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30일(토), 故이채관 1주기 추모식, 그 현장을 전합니다.
추모행사는 17년 넘게 홍대 앞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공연장이자 Bar인 '샐리기타'에서 진행되었는데요, 샐리기타는 고인이 떠나기 전날 들린 곳이자 이곳을 운영하는 가수 정서용과 고인은 홍대에서 활동을 하며 알게된 오랜 인연이었습니다.
채관의 제자 양인정의 사회로 시작. 채관을 붙들다 놓아준지 얼마되지 않는 친구의 빈자리가 큰 손동유, 채관이 존경하고 좋아한만큼이나 그의 부재가 아쉽고 그리운 이영범, 채관과 안 친하다는 말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최정한, 그리고 3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한 친구를 아직 떠나보낼 수 없는 강구야가 참석해주신 분들에게 인사를 건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행사 사전에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글 또는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렇게 꾸민 추모영상을 다함께 감상했습니다. 잠시나마 생생한 고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채관의 동료였던 송준민과 댄서들의 공연으로 추모공연의 첫 순서를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춤에 잠시 시간이 멈춘듯했습니다. 춤을 언제 한번 보여드리겠다는 말에 채관이 '부담스럽다.', '쑥쓰럽다.' 하셔서 늘 넘기기만 했었는데 이번 기회로나마 꼭 보여드리고 싶어 준비했습니다.
두번째 순서는 채관의 제자이자 크로스오버가수인 하나린의 노래와 색소포니스트 여요한의 색소폰 연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어갔습니다. 가수 하나린은 숙명여대에서 수업을 수강하면서 제자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추모의 자리가 있다면 꼭 참여하고 싶었다며 기쁘게 응해주었고 마중, 바람, Loving you(색소폰연주), Cheek To Cheek 3곡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채관의 고향친구이자 30년의 인연, 채관을 질투(?)하고 사랑(?)한 강구야가 문화연구 시월 창립문을 들려주었습니다. 창립문 낭독을 랩으로 시도하였으나 염불(?) 랩으로 모두가 폭소를...! 끝은 역시나 채관이 좋아했던 Yeah~!! 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문화연구 시월은 고인이 살면서 부대끼고 고민했던 생각의 가치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다시 고민하고 함께 나누기 위한 시작입니다.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연구하지 않는 연구소', '연구를 구실로 만나서 노는 연구소'를 지향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래는 창립문의 내용 중 일부로, 고인이 했던 어록들을 모았습니다.
고인이 샐리기타에 오면 항상 찾았다던 하이네켄과 마른 오징어를 먹으며 한분씩 고인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추모행사의 분위기는 무르익었습니다. 선배 나우벨은 특별히 '이별의 종착역'을 불러주었습니다. 고인이 본인의 다가올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샐리기타에서 마지막으로 신청했던 노래였다는 사연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故이채관 1주기 추모식은 100명 가까이 되는 많은 분들의 찐한 우정으로 열릴 수 있었습니다. 슬픔은 함께 나눔으로써 치유되기도 하죠. 고인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인연들이 모여 울고 웃었던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고인에 대한 예의라며 4월 내내 공연을 잡지 않은 샐리기타의 정서용 가수님, 그리고 이채관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으로 발걸음해주신 많은 분들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