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이달의 사건>

세 분 어머니, 9월에 별세

민족의 어머니, 노동자의 어머니, 통일의 어머니

김신묵, 이소선, 박용길 세 분의 어머니, 9월에 별이 되다 

  
9월에 되새기는 사건 아닌 사건은 세 분 어머니의 별세다.
◇김신묵 권사
 

첫째, 민족의 어머니 김신묵 권사가 1990년 9월 18일 94세로 소천했다. 일제 강점기부터 독재정권 시기에 사신 어머니는, 기독교 정신으로 고난을 이겨내며 평생 약한 자를 위해 헌신했다. 민족 독립과 민주 회복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행동했다. 북간도 명동촌을 그리워하며 민족통일을 기원했던 어머니는 아들 늦봄이 통일의 길을 걸어가는 것을 응원하면서 눈을 감았다.
 
◇이소선 여사와 박용길 장로. ⓒ민족21
 

둘째,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는 2011년 9월 3일, 81세로 별세했다. 차별과 멸시가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어머니는 아들 전태일의 분신 이후 이 땅의 모든 노동자를 사랑하고 품으며 노동 정의 실현을 위해 헌신했다. 언제 어디든 탄압받는 노동자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함께 외치고 함께 끌려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늦봄은 이 여사를 ‘이 땅의 최고 지성’ ‘이 땅의 성모’라 불렀다.

 셋째, 민주와 통일의 길을 늦봄과 함께 걸은 박용길 장로는 2011년 9월 25일, 91세로 돌아가셨다. 교회 사역에서는 평생 봉사자로 일했고, 민주화 투쟁에서는 구속자 가족들과 함께 싸웠다. 늦봄이 선택한 통일과 평화를 향한 길을 뒷받침했을 뿐 아니라, 늦봄의 사후에는 자신도 방북을 결행하고 옥살이하는 등 늦봄이 걸었던 길을 꿋꿋하게 따라갔다.

세 분 어머니의 평생은 민중과 함께하는 삶이었고 겨레의 앞날을 밝혀주는 삶이었다. 그들은 서로 의지하며 함께 행동했다. 늦봄도 그때 거기에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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