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대를 살면서도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대단했다.
그 결과가 제주에 터를 잡고 분재를 벗 삼게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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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후 1963년 11월 30일 먼 남쪽 제주도를 향해 처음 타보는 목포행 완행열차를 타고 하루를 목포에서 묵고 연락선을 타니 울려 퍼지는 가요 소리와 출렁이는 파도 소리에 설레던 마음은 지금도 나를 상기시켜주곤 한다. 신비의 섬 제주에 처음 발을 딛고 낡은 버스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일주하면서 따뜻한 기후와 바다, 돌담, 상록수 나무들과 들판에 피어 있는 노란 배추꽃과 밀감에 매료되어 들뜬 마음으로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 성범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