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기

고통 받는 투명인간과 함께 하다

투명인간이 투명한 것은 우선 그들의 투명한 노동 때문이다. 
사회는 온갖 노동으로 굴러가고, 그 노동의 상당수는 드러나지 않는다. 
노회찬은 우리 곁에 있으나 보이지 않는 노동들을 만나고, 연대하고, 함께 투쟁했다. 



‘투명노동’과 함께 

 

노동자들과 함께 한 점심 번개


대학 4학년 때 서울기계공고 부설 영등포청소년직업학교에 입학하고,
전기용접기능사 2급 자격을 취득했었다.
 
그림 . 영등포청소년 직업학교 수료증 



그 이후 노회찬의 삶은 ‘노동과 함께 한 삶’ 그 자체다.

그 중에서도, 독특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점심번개’다.
2010년 4월부터 5월까지 노회찬은 서울 곳곳에서 시민들, 
그러니까 노동자들과 점심번개를 했다.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을 첫 번째로,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두 번째 점심번개를 진행했고,
그 후 명동, 대림역, 광화문, 역삼역, 여의도, 선릉공원에서
젊은 청년 노동자들을 만났다. 
 
 

노동자 연대 활동


노동자 투쟁에 대한 연대 활동은 
삼시세끼 밥 먹는 일과 같았다.

민주노동당 이후로만 한정하더라도
울산현대중공업 하청사업체 박일수님 분신자결 사건 연대
삼성 비정규⋅하청노동자 공동투쟁 연대를 비롯해
GM대우자동차, 콜트악기, 한진중공업, 현대차 철탑농성장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삼성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노동자, KTX승무원 노동자, 해직 언론노동자 등과 함께 했다. 
 
그림 9. 삼성비정규직⋅하청노동자 공동투쟁 연대 

사실 이 부분에서는
목록을 나열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여기 나열된 몇 가지 사례와
나열하지 못한 수 없이 많은 노동자들의 연대와 투쟁에
노회찬은 늘 함께 했다.
투명인간과 함께 하는 그의 마땅한 방식이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노회찬이 발의한 수많은 법안 중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특히 투명인간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한 법안이다. 

2017년 4월 12일 노회찬은 
4.16연대·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민주노총·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 등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제2의 세월호 참사’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을 막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별법 입법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이틀 후 법안을 발의한다. 
 
그림 10. 2017년 4월 12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발의 기자회견 


노회찬은 “현행법에 따르면, 재해가 일어나도 경영책임자를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처벌하기 어렵다.”면서, “기업 등의 사업주 및 경영자에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을 소유. 운영, 관리하는 경우, 사업장 및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노동자 등 모든 사람에 대한 위험방지의무 △ 사업장에서 취급하거나 생산·판매·유통 중인 원료나 제조물로 인해 시민·노동자 등 모든 사람이 위해를 입지 않도록 할 위험방지의무를 부과한다”고 설명하며, “사업주 및 경영자가 이러한 의무를 어겨 사람이 죽거나, 상해를 입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우여곡절 끝에 2020년 다시 발의됐고,
2022년 1월부터 시행 중이다. 
2024년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 예정이다.

 

 고 이상림님, 양회성님, 한대성님, 이성수님, 윤용헌님

 

“이상림씨를 아십니까?”


"이상림씨를 아십니까? 아십니까? 양회성씨 아십니까? 한대성씨를 아십니까? 윤용현씨를 아십니까? 김남훈 경사를 아십니까? 이제 아시겠죠. 작년 1월 20일이죠. 용산에서 숨진 분들입니다. 저는 오세훈 후보께 묻고 싶습니다. 이들이 테러리스트입니까? 서울 시장으로서 서울 시민에게 사과할 용의는 없습니까?"

2010년 5월 서울시장 선거 TV토론에서 노회cks이 오세훈에게 했던 질문이다. 
오세훈은 그들의 이름을 몰랐다. 오세훈은 어떤 자리에서 ‘임차인들의 폭력 저항이 용산참사의 본질’이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부동산개발 동맹에 맞서 저항한 사람들이었다. 

노회찬은 참사가 발생한 그날 아침
곧바로 현장에 달려갔고,
그들과 함께 했다. 

TV토론에서는,  
경찰 과잉진압을 엄중하게 비판했다.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3보 1배
용산참사 200일 범국민 추모제
용산참사 시국미사 
용산참사 성탄미사
용산참사 해결 촉구 기자회견
1월 1일 용산참사 빈소 방문
용산참사 희생자 영결식 참석

그가 1년 사이에 한 일이다.
 
그림 11 . 용산참사 해결 촉구 3보1배


 

용산 참사 1년 후, 노회찬은 


1년 후 용산참사 희생자 영결식에서 노회찬은 이렇게 연설한다.

“대한민국 시민으로 용산 남일당 건물 옥상에 올라갔다가 이명박 정권의 살인 진압으로 주검이 되어, 열사가 되어 땅으로 내려오신 고 이상림 님, 양회성 님, 한대성 님, 이성수 님, 윤용헌 님, 지난 355일을 영하 10도의 냉동고에 갇혀 지내신 님들을 이제 우리는 얼어붙은 땅에 묻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

하지만 언제까지 죄송해 하고만 있지는 않겠습니다. 고인들의 뒤에 남은 가족과 함께, 그리고 벗들과 함께 철거민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겠습니다. 언젠가는 저 뻔뻔한 대통령이 고인들의 무덤 앞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도록 만들겠습니다. 용산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다시는 이런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법과 제도를 바꾸어 약자들이 힘을 갖는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그림 12 . 용산참사 희생자 영결식 후 행진 



서울시장 선거 TV토론에서 
오세훈에게 노회찬이 한 질문은
‘법과 제도를 바꿔 약자들이 힘을 갖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 중 하나였다. 


 

“참사 과정에서 함께 운명하신 특공대원 고 김남훈 씨”


그때 영결식에서 그의 연설 중 또 다른 부분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테러를 진압하기 위해 테러 진압 부대에 배속되었다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살인 진압 명령에 강제 동원되어 그 참사 과정에서 함께 운명하신 특공대원 고 김남훈 씨, 돌아가신 열사들과 마찬가지로 무허가 건물 옥탑방에서 기거하며 특공대원 생활을 하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김남훈 씨를 만나시거들랑 위로해 주소서. 함께 손을 잡고 보듬어 주소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고,
그래서 어쩌면 또 다른 투명인간이었을 특공대원 김남훈씨
그는 용산참사 희생자의 반대편에 섰던 인물이었으나
진압명령에 강제동원되었고, 참사과정에서 운명했다.
노회찬은 그와도 함께 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영세한 자영업자에겐 4%, 힘센 대형가맹점엔 2%가 ‘시장원칙’이냐?”


대한민국에서 먹고 살기 쉽지 않지만,
장사해서 먹고 살기는 정말 힘들다.

노회찬은 중소영세상공인과 늘 발을 맞췄다. 

민주노동당 민생특별위원회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제화를 위한 운동을 시작할 때, 민생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노회찬이었다.

2007년 초부터 노회찬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위해 
10만 명 입법청원서를 조직하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촉구 자영업자대회에 함께 했다. 
이 때 시작한 노력은 2018년까지 이어졌다.
 
그림 13 . 2007년 2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촉구 자영업자 대회 

2018년 노회찬은 
중소자영업자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확대를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2013년 노회찬이 소상공인단체가 선정한 ‘최우수 국회의원상’을 수상한 것은
소상공인과 함께 해왔던 끊임없는 노력에 대한 격려 같은 것이었다. 
 

“사나운 맹견은 반드시 묶어 놔야 합니다.”


대형마트는 소상공인 잡아먹는 하마였다.
과장이 아니라,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곳마다 작은 가게 수천 개가 사라졌다. 

2013년 4월 28일 노회찬은 
‘전국문구생산유통도소매 소상공인 생존권 호소대회’에 참석하여 이렇게 연설한다. 

“사나운 개 맹견은 반드시 묶어 놔야 합니다. 우리는 대형마트를 없애자는 게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들이 함께 살기 위해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형 유통마트 돈 벌게 없어서 꼬맹이들 코 묻은 돈까지 건드려야 되겠습니까.”
 
그림 14 . 2010년 2월 22일, SSM 대형마트 입점 반대 단식농성 투쟁장 방문. 



 

“을과 을이 싸우는 나라가 아니라 복지국가가 필요합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될 때면, 영세자영업자의 경영상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이 있었다. 
문제는 상가 임대료 인상, 신용카드 수수료 등이었지만,
인건비가 더 문제이며, 따라서 최저임금은 인상돼선 안 된다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의견인 것처럼 퍼졌다.

이때 노회찬이 한 말이
“을과 을이 싸우는 나라가 아니라 복지국가가 필요합니다.”였다. 

2018년 7월 16일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의 그의 모두 발언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를 비롯한 영세자영업자들의 경영상 어려움도 이해가 갑니다.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데 인건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인상하여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저임 노동자들의 구매력을 갖춰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이제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이렇게 어려움에 처해있는 영세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노력입니다...(중략)...신용카드 수수료율, 상가 임대료 인상률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지금 국회에 제출되고도 처리가 되고 있지 않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시급히 처리하여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합니다. 오늘 하반기 원구성이 처리되면 하루 빨리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