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의원 부위원장 선거 왜 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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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의원 부위원장 선거 왜 나갔나
기사입력 2003-07-06 18:48 최종수정 2003-07-06 18:48

의혹을 받아가면서까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왜 IOC 부위원장 출마를 강행 했을까. 김운용 IOC 위원은 힘이 필요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부위원장 출마를 강행한 이유도 IOC 내부에서 일정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보여진다. IOC 내부는 철저한 파워게임의 현장이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중계권 계약 같은 IOC 현안이 있을 때마다 82개국에 127명밖에 없는 IOC 위원들은 대륙·국가·개인의 이해관계 에 따라 합종연횡을 거듭해 왔다. 김위원은 2001년 모스크바 총회에서 실시된 IOC 위원장 선거에서 자크 로게 현 위원장에게 패한 뒤 적지않은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 IOC 내 주류인 유럽세와 맞서는 비주류 리더로서 영향력이 현 저히 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한때 30명을 웃돌았던 그의 지지세력은 최근 20명선으로 줄어들었 다. IOC 위원장 낙선 후에는 대한체육회장까지 떼밀리다시피 내놓아야 했다.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스캔들에 연루된 그의 아들은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은 김운용 진영에 위기감을 증폭시켰 다. 그의 힘은 상당부분 세계태권도연맹에서 나온다. 그러나 태권도는 IOC 내에서 신분이 불안하다. 일 단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정식종목으로 남지만 그 이후 운명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유치한 중국이 우슈를 정식종목으로 편입시키는 데 성공할 경우 태권도가 희생양이 될 것이란 소문이 IOC 내에서 나돌고 있다. 김위원측은 부위원장 당선이 이런 위기감을 일거에 해소하고 ‘파워 김운용’의 위상을 회복하는 계 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위원은 앞으로 4년간 부위원장을 맡는다. 비주류의 대표주자가 되면 추종세력이 자연히 형성되고 그 경우 한국도, 태권도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다. 물론 4년 후 IOC 총회에서 2014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책임지고 유치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위원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라하 총회에서 한국은 평창 올림픽과 부위원장을 맞 바꾼 셈이 됐다. 17년간 IOC 위원직에 머문 김위원이 ‘IOC는 특정지역에 두가지 선물을 한꺼번에 주지 않는다’는 전통을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평창을 위해 더 뛰었는지, 부위원장 당선에 더 신경썼는지는 김위원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권부원기자 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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