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태권도 올림픽서 볼까…WTF·ITF 교차출전허용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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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태권도 올림픽서 볼까…WTF·ITF 교차출전허용 논의
기사입력 2013.09.16. 오후 04:39 최종수정 2013.09.16. 오후 04:41
조정원 총재 "이르면 다음 달 양해각서 체결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북한 주도의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양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에 소속 선수들의 교차 출전을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어서 관심을 끈다. 조정원 WTF 총재는 16일 "두 경기단체가 상호 존중의 원칙에 따라 서로의 경기 방식과 룰만 따른다면 교차 출전을 허용하는 것에 뜻을 같이했다"면 서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조 총재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25차 총회가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한의 IOC 위원인 장웅 ITF 총재와 두 차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양측은 올해 3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독일오픈태권도대회 때를 비롯해 이미 세 차례 회동하고 공감대를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 다. 조 총재는 "잘되면 다음 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월드컴뱃게임 때 장웅 총재를 만나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미 상당한 의견 접근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양 기구 내 승인 절차, IOC와 협의 등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두 경기단체가 교차 출전을 허용하면 일단 ITF에 소속된 북한 선수들도 올림픽에 출전할 길이 열려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올림픽에는 IOC가 인정한 WTF 소속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장웅 총재도 지난 1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잘 되고 있다. 가능성은 있고 가능성이 있으니까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라며 ITF 태권도의 올림픽 출전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ITF는 1966년 서울에서 육군 소장 출신 최홍희씨 주도로 창설됐다. 이후 ITF는 최씨가 한국 정부와 갈등으로 캐나다로 망명하고, 1980년부터 태권도 보급을 위해 북한에 사범들을 파견하면서 북한과 인연을 쌓아 'ITF 태권도는 북한 태권도'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2002년 최홍희 씨 사망 후 ITF는 장웅 총재가 맡은 조직과 최홍씨의 아들인 최중화 씨가 따로 만든 조직, 베트남계 캐나다인 트란 콴이 만든 조직 등 으로 분열됐다. 그동안 WTF는 IOC 위원인 장웅 총재가 이끄는 쪽을 태권도 통합의 협상 파트너로 삼아왔다. 조 총재와 장 총재는 2005년 6월 스위스 로잔에서 당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주선으로 태권도 발전을 위해 기술과 행정을 통합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양 단체는 기술통합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총 11차례의 실무자 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2008년을 끝으로 교류가 끊겼다. 40년 가까이 제 길을 걸 어와 겨루기나 품새의 기본 틀마저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양 단체의 통합에는 한계가 있었다. 양 단체 주관 대회의 교차 출전 허용은 WTF와 ITF의 통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태권도 교류의 물꼬를 트는 현실적 방안이 될 전망이다. 또한 IOC가 앞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을 다시 선정할 때에도 태권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조정원 총재는 이날 연합뉴스 보도전문채널 뉴스Y에 출연해 태권도가 2020년 도쿄올림픽 핵심종목으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 태권 도가 올림픽 스포츠로서 더욱 확고히 뿌리내리려면 변화와 개혁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 총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팔각경기장 도입, 경기복 개선 등을 통해 좀 더 재미있고 새로운 태권도를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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