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나와 늦봄>
통일의 집 마당봉사 황경선 본부장 (2023년 11월호)
“땀흘리는 시간은 봉사가 아니라 힐링입니다”
◇ 봄을 맞아 통일의 집 언덕에 수선화 모종을 심고 있는 황경선 본부장
마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 마음을 가질 때 던지는 부드러운 눈길, 이해 있는 말 한마디, 들어주는 귀, 붙들어 주는 손, 안아주는 가슴.
이런 것으로 우리는 다 갚을 수 없는 사랑의 빚을 조금씩 갚으면서 인생을 즐겁고 복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집, 목욕탕 벽에 이런 글이 쓰여 있다니. 이 따뜻한 글 때문에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아마 이 글 때문이었을 겁니다. 처음 갔던 문익환 통일의 집 정원 가꾸기 봉사활동에 계속 참여하게 된 것은.
누군가의 일생을 온전히 만난다는 벅찬 마음
같이 하는 사람들은 이 집의 주인, 이 글의 주인과 닮았습니다. 통일의 집에서 시간을 보낼 때, 그 안에 전시되어 있는 글이나 자료, 사진을 보면 때로는 마음이 뜨거워지고, 때로는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때로는 울컥합니다. 누군가의 일생을 온전히 만난다는 벅찬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일생의 주인공이 저에게 말을 겁니다. “마음이 중요하다. 온 마음으로 살아라” 조용하지만 열정적인 친구들과 정원에서 반나절 땀 흘리는 일은 봉사가 아니라 힐링의 시간입니다.
59세 나이에 재야활동에 나서다니…
신구교 공동성서의 번역 책임자였던 목사님이 1976년 59세에 3.1 민주구국선언을 주도하며 재야활동에 나섭니다. 행동하는 신학자, 목사, 재야운동가로 10년 3개월의 투옥기간을 거치며 광야에 홀로 서서도 ‘미움보다는 사랑, 분열보다는 화해, 원한보다는 믿음과 화합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임을 보여준 평화의 사제였습니다. (늦봄 탄생 100주년 기념 『문익환 통일의 집 박물관 프로젝트 - 1화 문익환 그는 누구인가』 중에서 인용)
뜻이 씨앗처럼 퍼져서 꽃으로 피어나길
59세 나이에 재야활동에 나서다니. 누구는 인생을 정리한다고 할 수 있는 나이에 거친 광야로 나아가 화합과 통일을 외쳤습니다. “민주주의는 민중의 부활이요, 통일은 민족의 부활” 이 외침은 오늘도 웅장하게 울려 퍼집니다. 그 뜻이 씨앗처럼 퍼져서 꽃으로 피어나고, 그 소망의 외침이 이 땅 덮을 때, 우리 역사의 또 한 장이 채워질 것입니다.
◇ 봉사자들의 손길로 말끔히 단장한 통일의 집 마당
◇ 황경선 본부장이 수장고에서 사료 정리에 열중하고 있다.
◇ 통일의 집 전시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황경선 본부장.
※ 황경선 본부장은 시민모임 ‘독립’ 실행위원이자 ㈜ESG 엑스체인지 전략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연세대 영문과 졸업 후 광고회사, 콘텐츠 제작 유통사에서 제작, 마케팅 및 해외 업무 관련 일을 했다. 문익환 통일의 집에서 마당 가꾸기, 정원 잡초 뽑기, 수장고 박스 정리 등 자칭 ‘몸으로 움직이는 잡일 담당’으로서 일이 생기면 언제든 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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