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문가 총평
‘마당’, 그리고 ‘마당’예술로서의 마당극
관리자
게시일 2022.01.27  | 최종수정일 2024.02.29

2021 학산마당극놀래 전문가 총평[1]  

 

 

마당’, 그리고 마당예술로서의 마당극

 

남기성 2021 학산마당극놀래 총감독

 

 

시민사회가 성숙되고 지방자치시대의 정착할 수록 마을공동체 기반 문화예술에 대한 중요성 확대 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지내는 곳은 내가, 즉 내 이 거주하고 있는 동네’ ‘마을입니다. 아동, 청소년, 가정주부, 노년층에 있어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은 많은 의미를 갖습니다. on-line 시대라고는 하지만, 우리의 실재적 삶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마을, 동네, 지역은 여전히 내 몸이 놓여있는 곳이며 우리 삶의 전제조건입니다. 팬데믹 시대, 우리는 마을의 소중함을 어느 때 보다 더 느끼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방자치시대에 지역 정치는 내 삶과 밀착되어있습니다. 요즘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는 보편적 복지, 특히 맞춤 복지는 중앙 정부 보다 지방정부의 몫이며 역할입니다. 어쩌면, 전통시대 중앙 정부로부터 파견된 사또들이 다스리던 시대의 마당보다 지금의 마당이 그래서 더 중요한지도 모릅니다. 더 이상 정치는 정치인만의 일이 아니며 풀뿌리 민주주의는 내 삶의 근본을 흔들어 댈 수도 있다. 즉 나는 어쩔 수 없이, ‘세계--존재이전에 마을--존재이며 우리--존재이다.”

 

마당은 마을, 동네 안에 자리 잡고 있으며 좌표로 상징되는 공간과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마당은 ‘0000’이 만나는 시간과 공간입니다. 이는 사람일 수도, 역사적 혹은 사회적 사건일 수도, 혹은 자연일 수도 있습니다. “신들과 하늘과 땅과 죽음을 아는 자들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하늘, 땅이 만나는 곳입니다. 나아가 사람과 신들이 만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람과 시간이 만나는 곳입니다. 그 시간은 지나간 과거일 수도,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재일 수도, 또는 앞으로 현재가 될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마당은 곳 사회적이며 종교적이고, 문화적이고 정치적이며 철학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동체적입니다. 사회, 역사적 관계이며 우리의 몸이 놓여있는 지금-여기의 시공간입니다. 공동체란 마당이라는 시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 혹은 그 시공간에서 벌어진(벌어지는, 벌어질, 벌어졌던) 사건을 공유하는 사람들,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들, 더 나아가 마당을 통해 모여지는 모든 것들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마당극은 이 마당에서 일어난, 일어날, 일어남직한 그 어떤 상황들, 사건들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당극은 양식일까? 맞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니기도 합니다. 마당극은 양식을 뛰어넘는 예술입니다. 극이기도 하지만 굳이 극이 아니어도 됩니다. 마당극은 그 시대를 관통하고자 했던, 그 시대에 틈을 벌리고자했던 연행적, 예술적 실천의 결과이자 과정이었습니다.
따라서 마당극은 양식적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 무엇입니다. 마당극은 탈 형식, 탈 규범적이며 기존의 모든 표현 방식과 형식을 수용합니다. , 노래, 마임, 영상, 판소리, 탈춤, 풍물, 사실주의적 기법 등등등...

 

마당예술로 대표될 수 있는 공동체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수용자 중심이라는 단어입니다. 일방적 대상이나 문화 복지의 일방적 수혜자로서의 참여자가 아니라 과정과 결과의 주체로 내세우는 것, 즉 참여자를 예술행위의 전 과정의 주체로 내세우는 것이야 말로 공동체 예술, 문화예술교육의 일차적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공연은 과정의 산물입니다.

 

공동체 역시 유동적인 것이며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공동체 예술, 혹은 커뮤니티 아트가 추구해야 할 것도 이것입니다. 과정입니다.

-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참여자의 문화예술의 향유기회를 확대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참여자들 간에, 나아가 참여자들과 지역사회, 국가나 세계와의 소통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참여자들은 이를 통해 자신과 이웃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은 물론 보다 나은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을 꿈과 동시에 이를 성취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천의지를 획득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 그것을 서로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과정, 혹은 그 예술적 결과물입니다. 이번 참여 작품 중에 글로벌팀의 작품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모이지 못해 애초에 의도했던 만큼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참여자 한 분 한 분이 진솔하게 자기 이야기를 해 나가고 우리는 화면을 통해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속 이야기를 이야기 하고, 누군가 그것을 귀 담아 들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충분히 감동적이었고 의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모든 참여자와 3일간 on-line에서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