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이달의 사건>
1990년, 방북 사건 수감 후 19개월 만에 석방 (2023년 10월호)
석방 사흘 뒤 남북통일축구대회 참관
◇1990년 10월 20일 방북사건으로 전주교도소에 수감된지 19개월만에 출옥한 문익환이 밝은 표정으로 병원에 입원해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23일 남북통일축구대회 서울서 참관
1990년 10월의 남북 관계는 조심스럽게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2차 남북고위급회담이 평양에서 열렸고 여기서 남북정상회담이 구두로 언급되는 등 불확실함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은 분위기였다. 남북통일축구대회는 10월 11일과 23일 평양과 서울에서 번갈아 열려 남북한 관중은 환호하며 감격의 순간을 즐겼다.
10월 3일 완성된 독일 통일은 한민족에게는 부러움이었다. 문익환은 ‘꼭 새치기당한’ 것 같다며 ‘우리의 진정한 통일의 예행연습 정도로 너그럽게 봐’ 주자는 마음을 옥중 시로 표현했다.
경기 사흘 전, 늦봄 가족 품으로
통일을 위한 남북 간 대화의 다리를 놓고자 1989년 3월 방북했던 늦봄이 구속된 지 19개월이 지난 시점, 늦봄이 계속 수감되어 있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북한 당국에서도 고위급회담의 계속 진행을 위해 방북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었다. 마침내 10월 20일 저녁, 늦봄은 전주교도소에서 옮겨 머물던 전주 예수병원을 떠나 서울 전민련 사무실에 도착하여 환영받은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1990년 10월 29일 전민련 주최의 문익환 목사 석방 환영회.
11월 조국통일범민족연합 결성
늦봄은 1990년 10월 23일, 분단 45년 만에 서울에서 펼쳐진 남북한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 일반석에 앉은 늦봄과 재야인사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벅찬 감동으로 남북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10월 31일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범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남북한 및 해외동포 대표 간의 3자회담을 11월 12일 판문점에서 갖자고 북한 측에 제의했다. 늦봄은 병고와 노령에도 불구하고 11월에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을 결성하였고 다음 해 1월 남측본부 결성 준비 위원장을 맡는 등 평화 통일 운동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월간 문익환_<이달의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