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해방 2022
Planting a seed ; 뿌리
박현주
게시일 2022.03.10  | 최종수정일 2022.04.19

<Planting a seed ; 뿌리>

전시 소개 | 인쇄 매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예술가 그룹 '해방해방'의 2019-2021 작업물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쇼케이스 전시.

일시 | 2022.01.07 FRI - 01.16 SUN / 13:00-20:00
장소 | wrm space(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 로비층)

전시 서문 | 겨울을 지나 봄이 오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둥글고 노란 민들레는 모진 시간을 잘 견뎠다며 토닥이는 어머니(대지 大地)의 위로 같다. 흔히 피어있는 데다 땅에 바짝 붙어있어 바삐 지나가는 이의 시선을 붙잡긴 어려워도, 여유를 가지고 걷는 사람이나 땅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어린아이에게는 행복을 선사하는 존재라는 것이 마음에 든다.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뽀송뽀송한 열매를 맺어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사뿐히 날아올라 미련 없이 떠나는 모습도 좋다.

해방해방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찾아 나서는 것 보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다시 살피고 어루만지며 그것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전략적으로 ‘이런 작업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고, 작업물이 쌓이니 그런 공통점이 있었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 인터뷰를 할 때면 종종 “저희 작업을 보는 분들께 새로운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생각의 씨앗이 심어지길 바랐어요.”라고 답하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충분히 가치 있지만 우리 주변에 흔히 있기에 혹은 익숙하기에 지나치던 것들을 다루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는 것. 우리의 생각을 뿌리고, 그 생각이 다른 이에게 좋은 영향으로 뿌리내리길 바라면서… 그것이 삶의 태도가 되길 바라면서 해왔던 우리의 작업은 어느새 민들레와 닮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