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음식 한 술, 이야기 한 술
[조기] 허름해 보이지만 속은 알찬
최지은
게시일 2022.02.11  | 최종수정일 2022.03.29

허름해 보이지만 속은 알찬

 
구 술 자 : 이금자(1958년생)
면 담 일 : 2021년 11월 18일(목)
면 담 자 : 고재봉
면담장소 : 홍어전문점

✍ 홍어, 흑산도
면담자: 취재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날은 저희가 와서 조기를 먹는다고 오기는 했지만, 사실은 원래는 조기를 주로 하시는 건 아니실 텐데요.
구술자: 조기는 취급을 안 해요.

면담자: 그럼 원래는 어떤 음식을 취급하시나요?
구술자: 홍어 전문이기 때문에 홍어, 민어, 장어탕 그래요.

면담자: 홍어, 민어, 장어탕이 지역색이 있는 음식이죠. 그럼 원래 고향이 어디 신가요?
구술자: 흑산도요. 아기 아빠도 흑산도고.



✍ 인천으로 오게 된 이유
면담자: 흑산도가 고향이신데 어떻게 인천으로 오시게 된 거예요?
구술자: 아기 아빠가 이제 배를 타다 보니까 인천까지 오게 됐지.

면담자: 그러면 바깥 어르신은?
구술자: 지금도 배를 타고 있어요.

면담자: 흑산도에서요?
구술자: 아니요. 목포에서요.

면담자: 그러면 인천에서는 혼자 지내시는 거예요?
구술자: 아니 물때 맞춰서 들어오니까 열흘에 한 번씩 오죠. 거주는 이제 여기고 목포에서 아기 아빠가 대회 나갈 때만 가고 또 들어오면 있고 그러는 거예요.

면담자: 인천에는 언제쯤 오신 거예요?
구술자: 88년도예요.

면담자: 88올림픽을 하던 시절에 오셨군요. 엄청 오래되셨네요.
구술자: 예. 이 장사만 한 거예요.



✍ 한 업종만 한 이유
면담자: 이거 한 업종만 계속하신 거예요?
구술자: 예.

면담자: 이걸 업종으로 잡으신 이유가 혹시 있으세요?
구술자: 고향이 흑산이고 또 아기 아빠가 배를 타다 보니까 이걸 선택한 거죠. 또 다른 거는 많이 버릴 수가 있는데 홍어는 버리는 게 없잖아요. 또 흑산 사람들이 여기서 많이 살아요.

면담자: 이 동네에요?
구술자: 이 동네도 많이 살아요. 그전에는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 배를 타러 다 여기로 왔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여기가 연고지가 된 거지. 그러다 보니까 용현5동, 1동, 2동, 3동 또 학익동 그쪽으로 연안부두 그쪽으로 많아요. 일 년에 두 번씩 크게 행사 같은 것도 있고 이런 게 굉장해요. 행사 같은 거 하면 또 여기서 음식도 또 해 가고 막 그래요.

면담자: 흑산도 출신 분들끼리 이렇게 하시는 건가요?
구술자: 그렇죠. 몇백 명 되는데요.

면담자: 일종의 향우회네요.
구술자: 향우회가 있어요.

면담자: 원래는 주로 어업을 하시는데 그 업 때문에 이제 인천으로 오시게 된 거죠?
구술자: 그렇죠.



✍ 반찬
면담자: 제가 그날 음식을 처음 먹어봤는데, 음식이 인상적인 게 반찬 가지 수도 가지 수인데 음식 반찬도 다 맛있고, 특히 젓갈 음식을 잘하시는 것 같아요.
구술자: 젓갈이요? 그거를 아기 아빠가 다 얻다 주거든요.

면담자: 황새기젓이요?
구술자: 네. 그 얘기를 손님들이 많이 해요. 사가기도 많이 하고.

 

면담자: 따로 그걸 판매도 하세요?
구술자: 네.

면담자: 사실은 요새는 황새기젓 같은 경우에는 음식점 가도 먹어보기 힘들거든요.
구술자: 그렇죠. 비싸고 그러니까 잘 안 쓰지. 우리는 이제 직접 배에서 잡아 오고 여기서 무쳐요. 우리는 수입산이라는 거는 쓰지를 않아요. 흑산도서 동생이 사업을 하기 때문에 우럭이나 장어, 전복 같은 거는 흑산서 거의 다 올라와요.

면담자: 그러게요. 반찬에 전복이 들어가길래 깜짝 놀랐어요.
구술자: 전복을 우리가 많이 해요. 투자를 또 많이 해서 하기 때문에. 또 작은 거 이런 거 골라서 보내고 그러면 그런 것도 좀 많이 하고요. 어떨 때는 더 맛있는 것도 더 많아요. 우럭도 쪄주고 민어도 쪄주고 그런 거.

 

면담자: 그때그때 그럼 달라지나요?
구술자: 김치하고 젓갈만 기본으로 나오고는 음식이 매일 달라요. 그리고 또 예약하면 또 다르고요.

면담자: 이게 바다 사정에 따라서 음식이 변하나 보네요?
구술자: 예약 조건으로 해서 음식이 조금 더 나오고. 가지 수가 좀 없어서 그렇지 뭐든지 좋은 것만 쓴다는 거지. 어떤 사람들은 조기찌개도 해달라 뭐도 해달라고 그러는데 그런 거는 아기 아빠 들어올 때 갖고 오고 또 우리가 싸게 살 때 그런 것만 하지. 이렇게 아무 때나 사다가는 쓰지는 않아요. 다른 데는 시켜 먹어야 되는데 우리는 생선이 항상 한 사람씩 기본이 있다는 거.

면담자: 혹시 젓갈을 맛있게 무치시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구술자: 그렇죠. 매운 고추도 많이 넣고 물엿 넣고 잡채에다가 찹쌀풀 써서 좀 넣고 그렇게 해서 한 달 동안 젓갈에다가 곰을 삭히지. 찐득찐득하는 것이 찹쌀풀을 써서 넣어놨기 때문이에요. 안 하면 물처럼 맑잖아요. 그것 때문에 찐들그리 좀 짜지를 덜하지.

면담자: 사실 요새 젊은 사람들은 황새기젓 잘 안 먹거든요.
구술자: 근데 우리 손님들은 배추가 나오기 때문에 그걸 많이 먹는 편이에요.



✍ 손님
면담자: 손님들 주로 오시는 연령대는 어때요?
구술자: 63살부터 75~6살 이 정도가 제일 많아요. 77~8살 그 정도가 다 우리 고향 사람들이 모랫배 같은 데 많이 타다 보니까 연줄을 해서 또 많이 오고. 이제 여기에 경찰 아저씨들이 많이 오세요.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좀 많아요.

면담자: 위치 때문에 그런지 그런 것 같았어요.
구술자: 위치가 그런 게 아니고 반찬이 여러 가지가 나오기 때문에 하나 시키면 여러 가지 또 먹을 수가 있잖아요.

면담자: 그런 때 오시는 분들은 거의 고향 분들이시고요?
구술자: 네.

면담자: 그러면 고향 분들 자주 오시면 좋으시겠어요.
구술자: 제 고향 분들이 많이 오면은 옛날얘기도 많이 하고 그런 것도 많이 있죠.

면담자: 옛날이야기 중에 재미있는 거 있을까요?
구술자: 흑산 같은 데는 초상이 나도 단체가 쉬워요. 음식도 그냥 맞춰서 해다 주기도 하고 그냥 갖다주기도 하고 그런 건 많이 있어요.



✍ 에피소드
면담자: 하긴 잔치나 초상 같은 거 있을 적에는 아무래도 고향 음식 찾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옛날 분들 찾아오셔서 이야기하는 것 중에 재밌는 거 없어요?
구술자: 옛날에 흑산이 다 없이 살았잖아요. 지금은 다 먹고 살만 하지만 그때는 옛날에 어떻게 살았다. 뭘 먹고 살았다. 그런 거 좀 많이 얘기했다. 그런 얘기가 좀 많죠.

면담자: 요즘에 그러면은 바깥 어르신께서 업하시는 게 어떠세요?
구술자: 요즘은 또 많이 잡나 보더라고요.

면담자: 다행이네요.
구술자: 고기가 좀 많이 잡힌 편이래요.

면담자: 뭐가 제일 많이 잡히나요?
구술자: 특히 갈치 잡는 배이니까 갈치, 조기, 꽃게.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홍어를 하나 먹는다 해도 기본으로 꽃게 같은 것은 무침 같은 거나 기본으로 서비스가 나오잖아요.

면담자: 남들은 다 돈 주고 파는 건데 꽃게를 무쳐서 엄청 맛있게 잔뜩 주셨잖아요.
구술자: 그러니까 세 번 네 번 달라고 해도 그냥 주지, 돈 받고 주거나 그런 건 없어요.

면담자: 직접 이렇게 조업하시니까요.
구술자: 그것 때문에 손님이 많은 것 같아요. 그냥 갖다 더 먹고 싶은데 다른 데는 돈을 준다든가 인상을 쓰고 안 준다든가 그런데 우리는 자기네가 가져다가 먹을 때가 많아요.

면담자: 그럼 손님들이 알아서 여기까지 와서 가져가는 거네요. 그럼 이제 혼자 운영하시는 거예요?
구술자: 아니 이제 바쁠 때나 예약할 때는 서빙이 있고, 주로 혼자 하는 거예요. 많이 주기 때문에 별로 남는 게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놈을 갖고 손님들한테 투자하는 거죠.

면담자: 다른 것들하고 좀 다른 게 고향 분들, 향우회 중심으로 해서 음식점이 운영되고 또 고향 사람들이 사랑방처럼 이용을 한다는 게 제가 가본 곳 중에 독특한 것 같습니다. 옛날 생각들이 많이 나시고 그러지는 않나요?
구술자: 모임 같은 게 많아요. 고향 분들이 모임 하면 저쪽에 자고 가는 방이 있어요. 토요일 날 왔다가 일요일 날 오후에 가고 그렇게 많이 했는데 요즘은 코로나라고 그래서 예약이 많이 떨어졌어요. 작년부터 그게 좀 없어졌잖아. 올해도 예약은 잡혔는데 10명 이상 모여진 사람이 많고 보통 보면 15명, 20명 정도기 때문에 예약을 지금 못 받고 있어요.

면담자: 그것 때문에 많이 답답하시겠어요.
구술자: 그렇죠. 다른 곳하고 똑같이 하는 거니까.

면담자: 어떤 집들 보면 아예 사람이 없는 집들도 있더라고요. 근데 말씀을 들어보면 그래도 단골손님들은 계속 오시는 것 같네요.
구술자: 병원 손님, 병원 원장님들 이런 분들이 손님이 단위가 크기 때문에 음식을 고급으로 해야 되잖아요. 좋은 것만 쓰지만 그래도 딱 가격을 그것만 받는 게 없어요. 만약에 예를 들어 7만 원이라 그러면은 딱 7만 원만 주고 가는 사람이 없어요. 이제 더 주고 가지 7만 원이다. 그런 사람은 어쩌다 한 번씩이지 그런 게 없어요.

면담자: 그러면 알아서들 더 주시는 거예요? 반찬도 마음대로 주시고 돈도 마음대로 하셔서 여기는 자본주의가 아닌가 보네요.
구술자: 기본이 있는데 이렇게 후하게 주시고 가시는 사람이 많이 있죠.



✍ 준비시간
면담자: 사실 음식점이 힘드시지만, 이 업종 지금 하시고 있는 게 엄청 힘드실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가지 수도 많은 데다가 다뤄야 될 것도 많으시고요.
구술자: 그러니까 여기는 술장사기 때문에 매일 아침 9시에 나와서 밥장사를 안 해요. 아침부터 손님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좀 해 먹지.

 

면담자: 아침 9시부터 준비를 하십니까?
구술자: 아침 9시, 8시에 이렇게 나와서 준비했다가 여기는 오래 안 하는 것이 힘들어서 못 하니까 딱 10시까지만 해요.

면담자: 그래도 하루종일 하시네요.
구술자: 반찬만 해놓으면 쉬는 시간이 두어 시간씩 있잖아.

면담자: 하긴 그런데 반찬 가지 수가 너무 많으니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실 것 같아요.
구술자: 그렇지도 않아요. 이 요리하는 사람들은 딱 기본이 있기 때문에 그냥 한 두어 시간 준비만 하면 금방 할 수가 있잖아요.



✍ 홍어회
면담자: 특별히 저도 그날 와서 홍어회를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 사실 이렇게 삭지 않고 아주 싱싱한 상태에서 먹는 일이 드문데요.
구술자: 싱싱한 것도 있고 삭힌 것도 있어요. 특히 여기가 조금 힘이 든 거는 생선을 많이 사서 말려서 쓰기 때문이에요. 그것도 매일 사는 게 아니고 한 달에 몇 번씩 이렇게 사면 짝으로 사기 때문에 힘이 좀 많이 들지. 건조장이 있기 때문에 그걸 다 사서 말려야 돼.

 

면담자: 건조장은 어딨습니까?
구술자: 저쪽 방에 있어요.



✍ 맛있는 음식
면담자: 특별히 좀 맛있는 음식이라든지 자랑을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구술자: 더 자랑할 게 뭐가 있어요. 특별한 거는 김치를 잘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면담자: 네. 김치도 맛있게 먹었어요.
구술자: 김치에 신경을 많이 써요.

면담자: 김치에 신경 쓰신다는 게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는 게 있나요?
구술자: 아니요. 흑산도 멸치 액젓이 들어가요. 흑산도 것만 꼭 써요. 그리고 고춧가루가 자연산이에요. 이제 오래 하다 보니까 그래도 다 요령이 생겼어요. 또 두 번째는 생선 간을 잘 맞춰서 말리는 거예요. 조기나 농어 이런 건 손님들이 많이 사가세요.

면담자: 생선 염장하는 데 특별히 비법이 있나요?
구술자: 시간을 잘 맞추고 소금을 좋은 거 쓴다는 거죠. 저쪽 방에 건조장이 있는데요. 지금도 장어가 말리고 있는데, 그런 거죠. 싱싱하고 좋은 것만 한다는 거지.

면담자: 민어도 그렇고 장어탕도 그렇고 홍어도 그렇고, 우리 집에서 대표할 만한 제일 맛있는 거 역시 홍어일까요?
구술자: 홍어 전문이기 때문에 홍어겠죠. 특히 탕 같은 거는 홍어가 나가면 서비스가 많이 나가지. 다른 데는 돈을 받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거 없어요.



✍ 힘들었던 점, 즐거웠던 점
면담자: 이제 장사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아니면 보람이 있었던 점 즐거웠던 점 등 이야기를 좀 들려주실 수 있으실지요.
구술자: 보람이 있는 거는 손님들이 너무 깨끗하게 잘한다, 맛있다고 그러는 거. 이런 데 손님들이 먹으면서도 성격이 안 좋고 짜증을 많이 내는 사람들. 그런 게 있으면 조금 불편하고. 근데 내가 원래 성격이 잘 얘기도 안 하고 웃지를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화가 났나 이런 얘기를 많이 하니까 어떨 때는 좀 불쾌할 때가 있어요. 화가 나지도 않았는데 손님들이 보고 “오늘은 사장님이 화가 나셨어요? 왜 기분이 안 좋으세요?” 항상 그런 말을 많이 듣기 때문에 제가 불편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아니에요.” 하는데도 술 한잔 잡수면 또 하고 또 하고 그러고 한마디로 약을 올리는 거지. 여기 손님들이 일단은 기본이 있는 사람이 들어오잖아요.

면담자: 네. 아무래도 그렇죠.
구술자: 다 신사들이고 고급 손님들이 딱 입구에 들어오면 누가 손님을 한번 모시고 왔다 그러면 이런 후진 데가 뭐가 나올까 하고 들어왔는데 막상 식사하시면 민망할 정도로 생각보다 다르다 이런 얘기를 좀 많이 하지.

 

면담자: 하긴 시장 분위기라고 하면 아무래도 조금 저렴하고 그런 걸 생각을 할 텐데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어요.
구술자: 다른 데서 하도 이렇게 많이 해놓으니까 ‘아 저 집은 들어가면 보기보다 틀리다.’ 그런 거지. 요즘 인터넷에 홍어 맛집에 나와 있나 봐요. 송도 쪽에서 여기를 많이 찾아오는데 그쪽에 이런 게 없나 보더만.

면담자: 송도에도 있는데 일부러 찾아오는 거 아닐까요. 흑산도 홍어라고 그러니깐요.
구술자: 그래도 그쪽에서 젊은 애들이 많이 찾아온 것 같아.

면담자: 그래요? 사실은 젊은 사람들은 잘 안 먹잖아요.
구술자: 그런데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또 많이 먹더라고. 한 40 중후반에 거기도 모임 같은 것도 하고 회사 이렇게 다니시는 분도 많이 와요. 만일 다섯 명이 온다 그러면 세 분은 홍어를 먹고 두분은 꽃게무침을 먹고 이런 식으로 많이 해요. 자기가 이제 또 홍어를 안 먹고 불편하면 고기를 사다가 자기네가 구워 먹기도 하고 그래요.

면담자: 그렇기도 합니까?
구술자: 자기네가 해서 먹기 때문에 그거는 상관이 없잖아요. 안 하면 자기네가 머리 고기 같은 거 사다가 삶아도 자기네가 갖다 먹기도 하고 그래요.

면담자: 사실 다른 가게 같으면 절대 못 하죠.
구술자: 근데 예를 들어서 이쪽에서 고기를 사다가 구워 먹는다 그러면 자기네도 눈치 봐서 많이 사서 저기도 드리고 저쪽도 드리고 이러다 보니까 서로 이렇게 꽃게를 시켜서 먹으면 또 여기도 좀 갖다주고 또 여기도 홍어를 먹는 사람이 또 몇 점 주고 이리해서 사람들이 좀 많이 알게 되고 그러더라고요.

면담자: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음식을 나누는 건가요?
구술자: 많이 나눠 먹어요. 여기는 그런 게 많이 있더라고. 여기 홍어 시키고 민어 시켰잖아요. 그럼 서로 좀 주세요. 또 여기서 주세요. 하고 생전 모르는 사람끼리 이렇게 해요.



✍ 조기찌개
면담자: 여기는 진짜로 자본주의가 아닌가 보네요. 그날 조기찌개도 맛있게 먹었는데 특별히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하셨는지 궁금해요.
구술자: 그게 조선 된장 조금 쓰고, 멸치 액젓, 마늘 그 정도잖아요. 마늘 좀 많이 넣고 그렇게 해서 끓어요.

 

면담자: 된장으로 끓이신 거였어요?
구술자: 된장 약간 넣어서 소금하고 간 맞춰서요.

면담자: 그러면 뭐가 많이 안 들어갔네요?
구술자: 무랑 쑥갓 들어가고. 그거죠. 조기가 좋으면 조기 자체에서 단맛이 나요.

면담자: 그날 사실은 엉뚱하게 저희가 어쩔 수 없이 조기를 먹어야 되는 날이어서 그렇기는 했는데, 홍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한번 제대로 와서 먹어봤으면 좋겠네요. 혹시 뭐 더 말씀해 주실 내용 있으신가요?
구술자: 없어요.

면담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