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통합논의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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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통합논의 어떻게 되나
기사입력 2008.09.07. 오후 07:51 최종수정 2008.09.07. 오후 07:51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국제태권도연맹(ITF)을 창설한 고(故) 최홍희 장군의 아들 최중화(54)씨가 입국하기로 하면서 북한 장웅 국제올림픽 위원회(IOC) 위원이 이끌어 온 ITF가 북한 노동당 통일선전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주장을 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최 씨는 8일 입국할 예정이다. 1972년 캐나다로 정치적 망명을 한 최홍희 ITF 초대 총재가 2002년 북한에서 사망한 뒤 북한이 장웅 위원에게 ITF 총재직을 맡기자 최 씨는 장웅 체 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캐나다에서 별도의 ITF를 조직해 총재를 맡아 왔다. 최 씨의 이번 주장으로 ITF의 정통성 및 국내 ITF 조직의 활동 문제에 대한 논란은 물론 특히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장웅 측 ITF와 진행해 온 태권도 통합 논의의 적절성 여부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1973년 창설돼 서울에 본부를 둔 WTF는 IOC가 승인한 국제경기연맹으로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이끈 단체다. 하지만 WTF는 ITF와 태권도 통합을 위해 그 동안 장웅 측 계열과 만나 왔다. 조정원 WTF 총재와 장웅 ITF 총재는 2006년 12월 하계 아시안게임이 열린 카타르 도하에서 두 기구의 행정 및 기술통합문제를 다룰 '태권도통합조 정위원회' 구성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했고, 이후 올해 3월까지 네 차례 회의를 가졌다. 장웅 총재는 지난해 4월 북한 ITF 시범단과 함께 방한해 조 총재와 태권도 통합의 후속조치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당시 장 총재의 방한은 지난해 1월 서울에 사무실을 마련한 ITF태권도협회의 사단법인 등록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장웅 계열은 2005년 12월 'ITF대한민국협회'라는 명칭으로 서울에서 ITF태권도협회를 출범시켰는데 당시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 었으나 태권도계의 반발로 장소를 변경했고, 초대 회장으로 내정됐던 한 국회의원이 회장직을 포기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WTF와 ITF의 태권도 통합 움직임에 대해 태권도계에는 시작부터 '정치논리'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ITF가 분열돼 여러 계파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WTF가 IOC 위원인 장웅 총재 측을 통합 논의 파트너로 삼은 것이나, 통합조정위 구 성에 합의한 지 2년이 가까워 오는데도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것 등이 양 측의 통합 의지에 부정적 시각을 계속 불러왔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최중화 계열의 ITF도 태권도를 무도가 아닌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해 온 장웅 측의 활동에 문제를 제기하며, WTF와 장웅 측 ITF간 일방적 태권도 통합 논의에 반대해 왔다. 태권도계에는 약 40년 가까이 제 길을 걸어와 겨루기나 품새의 기본틀마저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술적 통합은 힘들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10월 제3차 회의에서 통합조정위 산하에 품새와 겨루기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을 뿐 지난 3월 한 차례 더 회의를 갖고도 양 측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통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WTF와 ITF는 10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제5차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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