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나와 늦봄>

1킬로커피 이상호 대표 (2024년 3월호)

커피의 꽃말처럼 “언제나 당신, 늦봄과 함께”

 
 
◇2023 통일의 집 가을 정원콘서트에서 이야기하는 이상호 대표 

 

2018년부터 통일의 집 행사때마다 1킬로 커피 후원
1987년 이한열 영결식 목사님의 절규 현장서 지켜봐
  

늦봄 문익환 목사님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대학 1학년 때 연세대 성내운 교수님의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날 교수님이 시 한 편을 낭독하셨는데, 바로 문익환 목사님의 시 <꿈을 비는 마음>이었습니다.

이듬해인 1987년 7월 5일 연세대 교정에 열린 이한열 열사 영결식에서 목사님은 조사를 낭독하는 대신 스러져간 민주열사들의 이름을 외쳐 불렀습니다. “전태일 열사여”로 시작해 “이한열 열사여”를 끝으로, 오열하시던 그때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문익환’이라는 이름 석 자가 제 가슴에 각인된 순간이기도 합니다. 1994년 1월 18일 별세 소식을 듣고 한동안 멍했던 기억도 선명합니다.

 

통일의 집 개관식부터 커피 대접

통일의 집과의 인연은 2018년 6월 1일, 문 목사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문을 연 ‘문익환 통일의 집’ 개관식부터 입니다. 문영미 이사(사무처장)로부터 행사 소식을 전해 듣고 작은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별세하신 후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는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2011년부터 원두커피 제조업을 하고 있는 터라 행사에 오신 손님들께 커피 한 잔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출장 시 방문한 케냐의 커피 농장 ⓒ이상호
  
 

목사님의 삶은 비폭력과 유연함

이를 계기로 목사님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서슬 퍼렇던 시절, 목숨 걸고 투쟁하셨지만 그 방식은 비폭력과 유연함이었습니다. 거창한 미사여구가 아닌, 생활의 언어였고 러브레터였습니다.

몇 년 전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에서 분나 세리머니(커피의례)를 처음 봤습니다. 손님은 세 잔의 커피를 접대 받습니다. 아볼(Abol; 우애의 잔), 후레레타냐(Hueletanya; 평화의 잔), 베레카(Bereka; 축복의 잔)입니다. <꿈을 비는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경험한 분나 세리머니(커피의례) ⓒ이상호
 
 
차별과 전쟁이 아닌, 통일과 평화의 꿈을 꿔봅니다. 늦더라도 봄은 와야겠지요. “언제나 당신과 함께(Always be with you)”라는 커피 꽃말처럼 언제나 늦봄을 기리며, 앞으로도 통일의 집과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 이상호 1킬로커피 대표는 임직원들과 함께 문익환 목사를 기리는 다양한 행사에서 커피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한겨울 추위와 한여름 더위도 마다하지 않고 향기로운 커피로 늦봄과 봄길의 사랑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스며들게 하며 보람을 느낀다. ☕
 
 ◇2024 사)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총회에서 감사장을 받는 이상호 대표.(왼쪽) 
 
 
◇2023 통일의 집 가을 콘서트에서 1킬로커피 드립백을 들고 환하게 웃는 참석자들

월간 문익환_<나와 늦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