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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인형


가해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 땅의 아동·청소년들이 처한 폭력적인 일상을 느껴보길 바란다. 상처 입었지만, 끝내 발 딛고 일어서려 애쓰는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들의 마음을 관객들에게 전하려 한다. 거울에 비친 관객의 모습에 겹쳐진 피해 아동·청소년이 만든 수호천사인형은 묻는다.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부드럽고 따뜻한 양말을 이용하여 인형을 만드는 작업은 결핍된 애착관계의 재형성을 돕고 안전한 중간대상을 통해 관계의 회복을 경험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자신만의 인형을 만들고 바느질 작업을 통해 자신의 ‘내면 아이’를 위로하고 자신의 걱정을 모두 가져가거나 자신을 지켜주는 상징물을 만들었다. 부드러운 천의 느낌을 느끼며 위안을 받고 자신을 덮는 보호의 표현으로 스스로 치유할 수 있었고, 재료가 유연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 변화를 통해 자아를 투사하였다. 

작업 과정에서 자아와 내면을 투사하고 혼란스러운 마음 안에서 자신이 희망하는 것을 나열하여 스스로가 마음의 문을 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바느질과 같이 반복되는 작업 안에서 실패하고 도전하며 완성되어가는 결과물을 보며 흥미를 느끼고, 성취감과 쾌감을 경험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다.
김선영  예술심리치료사

 
 
수호천사인형
Mixed media, 30x11x6cm, 2018
밝은 색이 너무 마음에 들고 리본으로 꾸미니 만족스럽다. 자신을 드러내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만 항상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인형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친구들과 비교되고 힘들었었는데 마음을 다잡고 어떻게든 완성을 하고 보니 만족한다. 색상 조합이 마음에 들고 수호천사라고 하니 언제든지 내 옆에 있어주고, 도와줄 것 같고 든든한 마음이 생긴다.
 
수호천사인형
Mixed media, 30x11x10cm, 2018
인형을 만들고 보니 입이 크다. 하고 싶은 말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의 마음이 표현된 것 같다.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내 상황이나 처지를 말할 수도 없고, 이해해 줄 것 같지도 않고, 이상하게 보일까봐 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앞으로는 분신과 같은 이 수호천사와 대화해야겠다.

 
수호천사인형
Mixed media, 27x11x12cm, 2018
나는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초콜릿색을 선택했다. 남들과 달라서 좋다. 생전 처음 바느질을 해 봤는데 잘 안 된다. 그래서 개성 있고 심플하게 하기로 했다. 나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바라보기 때문에 하트를 붙였다. 내가 만든 내 편이 있는 거 같아 좋다.

 
수호천사인형
Mixed media, 30x11x8cm, 2018
시작 단계에서는 적극적으로 시작을 했으나, 곧 반복되는 바느질이 어려워 중단하고 싶었다. 그러나 만드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만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어져 주변의 재료를 이용하여 나만의 수호천사를 완성하였다. 알록달록한 것이 예쁜데 하나하나 붙일 때마다 내 성격, 기쁨, 좋아하는 것, 아픔을 이야기하고 내 안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수호천사인형
Mixed media, 26x9x8.5cm, 2018
집중하여 인형을 만들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한 가지를 위해 집중해본 적이 없다. 만드는 과정이 계속 반복되고 오랫동안 하는 게 힘들었는데, 은근 만들고 보니 나의 모습 같고 더 잘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인형을 얼굴에 비비며 감촉을 느끼며 안정감을 느꼈다. 조용히 소망을 빌어본다.

 
수호천사인형
Mixed media, 17x10x8cm, 2018
처음 계획했던 것과 모습이 달라졌지만, 노란색 수호천사가 피카츄 같고 너무 마음에 든다. 내가 완성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 내가 만들어서인지 왠지 든든하고 혼자라기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