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9월<학자 문익환>

늦봄의 '일용할 양식'론

“일용할 양식은 사회정의…자유와 평등 사상 함축”
 

늦봄은 일용할 양식은 ‘사회 정의’이며, 일용할 양식에는 자유와 평등사상이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키는 일이 생명존중 사상이며, 생명존중 사상은 종교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늦봄이 해석한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소서"라는 주기도는 단순한 양식이 아니라 정의를 구하는 기도이며, 이는 "일용"이라는 말에 함축되어 있다. 모두가 일용할 양식만으로 만족하여 일용할 양식을 걱정하는 이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이 사회 정의이며, 일용할 양식을 거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자유가 평등인 것이었다. 
 

◇석방 직후 예배당에서 설교하는 문익환 목사(1982년 말~1983년 초)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일용할 양식과 정의
모두가 일용할 양식으로 만족함으로써 일용할 양식을 걱정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이지요. (중략)하늘나라-정의를 위해 살 때에라야 빵 문제가 해결되고, 빵은 몸만이 아 니라 우리의 전 존재를 살게 해주는 것이 된다는 말이지요. 일용할 양식이 그냥 빵만이 아니고 그것이 그대로 정의가 된다는 말이지요. (옥중편지 1990.6.25)


▲일용할 양식에는 자유와 평등이 하나로 함축되어 있어
생명 사랑의 기본 조건은 무엇일까요? 그게 바로 주기도의 ‘일용할 양식’ 아니겠습니까? 생명 사랑의 기본 조건은 먹을 걱정, 입을 걱정 없는 평등 사회죠(마 6장). 생명 사랑의 기본 조건이 또 하나 있지요. 그게 자유 아닙니까?
일용할 양식을 거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자유가 평등 아닙니까? 일용할 양식에는 자유와 평등이 하나로 함축되어 있군요. 우리 헌법에 보장된 생존권과 자유권은 나누어진 것이 아니죠. 생존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바로 생존권을 박탈하는 일이니까요. 결국 자유와 평등을 하나로 조화시키는 일이 곧 생명을 사랑하는 일, 곧 평화운동이란 말이 되는군요…(옥중편지 1992.11.28)


<글: 오남경>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여행과 사색을 위한 숲길 산책을 무척 좋아합니다.


월간 문익환_9월<학자 문익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