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5월 <문익환의 가족>

[사료의 발견] 아들 익환에게, 늦봄이 꿈꾼 바람직한 가정

[문재린 목사가 옥중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 

 “슲어서 우는 자식은 사랑의 품에 꼭 안어주는 거다”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첫 수감생활을 하는 아들이 감옥에서 생일을 맞게 되면서 당시 캐나다에 거주하던 아버지 문재린이 보냈던 편지의 일부이다.

 
익환의 옥중생일
 
  1. 몸이 튼튼한 자식들은 제 맘대로 버려두지만 병든 자식의 그 옆은 잠시라도 떠날 수 없는거다
  2. 벗들과 같이 노는 자식들에게선 자유롭게 놀라구 그 자리를 떠나지만 혼자서 적적히 지나는 자식에겐 일부러 찾어가서 이 말 저말 건너는 거다
  3. 풍성히 가진 자식에겐 아무것도 주지 않지만 가난한 자식에겐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 주는거다
  4. 기뻐하는 자식은 가만 두어서 실큰 즐기게 하지만 슲어서 우는 자식은 사랑의 품에 꼭 안어 주는거다. 하물며 하느님 아버지랴
 
멀리 떠러져 있는 아비 씀. 1976. 6. 1
 
◇ 문재린이 문익환에게 쓴 편지(1976. 6. 1)
 
 

 
[늦봄이 꿈꾼 ‘바람직한 가정’] 

“자유로운 분위기 만들고, 놀라움으로 기다려라”

“사회라는 큰 가정이 바람직한 상태에 있지 않은데 나 한 사람의 가정만이 바람직한 상태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바람직한 가정이란… 나는 언제나 내일을 미지의 내일로 맞이하고 싶다. 오늘을 진실되게 살고는 내일은 ‘놀라움’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바람직한 가정의 모습을 그려 놓는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타고나 인간성과 바탕과 창의를 마음껏 개발하고는 어떤 가정이 되나 놀라움으로 기다려 보라고 충고를 드리고 싶다. 그것을 위해서 자유 분위기를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라고 충고를 드리고 싶을 따름이다. ….햇순으로 알고 꺽거나 분질러 버리지 않고 소중히 여겨주고 키워주는 정성이 있어야 하겠다는 말이다…”

“바람직한 가정의 청사진을 그리지 말라, 우리가 아무리 멋지게 그려 보아도 식구들의 타고 난 뜻과 재간을 마음껏 꽃피우기만 하면 그 결과는 언제나 그보다는 나을 것이다. 솔로몬이 아무리 화려하게 차려 입었어도 그것은 길가의 파랭이 꽃 하나만큼도 못한 것이다.”

 

◇ 문익환. “바람직한 가정”. 『새가정』 , 1970. 4. 13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월간 문익환_5월 <문익환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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