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나와 늦봄>
'평화의 소녀상' 조각가 김서경, 김운성 (2025년 6월호)
‘꿈은 가두지 못한다’ 늦봄의 말씀따라
오늘도 민주주의를 조각으로 기록
◇수요집회 1000회(2011. 12. 14)때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과 작가 김서경, 김운성 부부.
1980년 중반 전두환 독재 시절 우리는 같은 대학 같은 과를 다녔고, 문익환 목사님에 대한 소문은 일찍이 들었지만 직접 뵌 일은 없었다. 1987년 문 목사님이 석방되자마자 연세대 이한열 열사 장례식에서 수많은 열사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목 놓아 부르시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뵌 것이 처음이었다. 그 이후로는 TV에서 접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때 그 눈빛과 피를 토하며 외치시던 그 모습은 아직도 소중히 우리의 가슴에 뜨겁게 남아있다.
조각으로 남기고 싶은 남북 두 거인의 포옹
1989년 문 목사님이 방북하셔서 김일성 주석과 만나는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북한의 일당 독재로 악마화된 김 주석이 문익환 목사님을 기다리다, 그가 보이자 두 팔을 벌려 안아주려는 몸짓을 보였고, 문 목사님은 한걸음에 달려가 김주석의 목을 꼭 끌어안으셨다. 이념도 초월한 문 목사님의 뜨거운 사랑으로 같은 민족임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조각하는 사람으로서 언젠가 작품으로 남기고 싶은 생각이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두 거인이 포옹하는 그 역사적인 장면은 잠시나마 통일을 이룬 순간이지 않았을까? 그렇게 뜨거운 마음으로 문 목사님이 평생을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바치시는 모습은 우리에게는 큰 가르침이 되었다.
‘꿈은 가두지 못한다’는 말씀 가슴에 기억
지금은 통일에 대한 생각은 점점 사라지고 ‘통일’이란 말조차 잊혀지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2024년 12.3 계엄 이후 내란 세력에 의해 끝없는 도전을 받고 있다.
우리는 동학으로, 3.1운동으로, 4.19혁명으로, 5.18민주화운동으로, 6.10민주항쟁으로 민주주의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지금, 1987년 못다 이룬 미완의 민주주의를 제대로 세우기 위한 시간과 마주하고 있다.
우리는 문익환 정신을 이어 ‘꿈은 가두지 못한다’는 말씀을 기억하며 오늘도 꿈을 꾼다. 조각가로서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기록을 하며….
정의로운 대. 한. 민. 국.
진정한 민. 주. 주. 의. 를!
민주주의를 조각으로 기록하는 김서경, 김운성
◇김운성 작가가 만들고 기증한 문익환 목사 흉상 ‘내겐 철조망 따윈 필요없지’(레진, 14 X 9 X 15cm, 2023)
◇김서경 작가가 만들고 기증한 ‘꿈꾸는 문익환’(위)(FRP, 16 X 24cm, 2023)과 ‘동행’(아래)(석고, 20 X 10cm, 2023)
◇2025년 정기총회에서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송경용 이사장(왼쪽)에게 감사패를 받은 김운성 작가
◇파주 임진각에 있는 소녀상 한 쌍.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이다.
※ 김서경, 김운성 부부는 중앙대 조소과 동기로 사회참여적인 조각 작업을 꾸준히 이어 왔다. ‘평화의 소녀상’의 공동 제작자이며 조각을 통해 역사와 인권, 평화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2024년 문익환 30주기 전시 <밥알들의 양심>과 <늦봄, 평화를 심다>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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