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WTF총재 "태권도 통한 세계화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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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 WTF총재 "태권도 통한 세계화 전략 필요"
기사입력 2007-10-02 08:20 최종수정 2007-10-02 08:26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과 자크 로게 IOC위원장 로게 IOC위원장과 로잔서 회동..태권도 활성화 방안 논의
"태권도, 올림픽 종목으로 남으냐가 절체절명 과제"

(로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조정원(趙正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1일 "태권도를 좋아 하면 한국 문화를 좋아하게 되고, 한국 상품에 대한 구매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제 태권도를 통한 세계화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 총재는 이날 오후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를 방문해 자크 로게 IOC위원장을 만나 태권도의 활성화 방안 등에 관해 40여분간 환담했다. 로게 위원장과 환담을 마친 직후, 조 총 재는 IOC 본부에서 연합뉴스와 단독 회견을 했다. -- 요즈음 태권도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얘기들이 적지 않다. ▲ 태권도가 25개 올림픽 핵심 종목으로 살아 남느냐가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 회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그 결정은 언제 이뤄지나.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에 포함될 가능성은. ▲ 지금은 그 누구도 그에 대한 답을 줄 수 없는 문제이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IOC 총회 가 개최된다. 거기서 차기 IOC위원장과 새로운 IOC위원들을 선출하는 한편, 2016년 하계 올림픽 개 최지와 25개 핵심종목을 결정하게 된다. 뒤늦게 올림픽 종목에 들어간 태권도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차대한 시기이다. 총회 개최에 앞서 코 펜하겐에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만큼, 그 대회를 잘 치러야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 에 포함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사고 없이 잘 치르는 게 무엇보다 중 요하다. 베이징 올림픽을 잘 치르면 2009년까지 잘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최근 세계의 태권도 경기력 수준은. ▲ 현재 186개 가맹국 가운데 상위 30개국의 수준이 비슷하다. 지난 5월 베이징 대회에서 27개국이 메달을 땄다. 이는 태권도의 수준이 평준화됐으며, 태권도에 애정을 지닌 나라들이 많아졌음을 반 증하는 것이다. --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세계예선대회는 어떠했나. ▲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심판 판정에 불복하거나 편파 판정이라는 시비가 있었으나, 사흘간 맨체스 터에서 열린 이번 올림픽 세계예선대회에서는 단 한 건의 항의도 없었다. 로게 IOC위원장과 만나서 이런 사실을 전하고,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국제심판의 자질 향상 및 공정한 심판에 최선을 다 해 심판의 편파 판정 및 실수에 따른 선수들의 불편 사항들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게 위원장은 아테네 올림픽 당시의 불미스러운 장면들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번 맨 체스터 세계예선이 잘 마무리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로게 위원장은 메달들이 특정 나라 에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나눠져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 최근 국제사회에서 태권도를 바라보는 눈길은 어떠한가. ▲ IOC나 스포츠 관련 국제기구들은 그동안 태권도가 너무 한국인들 중심으로 되어 온 게 아니냐, 이제는 국제화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저는 한국에서 출발한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에까지 포함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태권도와 유도를 빼면 전부 서양에서 시작 된 종목들 아닌가. 정말 어려운 시기에 해외 사범들의 노고가 컸고 전임 총재의 역할도 컸다고 본 다. 올림픽 종목에 들어갔다는 것은 이제 태권도가 더 이상 한국인들만의 태권도가 아니라, 세계인의 태권도가 됐음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가 태권도에 애정을 갖되 우리만의 것이라고 집착하지 말고 세계 속에서 태권도가 더욱 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태권도는 우리가 세계인에게 준 선물이라 고 여기면 어떠할까 한다. -- 유럽태권도연맹 등에서 WTF 총재 자리에 눈독을 들인다는 얘기도 있다. ▲ 우리들이 공정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면, 한국인이 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태권도를 통한 세계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태권도를 좋아하면 김치와 한국 음식을 비롯해 한국 문화를 좋아하게 된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게 되면, 한국 상품에 대한 구매력으로, 한국 상품의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WTF 총재 자리를 빼앗기면, WTF 사무국이 다른 나라로 옮겨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이런 의미 있 는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된다. 공기와 물과 마찬가지로 우리들이 태권도의 소중함을 모르는 게 아닌가 한다. WTF 총재를 맡고 있는 동안, 우리가 태권도의 소중함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없어진 후에는 후회해도 소용 없지 않은가. 태권도의 세계화 전략을 통해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세계에 심는 게 중요하다. 지금 아프리카.중남 미.아시아 등지에서는 태권도 사범도 부족하고 도복과 호구 등 태권도 용품도 많이 모자른 상태이 다. 헌 도복이라도 보내달라고 한다. 이런 부분에 국민들이 더욱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었으면 좋겠 다. WTF는 현재 IOC로부터 받는 기금의 3분의 2를 각국 국가태권도연맹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 태권도가 위기인데, 정부가 잘 지원해 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온다. ▲ 정부도 최근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과테말라시티에서 개최된 IOC 총회에서 평 창의 동계 올림픽 유치가 또 다시 좌절한 이후, 정부가 국제 스포츠 외교의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문화관광부도 태권도를 통한 국제스포츠 외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최근에 WTF와 몇 차례 회의를 갖기도 했다. -- WTF와 북한 국제태권도연맹(ITF) 간의 관계에 대해 로게 위원장과 협의했나. ▲ 오늘은 그런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분명한 사실은 두 연맹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헤어진 시간 만큼이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ITF에 소속돼 있다고 하더라도 경기방식만 WTF 방식으로 바꾸면 올림픽에 출전이 가능하다. IOC는 통합 문제는 WTF와 ITF 두 조직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해나갈 계획인가. ▲ 지금까지 정말 어렵게 헤쳐온 태권도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올림픽 종목으로 계속 남고, 스포 츠 마케팅 등을 통해 태권도가 한국인만의 스포츠가 아니라, 세계인이 즐기고 사랑하는 스포츠라는 이미지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큰 부분은 WTF가 국제 스포츠 기구로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심판의 공정성과 함께, 스포츠 마 케팅을 통해 재정을 강화하고, 목 마른 나라들을 지원해 주는 등의 노력을 하게 되면, 2년후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 -- WTF의 경우 사실 재정이 약하지 않은가. ▲ 전 세계 186개국에서 6∼7천만명이 태권도를 즐긴다. 최근 들어 후원을 하겠다고 하는 스포츠 마 케팅 관련 국제 기업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 끝으로 국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태권도가 우리나라의 국기이고 우리나라가 태권도의 종주국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국제 올림픽 종목이 됐으니, 세계 속에서 태권도가 더욱 뿌리를 내리고 발전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더욱 더 많은 성원을 해줄 것을 당부드린다. lye@yna.co.kr (끝) Copyright ⓒ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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