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절로도강도(達磨折蘆渡江圖)

서기 520년경 중국에 와서 양무제梁武帝와 만난 달마대사는 선종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양무제와 문답했지만 기연機緣이 맞지 않음을 알았다. 그러자 달마대사는 강가에 있는 갈댓잎을 꺾어折蘆 양쯔강 강물에 띄우고 갈댓잎 위에 올라 유유히 강을 건너渡江 북위北魏로 갔다는 내용을 그린 것이 바로 달마절로도강도達磨折蘆渡江圖이다. 선종화禪宗畵의 화제 중 하나로, 계종啓宗 스님이 그리셨다. 계종啓宗 스님은 선법에 통달한 법사이며 고승으로 달마도를 즐겨 그리셨고, 용모는 달마대사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고 전한다.
달마대사가 왼쪽으로 살짝 뒤돌아 강 건너편의 양무제를 응시하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과 무엇인가 마땅하지 않은 내색이 드러난 입 모양 등 전체적으로 차가운 표정에 사뭇 근엄한 인상으로 느껴진다. 왼손으로 잡아 몸을 감싼 가사는 힘의 강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먹선으로 표현하였는데 힘 있고 거친 느낌이다. 꺾은 갈대의 줄기를 왼발로 밟고 있는 모습으로 갈대 줄기 주변에는 잔잔한 강 물결이 이는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 불균제不均齊의 미가 두드러진다.
화면의 오른쪽 상단에는 화제畵題로 “不解作客 勞煩主人 面無色 少喜多嗔”라 쓰여 있는데, 이는 “객 노릇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주인을 수고롭고, 번거롭게 하는 도다.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으니, 기쁜 일은 적고 성낼 일만 많구나.”라는 의미이다. 달마절로도강 관련 고사古事의 상황과 내용이 화제와 잘 부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