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 ITF, 태권도시범단 합동 시범공연(첼라빈스크, 2015년 5월 12일)

2015년 5월 1일 정부가 북한과의 사회·문화교류 및 인도적 지원사업을 허용했다. 통일부는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문화와 역사,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남북교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자치단체 및 민간단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인도적 지원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단되었던 남북교류와 대북지원 사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108 5월 12일(현지시간) 북한 주도의 ITF시범단이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WTF가 주관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시범 공연을 했다.109 WTF의 대규모 행사에 북한 선수들을 비롯한 ITF 인사가 참가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북한의 황호용 ITF 수석부총재는 “2014년 ITF와 WTF 두 단체 총재가 체결한 합의서 내용에 따라 서로 협력해 나가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ITF 기술위원장도 맡은 황 부총재는 “ITF와 WTF의 뿌리는 하나이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면서 “오늘 시범을 통해 서로 어떤 기술로 발전해왔는지 잘 볼 수 있을 것”110이라고 말했다. 8월 26일(현지시간) ITF는 불가리아 총회에서 ITF 사무총장을 지낸 리용선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을 제3대 총재로 선출했다. 2002년부터 ITF 수장으로 일해온 장웅 총재를 종신 명예총재로 추대했다.111 북한이 주도하는 ITF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9월 9일 장웅 명예총재는 “(지난 봄) 조정원 총재가 무주에 초청하는 편지를 보내 2015년 10월이나 11월에 시범공연을 성사시켜 보자고 했다”며 “WTF 시범단을 평양에 파견하는 것도 크게 힘들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장 명예총재는 “의향서에 있는 건 다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우리 둘이서만 한 게 아니라 IOC 위원장과 관리들이 모두 참가해 사인한 것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시선이 있다”112고 강조했다. 11일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남북 태권도가 함께 참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ITF가 WTF 모자를 쓰고 레슬링처럼 두 개의 종목, 두 개의 세부종목으로 늘리면, ITF가 WTF 옷으로 갈아입지 않고도 도쿄올림픽에 얼마든지 참가할 수 있다”며 “IOC와 WTF와 논의하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ITF가 서울에 가고, WTF가 평양에 오는 양측 교류의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113 그러나 2016년 2월 1일 통일부는 ITF가 상반기 전북 무주에 태권도 시범단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불허했다.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상당히 엄중한 상황에서 남북 민간교류는 잠정적으로 자제해야 할 시기”114라고 밝혔다. 7월 25일에도 정부는 9월에 열리는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에 북한이 태권도시범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115 한편 두 연맹은 난징에서 합의한 올림픽 참가 방법을 두고 기존의 WTF방식과 다른(ITF) 방식 사이에서 논쟁을 계속했다. 2016년 8월 3일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은 ITF 소속 선수들이 세부종목으로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기대했다. 레슬링의 경우처럼 “ITF가 WTF 규정이나 모든 것을 맞춰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태권도라는 큰 우산 아래 WTF는 WTF식 대로 하고 ITF는 ITF식으로 하면서 같은 태권도로 올림픽에 들어가는 것”116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8월 16일 WTF 조정원 총재는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 “WTF 규정을 따른다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IOC가 인정한 스포츠 태권도의 세계본부는 WTF이니 북한이 WTF 협회를 만들어 대륙선발전 등에 참가한다면 얼마든지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다"117고 설명했다. 그러자 10월 21일 북한의 리용선 ITF 총재 겸 조선올림픽 위원회 부위원장은 “2014년 IOC가 참석한 가운데 채택한 의정서를 준수하기 위해 두 단체 간 기술적 문제 등의 해결이 하루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2024년 올림픽부터는 태권도 종목 자체가 '의정서 불이행' 이유로 배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9월 말 IOC와 WTF 측에 공문 서류를 보냈으며 현재 답신을 기다리고 있다” 며 압박했다.

108 “대북교류·지원 '훈풍'…지자체·문화체육계 재개 시동,” 연합뉴스, 2015.5.3.
109 “北 장웅 IOC위원, 러시아 세계태권도선수권 개막식 불참통보,” 연합뉴스, 2015.5.8.
110 “北태권도시범단 "태권도는 조선의 무술…뿌리는 하나",” 연합뉴스, 2015.5.12.
111 “북한 주도 국제태권도연맹 새 총재 선출(종합),” 연합뉴스,2015.8.27.
112 “남북 태권도시범단, 올 가을 평양-무주 상호 방문 추진,” 연합뉴스, 2015.9.9.
113 “북한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태권도 함께 참가해야",” 연합뉴스, 2015.9.11.
114 “통일부‘북한태권도(ITF)’ 전북 방문 제동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 전북 무주 방문 계획 불허…ITF“곧방문 가능할 것”,” 뉴데일리, 2016.2.2.
115 “[단독] 북한, 청주 무예대회 참가 뜻 밝혀…한국 "초청 승인 안 해," VOA, 2016.7.27.
116 “[단독인터뷰: 장웅 북한 IOC 위원] "북한 주도 ITF 태권도, 도쿄올림픽부터 참가 가능할 것", ” VOA, 2016.8.5.
117 조정원 총재는 "IOC가 추가로 포함한 5개 종목을 도쿄에서만 치르겠다고 했지만 만약에 TV시청자나 관중이 열광해 인기종목으로 자리잡으면 2024년 올림픽 개최도시도 가라테를 종목에 포함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올림픽> 조정원 총재 "4년 뒤엔 도쿄서 가라테와 경쟁…더 변화해야",” 2016.8.17.
118 “北 리용선 ITF총재 "내년 평양 세계태권도대회 누구든 오라",” 연합뉴스, 2016.10.21.
출처: 홍성보(2021). 서울평양 태권도 문화융합. 교보문고, 5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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