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Curation
문화도시가 아카이브를 꼭 만드는 이유
DADA 관리자
게시일 2024.03.06  | 최종수정일 2024.03.07

문화도시가 아카이브를 꼭 만드는 이유

구독자님은 ‘문화도시’에 가본 적이 있나요?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지역 공동체에서 스스로 도시의 문화환경을 기획, 실현하고 도시의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도시의 고유한 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합니다.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다시 발견하며 문화예술 발전과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문화도시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출처: 문화도시 조성사업 -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부터 7개 도시가 처음 문화도시로 지정 되었으며, 2024년 3월 현재까지 24곳의 도시가 문화도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1980년대부터 문화도시 사업을 전개했었다고 합니다. 문화도시로 활약했던, 그리고 활약 중인 여러 지역 중 에디터의 눈에 띄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문화도시 아카이브입니다. 아카이브를 이곳저곳 둘러보다 문득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문화도시에서는 왜 아카이브를 만들까요?
 


1. 문화유산으로 만들기 위해서

아카이브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빛을 발합니다. 지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관련한 자료를 아카이빙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문화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화도시 사업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사업의 모든 진행 과정을 보존해야 한다는 필요성으로 문화도시 아카이브가 출발한 곳이 있습니다.
 
[유럽 세계문화 수도 아카이브 ECoC]
유럽문화수도 사업(European Capitals of Culture, ECoC)은 문화도시사업의 시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85년 그리스 문화부 장관 멜리나 메르쿠리(Melina Mercouri)가 제안하여 시작되었습니다. 유럽문화수도로 지정되는 도시는 1년간 문화행사를 집중 개최하며 지역을 홍보할 수 있는 정책 및 예산 지원을 받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유럽 곳곳에서 쇠퇴하는 지역의 지역성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 유럽문화수도에 선정된 도시들, 심지어 후보였던 도시들까지도 아카이빙하는 곳이 있습니다. EU의 지원을 받아 유럽문화수도 사업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컬쳐넥스트(CultureNext)의 ECoC 아카이브입니다. 무려 1985년 그리스부터 시작합니다.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리포트와 발간물 등 출판 도서가 대부분이지만, 지난 40년 간 유럽문화수도 사업을 거쳐간 곳 들의 진행 과정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CoC 사업에 참여한 도시들은 각자 환경에 맞는 문화홍보 전략을 개발하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독자적인 메커니즘을 개발해 왔습니다. ECoC 아카이브에서는 이런 변화를 추구하려 했던 도시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화도시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도시의 고유한 브랜드를 알릴 수 있기도 하거니와, 지역에서 경제 및 문화 활동을 하는 창업가, 크리에이터가 지역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온오프라인 전시, 워크숍, 이벤트는 지역에 흥미를 느낀 대중들에게 도시를 홍보하는 수단이 됩니다.
 
[문화도시 청주 시민기록관]

2019년 12월, 제1차 문화도시 조성사업 대상도시로 선정된 곳 중 청주가 있습니다. 청주는 ‘기록문화 창의도시’라는 슬로건을 걸고 시민기록관과 동네기록관을 만들기도 하고 시민기록관 디지털 아카이브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청주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직지심체요절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직지”의 고유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다음세대에 물려줄 문화유산을 위해 기록문화도시 브랜드를 창출합니다.


2.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담은 헤리티지를 미래세대에 전달하기 위해서

순간이 모여 시간이 되고 시간이 모여 역사가 되듯이, 지역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작은 활동들이 모여 지역의 역사가 됩니다. 이런 기록들은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문화도시들이 지역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지역의 문화자원을 빠지지 않도록 잘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을 재생하고 발전시키는 창작, 창업활동에 아카이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카이브 영도]

"섬에서 도시로, 영도의 문화도시 100년을 담았습니다" 부산광역시 영도구는 국내 유일 단일 섬으로 이루어진 자치구이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제1차 법정 문화도시입니다. '예술과 도시의 섬'을 비전으로 영도구의 다양한 도시 의제를 문화예술로 대응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예술문화의 섬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통해 도시문제를 문화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문화기획자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영도의 문화력을 높이는 다양한 프로젝트로 미래에도 가치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 아카이브]

Benesse Art Site Naoshima Archive 는 일본 나오시마 섬에 위치한 베네세 아트 사이트의 아카이브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는 1980년대의 쇠퇴하던 농촌 공동체였던 나오시마를 '예술의 섬'을 모티브로 되살리고자 시작된 문화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Pumpkin" 부터 지추미술관 클로드 모네의 방 까지... 예술의 섬에 전시된 작품의 맥락을 소개하기도 하고, 일본 각지의 로컬 프로젝트의 역사성에 대해 소개하기도 합니다. 보유하고 있는 아카이브 자료 일부를 디지털 아카이브 시리즈 포스트 11개로 제공합니다.


아카이브는 문화도시 사업과 결합해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는 활동도 활발히 합니다. 이런 활동들은 지역 공동체에 속한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활성화 시키는 데에도 일조합니다. 지역 곳곳을 돌아보며 나의 공동체와 지역에 대한 소속감을 고취시키기도 합니다.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곳곳의 지역에서 아카이브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다양한 아카이브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장기적으로 운영될 방안도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책과 제도, 프로그램과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아카이브센터도 이런 문화도시의 아카이브 사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에 위치한 문화도시 영월은 아카이브센터와 함께 시스템 도입, 아카이브 컨설팅, 시민기록단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은 역사와 문화, 인물과 예술을 아우르며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공동체 문화가 아카이브에 정리되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그 아카이브의 신뢰성이 보장된다면 지역에는 오리지널리티, 고유성이라는 힘이 생깁니다. 잘 구축된 아카이브는 단순히 좋은 웹사이트로 만들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문화, 예술, 경제 분야에서 신뢰가치를 높이는 좋은 콘텐츠이자 도구가 됩니다. 아카이브센터는 누구나 지역에서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도록 디지털 아카이브 구독 서비스와 컨설팅을 지원합니다. 아카이브센터는 로컬의 아카이브가 많아져 고유한 색깔을 담은 다양한 아카이브 세상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