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이달의 사건>
1987년 대선 패배 후 ‘부정선거 무효화 투쟁’ (2023년 12월호)
민통련 의장 문익환 목사 15일간 단식 농성
◇ 1987년 12월,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면서 성명을 발표하는 문익환 목사
1987년 민주화 투쟁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지만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 진영의 단일화 실패와 군사독재정권의 부정선거 의혹으로 민주 정부 수립은 실패하고 말았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대리 투표, 투표함 바꿔치기, 무효표 조작, 참관인 매수와 추방, 개표 집계의 의문점 발생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었다. 대표적 현장인 구로구청 개표소에서 농성하던 학생과 시민 1천여 명은 경찰의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며 연행되었다.
이에 민주화 투쟁 단체들은 12월 19일 <부정선거 무효화 투쟁 범국민회의>를 창립하고 선거 무효화와 민주 정부 수립을 위해 싸울 것을 선언했다. 범국민회의는 창립선언문에서, 전 세계의 언론이 이 선거를 전면 부정으로 규정하였고 미국 의회의 조사단도 대대적 부정이 이루어졌다고 공표했음을 언급했다.
민통련 의장이었던 문익환 목사는 12월 23일 성명을 발표, 후보단일화 실패에 따른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또 ‘광주 학살로 출범한 5공화국이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부정선거로 출범한 새 정권 또한 용납되어선 안 된다’며 부정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서울 혜화동 보나벨뚜라 수도원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민통련 간부들은 만류했으나 문 목사는 1월 6일까지 15일간의 단식기도를 하며 저항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
월간 문익환_<이달의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