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문익환 30주기 기념문화제. 평화나무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그날이 오면>을 열창하고 있다. ⓒ 2024. 통일의길시민사진기록단
지난 1월 13일에는 마석 모란공원에서 ‘민주열사와 함께하는 문익환 30주기 기념문화제’가 있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몇 달 동안 매해 문익환 목사님 기일이 얼마나 추웠는지 많은 분이 이야기하셨습니다. 특히나 돌아가신 1994년 1월 18일은 그 한파에 바다같이 많은 추모객들이 한신대학교로 모였다는 말을 많이 들어 방한과 안전에 총력을 다하여 준비했습니다.
전국에서 몰려든 500여 명의 추모객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30주기가 되는 올 2024년의 기념문화제 당일엔 다행히도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고 날은 따뜻하기만 했습니다. 오후 2시쯤부턴 추모예배시간이 끝나고 통일동산에서 내려온 사람들로 행사장 입구가 북적였습니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전국 각지에서 약 500명이라는 대인원이 행사장이 차려진 모란공원 주차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교통이 편리한 행사 장소는 아니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이 와주시니 행사준비팀원 중 하나인 저로선 무척 기뻤습니다.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함께 먼 길 찾아오신 손님들께 정신없이 선물 가방을 손에 들려드렸고, 손님들은 서로서로 반가운 얼굴을 찾아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서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왔습니다. 그 뒤를 이어 평화의나무합창단이 <아름다운 사람>, <그날이 오면>을, 김평수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사장님이 아래위로 하얀 옷을 입고 추모춤을, 송경용 사단법인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장님이 인사말을, 황지우 시인님께서 직접 쓰신 30주기 추모시를 낭송해 주셨습니다. 일본에서 마석모란공원까지 오신 박순아 선생님의 <강을 건너간 사람들> 가야금 연주를 들었습니다. 뒤이어 문익환 목사님과 함께 활동하셨던 함세웅 신부님과 원혜덕 선생님의 추모사를 듣고 늦봄의 길 뮤지컬팀에서 활동 중인 김다경, 문장원 배우의 <슬픔에 잠길 새도 없이>와 <봄길처럼>을 들었습니다. 문성근 선생님의 가족 인사와 가수 김원중 선생님의 <그대 오르는 언덕>을 들을 때는 환호성이 가득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조금씩 추워지는 날씨에 사람들의 앵콜요청을 뒤로하고 문익환 목사님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세계를 향해 외치는 한반도평화선언을 김지혜, 니드히, 소상엽, 송예인, 양동건, 이한솔 선생님 등 총 6인이 발표했습니다. 마무리로 다 같이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부르고 그래피티 작가 헥스터, 레오다브 선생님이 준비하신 작품에 우리들의 바램을 한 줄씩 담았습니다.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김평수 이사장이 아래위로 하얀 옷을 입고 추모춤을 추고 있다. ⓒ권산
◇ 박순아 선생의 <강을 건너간 사람들> 가야금 연주. ⓒ권산
◇ 가수 김원중이 부르는 <그대 오르는 언덕> ⓒ권산
◇1월 13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문익환 30주기 기념식에서 젊은 청년 6명이 한반도 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권산
하늘에는 행사 내내 말똥가리가 훨훨
행사는 마지막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끝났습니다. 말똥가리가 기념문화제 내내 하늘을 돌며 저희와 함께했습니다. 행사장 사진을 찍으며 말똥가리를 유심히 지켜보시던 사진작가 권산님은 “혹시 문익환 목사님도 구경 오신 거 아니냐?”며 웃으며 이야기하신 게 기억에 내내 남습니다.
<글: 기림>
◇파란하늘 마석모란공원을 누비는 말똥가리 ⓒ 2024. 권산
◇참가자들이 <통일은 된다!!>, <통일, 우리끼리 통일로 행복한 세상>, <사람, 생명, 평화>,
<‘봄’, 또 봄>, <통일의 그 날까지>, <남과 북은 만나야 한다>, <끝내 이루리라, 자주·평화·통일>,
<우리는 하나다> 등의 문구를 쓰고 있다. ⓒ 2024. 통일의길시민사진기록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