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南시범단 평양공연 의의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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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南시범단 평양공연 의의와 전망
기사입력 2002.09.17. 오전 07:05 최종수정 2002.09.17. 오전 07:05

(평양=연합뉴스) 이상원기자= 남한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 공연은 이질화의 길을걸어온 남북 태권도의 통합 뿐만 아니라 민족 화합에 또 하나의 디딤 돌을 놓았다. 태권도 종주국들인 남북은 지난 73년과 66년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이라는 독립된 국제 기구를 각각 설립하고 김운용과 최홍 희라는 두 거두를중심으로 정통성과 세력 다툼을 벌이며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그 결과 지난 30여년 동안 남북 태권도는 용어에서 부터 보호장비, 품새, 기술형태, 경기 규칙 등에서 차별화 돼 왔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남한 시범단의 성공적인 평양 공연으로 이질화를 극복하고 통합의길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기술상의 차이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남북 태권도 관계자들의 통합 의지가 뜨겁다는게 고무적이다. 북한의 조선태권도위원회 황봉영 위원장은 "북과 남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로알게 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 사망한 최홍희 ITF 총재로부터 ITF를 맡아 달라는 유언을 들은 것으로알려진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하나의 태권도를 만 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더욱 깊어진다"며 통합의 의지를 보였다. 특히 최 위원은 최근 모나코에서 김운용 WTF총재를 만나 양대 기구의 통합에 대해 밀도 높은 얘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져 통합의 현실성을 높이 고 있다. 남한 시범단의 구천서 단장(대한태권도협회장)도 "남북 교류가 지속되다 보면자연스럽게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교류의 지속성 여부지만 시기적으로 북한의 자유화 및 개방정책이 이어지고 있어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물꼬 가 터진 남북태권도 교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번 방북에서 2002부산아시안게임 기간에 북측 태권도 관계자들이 남한을 방문하도록 초청했고 다음달 하순 북한 시범단의 서 울 공연도 예정돼있어 남북태권도 관계자들의 만남의 장은 이어진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이 기간에 남북 태권도 교류 정례화를 이끌어낸다는 생각이어서 성공만한다면 통합에 소요되는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을 것으 로 보인다. 태권도가 민족 고유의 스포츠라는 상징성까지 고려한다면 다른 종목 뿐만 아니라 민족 화합과 통일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체육 교류는 예술, 사회 등 다른 분야로 확대될 수 있고 비정치적인 분야에서남북이 공통의 정서를 갖게 된다면 통일의 걸림돌을 넘기가 훨씬 수월해 지기 때문이다. lees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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