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5월 김운용 WTF 총재는 각종 국제대회에 북한의 참가 를 위해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WTF 경기규칙을 준수한다면 북한이 시드니대회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총재는 대북창구로 존 핸슨 세계연 맹 부회장(미국) 등 다양한 경로를 가동하고 있으나 아직 북측 의 반응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41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동행한 김운용 WTF 총재에게 “남북태권도가 하나로 합쳐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제의함으로써 남북태권도 문제가 국가 차원으로 급부상했다.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WTF 총재는 16일 태릉선수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무르익고 있는 남북 화해 분위기를 감안, 현재 올림픽 태권도 출전자격이 없는 북한에 와일드카드 2장을 내주기로 했다”며 “조만간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사마란치 IOC위원장에게 보내 승인을 요청할 것”42이라고 말했다. 김운용 총재는 “WTF 비회원국인 북한과의 태권도 교류와 협력에도 이미 물밑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김총재는 “북한은 대련 위주의 스피디한 경기를 펼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자세가 강조되는 시범 태권도를 한다”고 소개하며 “선수층은 그리 두텁지 않지만 남북 교류가 이뤄질 경우 서로 상향 평준화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으로 기대했다. 한편 9월 2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ITF 특별총회에서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이 신임 총재로 추대되었다. 이후 10월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기간 동안 남북의 김운용과 장웅 IOC 위원 겸 두 연맹 총재가 만나 양측의 통합문제를 논의했다. 이어 12월 1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제4차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이 먼저 “WTF과 ITF로 나눠진 남북태권도 교류와 통합 작업을 추진하자”고 공식 제의해 왔다.44 그런 가운데 12월 19일 김운용 WTF 총재가 “IOC로부터 `태권도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정식정목으로 채택됐다'는 서한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IOC 규정상 ‘영구종목’이라는 말은 없으나 2008년 이후에도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총재는 앞서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이 제기한 태권도 교류 및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WTF는 IOC가 임명하는 국제경기단체(IFs)로 언제든지 문호를 개방하고있다”면서 “태권도협회간 교류는 기대할수 있을 것” 45이라고 밝혔다. 두 연맹의 통합 문제에서는 WTF방식을 고수하면서 남북의 직접적인 태권도 교류의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41 “김운용 세계태권도 총재 "북한에 문호개방",” 연합뉴스, 1999.5.21.
42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北 태권도 올림픽 출전 가능성 높다,”국민일보, 2000.8.16.
43 “[김운용위원 단독 인터뷰] 태권도 2004년에도 정식종목,” 동아일보, 2000.9.27.
44 “[태권도] 남북 ‘태권도 통일’ 빨라진다,” 국민일보, 2000.12.15.
45 “태권도, 올림픽 "영구종목" 확정,” 연합뉴스, 2000.12.19; 한편 2000년 12월 최홍희 ITF 총재의 방한이 추진되었다. 정부의 승인이 나오면 2001년 2월께 방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출처: 홍성보(2021). 서울평양 태권도 문화융합. 교보문고, 32-3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