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비스트의 발견
아카이브가 만들어낸 다양한 지역문화행사
아카이브센터
게시일 2023.11.03  | 최종수정일 2023.11.07

각자의 데이터로만 저장되어 있던 기록이 서로 연결점을 갖게 되면
새로운 의미와 지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키비스트의 발견>은 여러 아카이브가 공개하는 기록과 콘텐츠를 살펴보면서 발견된 연결점을
새로운 맥락과 이야기로 풀어봅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잠잠해지고, 나들이하기 좋은 오색찬란한 단풍의 계절을 맞아 전국각지에서는 2019년의 가을처럼 다양한 문화예술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새로 단장하여 열린 축제부터 전통의 역사를 지닌 문화행사까지 정말 다양한 주제의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문화행사의 향연 속에서 아카이브는 무한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각종 문화행사의 내실을 다지고, 앞으로 발전할 미래상을 설계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11월 아키비스트의 발견에서는 아카이브의 힘으로 만들어낸 혹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친 문화행사를 요목조목 알아보고자 합니다.


 
시민의 일상, 지역의 기록이 되다.

유년시절 부모님과 함께 떠난 마을 나들이 추억이나, 학창시절 친구와 함께 촬영한 학교 혹은 마을에서의 일상 모습은 과연 기록이 될 수 있을까요? 개개인에게는 자신의 살아온 과거의 일상을 추억할 사진 한 장이지만, 그것이 한 곳으로 축적되면 마을 혹은 지역의 '기록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구축한 화성시민아카이브 특별기획전시 '나는 화성시민입니다.'는 화성시에 거주 중인 시민 개개인의 일상 기록이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이번 화성시민아카이브에서 진행한 특별기획전시는 그 동안 아카이브 구축 과정에서 축적한 화성시민의 삶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시 주제를 기획했습니다. 나아가 시민이 직접 생산한 일기와 이야기, 앨범 속 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화성시의 기록으로 축적하여 시민 누구나 화성의 일상과 이야기 그리고 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또한 서연이음터와 병점역 등 실제 공간에서의 전시 뿐 아니라 화성시민아카이브 홈페이지에서도 전시 중인 패널과 콘텐츠 생산물을 언제든 열람할 수 있도록 준비한 점이 특징입니다. 기존의 박물관 특별전시는 관람을 원하는 사람이 현장에 직접 방문해야하는 특성이 있지만, 아카이브는 화성의 사례처럼 언제든 콘텐츠와 기록물 하나하나를 열람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여줍니다.



 
아카이브가 만들어낸 백제의 숨결

지난 2023.09.23.~10.09. 기간 동안 충청남도 공주시와 부여군 일원에서는 올해로 개최 69주년을 맞은 '2023 대백제전'이 성대하게 진행되었습니다. 7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매년 고대 백제왕국의 숨결과 기상을 엿볼 수 있는 충청남도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백제문화제. 그 오랜 역사만큼 다양한 기록물이 탄생하는 축제이기도 합니다. 많은 기록이 만들어지는 만큼 그것을 모으고, 후대에 계승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죠? 다행히 공주대학교 공주학아카이브에서는 백제문화제와 관련된 유무형의 모든 자료를 아카이빙하고 있습니다.
 
제69회 세계대백제전의 중심에 열린 '백제문화제 아카이브전'
'백제문화제 아카이브전' 전시장 내부의 다양한 기록물 전시 모습

지난 '23.10.07.(土) 필자는 공주학아카이브에서 준비한 '백제문화제 아카이브전'에 초청받아 현장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실제 전시장에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생산된 다양한 형태의 백제문화제 관련 기록물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관람객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화한 백제문화제에 대해 알아보고, 오늘날 축제의 모습과 비교해보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나아가 공주학아카이브에서 '백제문화제' 관련 기록물을 어떻게 분류하고 정리하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록물의 형태에 따라 전시가 구분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날 필자는 아카이브 전시를 기획·준비한 관계인과 짧은 인터뷰도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2016년 공주학아카이브 구축사업을 시작한 후 정말 다양한 충청남도 공주(公州) 관련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그 가운데 이번 특별전은 유희성이 짙은 백제문화제에 교육·학술 목적의 성격을 첨가하고, 앞으로 계승하고 발전할 백제문화제의 미래상을 구상할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라며 충청남도를 넘어 전국구 축제로 자리매김한 백제문화제의 탄탄한 기초자료와 방대한 양의 준비과정을 소상히 소개해주었습니다.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박물관 전시와 다른 아카이브만의 전시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구술채록 자료를 영상매체와 접목하여 그 때 그 시절의 향수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시가지 가장행렬 도면의 경우 삽화에 미디어 콘텐츠 기법을 접목하여 기록물에 새로운 형상을 투영한 점이 중요합니다.
 
영상미디어 아카이브 전시를 구현한 모습

필자는 공주학아카이브 관계인과 현장을 둘러보며 정말 다양한 형태의 '백제문화제' 관련 기록물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사진과 문서류 이외에도 VCR·VHS 자료와 같이 영상미디어 매체까지 포괄한 광범위한 기록물이 오늘날 백제문화제를 만들어낸 원동력이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충청남도의 대표 축제이자 전국구 축제로 발돋움한 공주와 부여의 백제문화제는 준비과정부터 결과물까지 치밀하게 '기록'한 그 노력의 힘이 발현된 '아카이브' 기반 축제가 아닐까요?




지역 예술의 근원을 담은 아카이브

대한민국 각지에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각 지역에 근거한 문화예술 활동은 지역문화의 발전과 예술문화 저변 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곤 합니다. 지난 '23.10.17.(火)부터 시작된 '대구문화예술의 출발 전'은 지역 문화예술의 뿌리를 살펴봄과 동시에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대구문화예술의 시작과 오늘날 변화 양상을 조망할 이번 전시는 대구광역시에서 추진 중인 '문화예술 아카이브'를 통해 지역 예술가가 기증한 수많은 자료를 기반으로 이뤄졌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히 기증자료를 열람하는 차원을 넘어 '대구사진비엔날레'와 '대구시향' 등의 근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점이 독특합니다.
 
대구시립교향악단 '송년대음악회'(1982)

나아가 자료 전시와 더불어 준비된 영상실에서는 '그 때 그 무대'란 주제로 1980~90년대 대구의 무대에서 올라간 무용과 오페라, 클래식 등 영상 13편을 상영하고 있습니다. 이 공연 영상은 아날로그 비디오 테잎 자료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여 아카이브 기록물로 수집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구공연예술 아카이브의 아날로그 기록물의 보존 및 서비스 제공 방법을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위의 자료처럼 대구광역시 일원에서 진행된 각종 문예행사의 팜플렛과 초대장 등 관련 기록물 일체를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언제든 열람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지역에서 열린 문화공연 등의 홍보물을 일회성으로 치부한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역기관이 수행한 공연·전시·학술·사업 등 다방면의 기록물 보존과 관리 측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록으로 만드는 축제

기록은 모이면 모일 수록 다양한 형태를 보이며 우리 생활에 큰 영향력을 끼칩니다. 다가오는 2023.11.17.~19. 3일에 걸쳐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부산기록축제'를 통해 우리 일상 속 기록의 힘을 엿볼 수 있습니다.

총 3일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부산기록축제는 첫날 '말하는 기록'이라는 주제로 강연 프로그램이 열립니다. 부산 근현대사 보존과 재현에 있어서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유형의 기록물 수집과 연구의 필요성을 논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3일차에는 '진화하는 기록'이라는 주제로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기록 활용 방법과 공유 방식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해볼 예정입니다.

이번 부산기록축제의 독특한 부분은 행사 둘째 날에 이뤄지는 지역 기록단체 사이의 공유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기록을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네트워킹을 통해 각 단체별 기록 활동을 논의하고, 기록유형의 다양성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더불어 부산 각 지역의 특수성을 기록한 활동 과정과 결과를 담화 프로그램 형식으로 풀어낼 예정입니다.



 
글을 맺으며

지금까지 아카이브의 무한한 잠재력이 발현된 경기도 화성시와 충청남도 공주시, 대구광역시와 부산광역시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위 사례를 통해 '기록'은 단순히 남겨지는 차원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 하나의 지역을 발전시키는 무한한 동력원이라는 점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성과 공주, 대구, 부산 사례 이외에도 최근 대한민국 각지에서 다양한 아카이브 구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록물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세대와 세대를 잇고, 과거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미래사업의 발전동력을 삼을 수 있는 기록의 힘을 확인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도 아카이브를 통해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며, 알아두면 쓸모있는 다양한 기록의 세계를 탐구하는 '아키비스트의 발견' 콘텐츠는 더욱 풍성한 내용으로 다음달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