(divinity)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는 것으로, “내 안의 신성(ātman, brahman)이 당신 안의 신성에 경배합니다”라는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ḥ(visarga)는 접미어인 te와 연결되면서, 연음법(sandhi)에 의해 ‘s’로 바뀌기 때문에 ‘나마스떼’가 됩니다(namaḥ + te → namas-te → namaste).
한신대서 『문익환 평전』으로 첫 만남
인사드리겠습니다. 나마스떼 🙏
저는 한신대 기독교교육학과 출신의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이면서, 요가 수련을 하면서 목회와 요가 수련 지도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신대 출신이라면 『문익환 평전』을 필독서로 시작하여, 늦봄 문익환 목사님의 통일신학, 평화통일 운동에 대한 탐구와 연구를 기본으로 해야 합니다. 처음엔 과제 때문에 문 목사님 관련 글을 읽다가, 점점 그 글의 깊이와 진심 어린 목사님의 목소리가 마음에 공명을 일으켜, 결국 목사님의 매력에 빠져들고야 맙니다. 제게는 특히 『히브리 민중사』(1990)가 그러했습니다. 읽고 나면, 구약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눈이 떠지고야 맙니다. 야훼 하나님께서 이끄신 낮고 낮은 히브리 민중들. 그들에게 눈이 돌려집니다. ‘사랑’ 그 자체이신 야훼의 눈으로 말이죠. 그리고 그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분단된 한반도 역사 속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결국엔 평화와 통일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도와 형식에 담아야 할 마음은 사랑이었군요. … 예배가 사랑이라면 계명을 지키는 일도 사랑이라는 말이지요. 계명이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에 이에 복종하는 일이어서는 안 된다는 새로운 깨달음에 이른거죠. 명령에 복종하는 노예의 윤리를 털어 버리는 일이었군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하느님의 마음에 가슴이 울려 좋아라 노래하며 살아가는 생활이어야 한다는 말이죠. 이것이 바로 마음에 할례를 받는 일이었죠(문익환, 1990: 211~212).”
사랑의 메시지 따뜻하게 풀어주신 목사님
사랑의 메시지를 이렇게 따뜻하게 풀어주는 목사님의 글을 읽다 보면, 성경의 이야기들이 저절로 독자들의 삶 속에서 새로이 펼쳐지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글로 만난 목사님을 지도교수님이신 강순원 교수님을 통해서 더욱 더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현장의 다양한 대안 공동체와 교육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신 우리 강 교수님 덕분에 강진에 있는 <늦봄 문익환 학교>에 여러 번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대안적 삶을 꿈꾸며 늦봄의 평화와 통일의 정신이 우리의 미래세대에 전달되는 것 같아, 갈 때마다 생기를 듬뿍 전달받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목회 현장에서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그때의 생기를 점차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지난 5월 24일(토), <늦봄길 산책> 요가 프로그램에 함께한 분들과 함께.
목사님과 요가로 다시 인연
그리고 몇 년 만에, 문 목사님과 ‘요가’로 다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문영미 선생님을 통해서 늦봄 문익환 기념사업회에서 진행하는 <늦봄길 산책> 프로그램 중 야외 요가를 수련지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5월 24일(토), 한신대 서울 캠퍼스 잔디밭에서 ‘숨소리로 풀리는 몸과 마음: 요가로운 하루’라는 주제로 따뜻한 분들과 함께 요가 수련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새로이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살뜰히 챙겨주신 사무국 선생님들 덕분에, 수련을 마치고 오순도순 모여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소감도 나누고, 요가와 관련된 질의응답도 하면서 풍성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날을 준비하면서, 덕분에 목사님의 ‘요가’와 관련된 글들을 새로이 읽고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참 기뻤습니다.
수련하는 순간, ‘사랑’ 안에 머물게 되고,
‘사랑’ 안에서 온전히 하나가 되며,
‘사랑’ 그 자체가 됩니다.
요가 관련 목사님 글 읽고 깜짝 놀라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에 정리되어 있는 ‘요가’와 관련된 목사님의 글들을 읽노라면, 정말 인도에서 공부한 것만 같은 깊이와 수련에 대한 진지함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목사님께서는 수련을 통해서 거친 부분이 다듬어져 보다 더 부드럽고 세밀하고 정교해지는 하나 됨을 이미 경험하신 것입니다. 경험 없이는 나눌 수 없는 지혜의 말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분리되어 있는 몸과 숨 그리고 마음이 하나가 되면, 하나님께서 태초에 지으신 본래의 성품인 신성이 발현이 되니, 결국 ‘하나가 되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 됩니다. ‘사랑’입니다. 그래서 수련하는 순간, ‘사랑’ 안에 머물게 되고, ‘사랑’ 안에서 온전히 하나가 되며, ‘사랑’ 그 자체가 됩니다.
삶으로 사랑을 보여주신 예수님, 그리고 꾸준한 수련으로 그 길에 닿으려 했던 문 목사님의 발자취를 느끼며, 오늘 우리 더 ‘사랑’하길 바랍니다.
[참고도서]
문익환 『히브리 민중사』. 삼민사(1990).
문익환 『하나가 되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입니다』. 삼민사(1991)
※ 이현아 목사는…
한신대와 한신대 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하고, 인도전통요가의 맥을 잇고 있는 Kaivalyadhama에서 요가교육전문가과정(PG Diploma in Yoga Education)을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인도철학전공 석박사통합과정을 조기수료했다. 2021년 요가도장(문목사님 표현)인 ‘가치교육연구소 숨’을 개소했고, 2023년 ‘숨 부여교회’를 개척했다.
다양한 현장에서 목회를 하면서, 문익환 목사님이 말씀하셨듯이, 결국 '지치지 않는 사랑' 안에 길이 있음을 느끼며, 지속적인 기도와 공부, 수련을 바탕으로 매일의 오늘을 새로이 살고 있다.
◇Kaivalyadhama에서(왼쪽), 9월 6일(토) 백제문화단지 사비궁 광장(오른쪽)에서 야외평화요가 - 미얀마 돕기 후원행사 진행(오른쪽)
◇석가모니 붓다가 깨달은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나무자세(Vrikshasana)’하는 이현아 목사
월간 문익환_<나와 늦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