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5월 <문익환의 가족>

🈷️ 가족들의 흔적 하나하나가 우리 역사-문화의 발자취

[늦봄 아카이브에 있는 가족들의 기록]

 

문재린-김신묵-문동환 등 관련기록 풍성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는 늦봄 문익환(1918-1994)과 봄길 박용길(1919-2011)의 기록이 가장 많지만 늦봄 가족들의 행적을 담은 기록들도 일부 소장하고 있다. 늦봄 가족이 생산한 기록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늦봄의 부모, 문재린 목사(1896-1985)와 김신묵 권사(1895-1990)의 것이고 또한 문익환 목사의 아우인 문동환 목사(1921-2019)와 그의 아내인 문혜림 여사(1936-2022)의 기록들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 이번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이들 늦봄 가족의 기록을 소개하고자 한다.
 

◇ 소장기록 현황


 

2018년 소장기록 대부분 수장고로 모여

▲'통일의 집’의 기록들
먼저 ‘문익환 통일의 집(서울 미래유산 2013-098)’의 역사를 살펴보면 가족들의 기록이 남겨지게 된 경위를 알 수 있다. ‘늦봄문익환아카이브’의 모기관은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로, 사업회가 소장하고 있는 기록은 ‘통일의 집’에서 보존하고 있던 것이 모태이다. ‘통일의 집’은 1970년대 문익환 가족이 매입해 입주한 후 문익환 목사가 작고하기 전까지 거주했던 공간으로 민주화운동의 현장이자 한 가족을 위한 공간이었다. 1994년 문익환 목사 별세 후 박용길 장로는 살던 집이 ‘통일을 위한 토론과 교육의 장’이 되길 바라며 ‘통일의 집’ 현판을 써 붙이고 일반에 공개하였고, 2011년 박용길 장로 별세 이후 딸인 문영금(현재 통일의 집 관장)이 중심이 되어 그 뜻을 이어 나갔다. 

2018년 ‘통일의 집’은 박물관으로 재탄생하였는데, 이 시점에 가옥에 있던 사료들은 전시할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신대에 마련한 임시 수장고로 옮겨졌다. 여유롭진 않지만 수장공간이 확보되면서 가족들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기록들은 속속 수장고로 모여졌고, 이후 외부 인사들의 기증도 이어졌다. 문익환 목사가 감옥으로 반입했던 도서 열독 허가증이 부착되어 있는 다양한 책들, 문재린 목사와 관련된 유품과 개인 노트 및 원고류, 문동환 박사 부부의 개인 기록과 수도교회 설교집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이유로 흩어져 있었던 기록들이 이 과정에서 한신대 수장고로 모였다.
 

 

◇박물관 재탄생 전 통일의 집에 간직되어 있던 수많은 민주와 통일의 유물들(문익환 통일의 집 박물관 프로젝트 2018,  50)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 문동환, 문혜림 부부 관련 문서와 사진, 의류, 복용하던 약 등 박물들.


 

1885년 자료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기록들

▲소장 기록 전체 개요조사 해보니
한편, 2020년 늦봄 아카이브는 소장 기록에 전체에 대한 개요 조사를 진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문익환과 박용길 기록 외에 문재린과 김신묵, 그리고 문동환과 문혜림의 기록이 주요한 아카이브 콜렉션으로 구성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늦봄문익환아카이브 분류기준표, 2022).  또한 늦봄과 봄길이 속한 가계도에 등장하는 형제와 자녀 등 다양한 가족 관계에 등장하는 인물과 연관된 기록들도 다수 확인하였다

 

◇ 늦봄문익환아카이브의 가계도. 늦봄이 쓴 옥중편지를 받은 가족들을 중심으로 구현해 놓았다.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가계도) 보기]



늦봄 아카이브에는 늦봄 문익환을 비롯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의 특색 있는 행적과 관련된 기록들이 모여 있다. 이는 시간적으로 1885년경부터 현재까지 걸쳐 있고 공간으로는 북간도 명동촌에서 시작해 북한과 남한 그리고 해외에 이르기까지의 넓은 범위를 아우르고 있다. 또한 가족의 기록들은 내용적으로 문익환 목사와의 관계를 담고 있는 것들도 있지만 가족 개인의 독자적인 활동, 즉 개인의 사회적 활동과 성취를 담은 기록들도 포함하고 있다. 일제하 북간도 한인 기독교 사회의 중심인물이었던 문재린과 김신묵, 근현대를 살았던 여성으로서 기독교 활동과 민주화 가족운동 및 통일운동에 앞장섰던 박용길, 종교인이자 정당인으로 민중 신학자이자 5.18 광주 청문회 위원장으로 알려져 있는 문동환과 해외 선교사 월요모임의 일원으로 활약했던 문혜림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 수유리 한신대 캠퍼스 사택에서 문익환 목사 가족.
(앞줄 왼쪽에 문동환, 문혜림, 뒷줄 가운데 김신묵, 문재린, 오른쪽 박용길, 문익환 부부) 



역사는 기록에 비례한다. 역사를 구성할 풍부한 기초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늦봄문익환아카이브’에 남겨져 있는 가족들의 기록은 아직 충분히 모아지지 못했고 정리도 미흡한 상태다. 하지만 이 기록들은 개인들의 기록이자 다양한 관계와 활동의 기록, 우리 사회, 공공 영역과도  연결되어 있어 이면을 살펴보고 폭넓게 심화시킬 수 있는 역사, 문화적 가치를 가진 사료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함께 나누고 되새기는 일이 절실하다. 이것이야 말로 지금 ‘늦봄문익환아카이브’와 ‘콘텐츠 플러스’가 함께 하는 이유가 아닐까.


<글: 아키비스트 지노>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의 삼 년 묵은 아키비스트로 늦봄과 봄길의 기록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하는 아카이브하는 사람이다.




월간 문익환_5월 <문익환의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