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
[낙지요리] 낙지마당으로 (대)박이 들어옵니다.
양지원
게시일 2022.02.09  | 최종수정일 2022.05.19


죽은 소도 벌떡 일어난다는 보양식 낙지. 가족들이 변함이 없는 맛과 재료를 유지하다.


김길선(1955년생)
인천 중구 경동에서 태어난 인천 토박이다. 1999년도에 미추홀구에 왔고 현재 용현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식당을 14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사장님 성함과 나이 그리고 출생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네, 이름은 김길선입니다. 55년생이고요. 인천 중구 경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인천 토박이입니다.

미추홀구와의 인연은 어떻게 되실까요. 몇 년도 쯤?
1999년도에 미추홀구에 왔고 지금은 용현동에 삽니다. 낙지마당 시작한 지는 14년 차고요.

본가낙지마당은 어떤 계기로 경영하시게 됐는지요?
제가 영종에 삼발이로 낙지, 박하지, 꽃게, 소라를 잡는 수복호라는 배가 있어요. 7.5톤짜리. 낙지 같은 거는 잡아서 연안부두에 있는 수협에 다 넘기고, 나머지 잔챙이를 매일 다른 사람들 갖다줬는데, 사람들이 “어렵게 잡은 거니 남 주지 말고 이것으로 가게 한번 해 보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그때부터 가게를 시작했어요. 낙지배가 있으니까 이것저것 생선도 많이 나와요. 처음에는 찌개도 같이 해볼까 하다가 찌갯거리는 안 하고 그냥 낙지만 가져와서 낙지 가게를 시작하게 됐어요.

본가낙지마당은 처음부터 이 장소였어요?
네, 이 장소였습니다. 처음에 오픈할 때, 낙지가게 하던 장소를 제가 인수를 한거예요. 그때는 체인점이었어요. 제가 요리 연구가 한복선 씨를 알아요. 고등학교 친구가 거기 사장으로 있어요. 친구가 “체인점은 본사에서 다 내려 주고 낙지도 다 중국산이고 한데 넌 배도 있고 그러니까 직접 해봐라.”하길래 한 달 십일인가 하다가 체인점을 취소했어요. 모든 메뉴 반찬들은 한복선 씨 솜씨예요. 지금도 그대로 하는 거죠.

낙지마당이라는 명칭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낙지는 사람한테 좋다고 그러잖아요. 보양식으로 낙지 드시면 죽은 소도 뭐 벌떡 일어난다고 그러니까 낙지를 어떻게 해서 소문낼까 고민하다가, 그냥 낙지를 갖다가 마당에다 뿌려놓으면 사람들이 오고 가며 보고 먹음직스럽고 좋다는 것으로 인식도 될 테니, 그래서 그냥 “야, 낙지마당이라고 하자. 성도 김 씨니까 그냥 본가김 낙지마당.” 친근하고 푸짐하고 다 오픈되어 있으면 먹음직스럽 잖아요.

운영의 시작은 누구와 함께하시고, 지금은 누구와 같이 운영하고 계신가요?
우리 부부가 함께 시작을 했고 지금은 사촌 동생(이원삼), 제수씨, 제 마누라 3명이요. 저는 가끔 배도 나가야 되고 동네 맡은 게 있어서 할 일도 있더라고요.

낙지마당에서 중요시 생각하고, ‘이것만은 꼭 지켜야겠다.’라고 하는 것들이 있으실까요?
첫째 맛이 변함이 없어야 되고. 재료가 좋아야 돼. 재료가 좋으면 맛은 재료에 따라서 와요. 친절한 것도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연포탕에 들어가는 낙지는 어디서 잡아 오고, 손질은 어떻게 하시나요?
덕적도 근처 연평도 근처. 그쪽으로 한 두 시간. 강화 조금 지나서 근해죠. 뻘이 거의 많지 않아요. 한 번만 민물에 씻어서 연포탕에 넣으면 되니 특별한 손질이 없어요.

 


볶음 같은 데 쓸 때도 똑같나요?
똑같지 않고 볶으려면 한 번 주물럭주물럭 소금 넣고 빠닥 빠닥 한번 비벼줘야 탱탱해져요.

예전과 요즘 낙지의 어획량은 좀 다른 게 있나요? 맛의 차이도 있나요?
차이가 많아요. 크기도 좀 작아졌죠. 물 온도가 올라가서. 바닷물이 겨울에는 차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데 물속에 들어가면 따듯할 때가 있어요. 계절에 따라서, 들쑥날쑥하고 많이 잡힐 때도 있고요. 올해 꽃게는 좀 많이 잡았죠. 이제 낙지류를 좀 잡아야 되는데, 낙지 맛이 계절에는 상관없고 지역에 따라서 다를 수 있어요.

연포탕 육수는 어떻게 만드셔요?
한 9~10가지가 들어가는데 이틀에 한 번 끓여서 저장시켜서 하루 있다 쓰고, 하루 숙성해서 써요.

채소는요?
배추, 무, 팽이버섯, 청양고추, 부추. 시골에 사는 동생들이 있어 가지고 딴 데 팔 거 우리가 그냥 그 돈 주고 사 오면 믿을만한 거래처죠. 무조건 국산 씁니다.

본가 낙지마당의 연포탕에서 중요한 박은 어떻게 수급되나요?
웬만한데 가면 박 저렇게 많이 넣는 연포탕 없어요. 다 무예요. 오천항에 사는 친구한테 박 씨를 가져와서 덜 말린 거, 잘 말린 거, 잘생긴 거, 못생긴 거, 큰 거, 작은 거, 모두 심어보고 비교해 보고 체크를 해봤어요. 다음 해도 말려서 똘똘하고 좀 크고 좋은 것 그것만 심으니까 거의 똑같이 그런 형태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 박만 이제 쓰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연구를 하신 결과군요.
네.

박 하나가 대체적으로 몇 인분 나오나요?
약 35~40인분 될걸요. 몇몇 충청도 분들은 고향 추억에, 박만 넣어 달라고 딴거 넣지 말라고 그래요. 박 넣는 데가 사실 별로 없어서 손님이 그렇게 해달라면 다 해드리는데 시원하다고 해요. 그 옛날에는 박 속 무쳐도 드셨잖아요.

박 수확은 언제 하시나요?
영종에 4월에 가서 씨 뿌려요. 한 보름이면 새싹 트면 모종을 해서 다시 옮겨 심어요. 7월 말 수확을 해 가지고 100개 안쪽으로 해서 따다가 작업해 놔야 돼요. 껍질 다 벗겨서 안에 거 다 버리고 그 중간에 하얀 거를 잘 썰어가지고 냉동을 합니다. 집 안에 급랭시켜놓고 필요할 때 꺼내 지금까지 쓰는 거죠. 일 년 치 물량이 돼요.

 


올해는 작황이 좋으셨어요?
올해는 작황이 작년 대비 좋았어요. 300개, 400개 정도 수확했죠.

차림표에 보면 산낙지 초무침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산낙지만 쓰는데 이거를 좀 시큼 달콤하게 무친 거예요. 밴댕이 무침은 조금 더 새콤한 맛 이 강하고, 산낙지는 새콤한 게 좀 덜 들어가고
그 차이 생각하시면 돼요. 연포탕에 들어가는 야채에 미나리도 더 들어가고 2, 3가지 더 들어가죠. 국수에 밥에 비벼서도 많이 드세요.

낙지 말고 다른 음식 주문은 들어오지 않나요?
생일 같은 모임이라든지 특별한 날 가끔 해요. 한 달에 한두 번 해요. 게찜, 탕 어종으로 특별 주문 항상 가능합니다. 그것도 자연산으로 바로 먹음직스럽게 해 드려요.

아까 밑반찬은 다 산지에서 공수하는 농산물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낙지젓갈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낙지가 죽어오는 것도 많아요. 어항에서도 죽는 낙지가 있어요. 죽은 낙지들만 가지고 소금 넣고 바로 절여놔요. 한 일주일 돼서 지났다가 꺼내서 담가놓고 일주일에 한 통씩 써요.

음식에 대한 낙지마당만의 자부심과,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변함없는 재료와 나만의 레시피를 유지한 맛과 친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데 낙지마당의 상황은 어떤가요?
우리 가게는 점심도 단체 손님이 많은데 단체로 못 나오시잖아요. 한 50% 이상 떨어졌어요. 자영업자 지원금도 받았는걸요. 임대료는 계속 오르는데 고민 되네요.

앞으로 낙지마당이 어떻게 기억되고 이어지기를 바라시는지요?
그 집 가면 매사 친절하고 변함없이 맛있는 집이라고 이렇게 강력히 생각 해주셨으면 참 좋겠죠.

긴 시간 인터뷰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시민기록일지
· 면 담 자 : 조용희 (면담지원 : 표기자)
· 면담일시 : 2021. 10. 15.
· 면담장소 : 본가낙지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